한명숙 뿌리친 문성근 "통합 정신 못 찾겠다"

2012. 2. 3. 19: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이승훈 기자]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명숙 대표와 문성근 대표가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유성호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 인선안이 발표된 3일, 최고위원들간 잡음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한 당직자는 "모두들 동의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이 당직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문성근 최고위원의 트위터에는 "오늘 발표된 민주당 공심위 구성에서 '통합'의 정신을 찾을 수 없다"며 공심위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는 멘션이 올라왔다. 한명숙 대표와 가까운 이 당직자는 당 지도부 내 갈등을 덮고가려던 거짓말이 들통나자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 구성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도종환 시인 등 7명의 외부인사와 7명의 당내 인사로 구성된 공심위원 선임을 마무리하면서 "각계 각층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는 외부 인사를 배려한 최적의 인사로 평가할 수 있다"고 자평했지만 당내 반발이 거세다.

소외된 시민사회 측... 문성근 "통합 정신을 찾을 수 없다"

새지도부 구성 후 당직 인선에서도 소외됐다고 느낀 시민통합당 쪽은 공심위원 선임에서도 배제되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문 최고위원은 애초 당 외부인사로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2명을 공심위원으로 추천했지만 최종 인선안에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

공심위에 선임된 당내 인사도 비례대표 최영희 의원을 비롯해 노영민, 박기춘, 백원우, 우윤근, 전병헌, 조정식 의원 등 모두 원내 인사들로만 채워졌다. 때문에 원내 인사가 한 명도 없는 시민통합당 쪽 인사는 자연스럽게 배제됐다.

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14명의 공심위원 중 시민통합당 출신 인사가 한 명도 없다, 통합의 정신을 살려야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공심위원 선임이 오늘을 넘길 경우 (공천 작업에) 차질이 생긴다"고 설득에 나섰지만 문 최고위원은 뿌리치고 퇴장해 버렸다.

신경민 대변인은 "당내 인사로 넓힌다는 생각을 못해 자연스럽게 원내 인사로 생각한 것 같다"며 "배려가 없었던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한다"고 시인했다.

임종석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성근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사들이 대부분 고사했고 한 인사는 당외 인사인 줄 알았는데 당내 인사로 밝혀져 조정이 쉽지 않았다"며 "문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임 총장이 언급한 인사는 이준동 대표다. 이 대표는 처음에 당외 인사로 분류됐지만 당 중앙위원 경력이 뒤늦게 밝지는 바람에 공심위원에 들지 못했다.

지역·계파 안배도 불만... 한명숙 "통합 정신 살릴 방법 매우 많다"

지역과 계파 안배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세환 의원은 "공심위 인선에는 시민사회는 묵살된 채 옛 민주계 인사들로만 채워졌다"며 "민주계 역시 지나치게 특정 계파와 특정 지역에 편중돼 이른바 비친노 그룹과 영호남에 대한 배려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불균형 인사"라고 비판했다.

예상보다 반발이 커지자 한 대표는 "공심위원 조정 과정이 매우 복잡해서 통합의 정신을 살리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안타깝다"며 "선거 국면과 공천 국면으로 들어가면 시민통합당 쪽의 참여 공간도 함께 넓어 질텐데 그 안에서 통합의 정신을 살릴 방법이 매우 많다"고 진화에 나섰다.

공천 과정과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또 지역구 공천심사위와는 별도로 구성될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심사위원회에 시민사회 출신들을 적극 배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임 사무총장도 "한명숙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이 이번 공심위원 선임 과정에서 충분히 소통했기 때문에 서로의 진심을 오해하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통합당 쪽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 논의에 나서 갈등의 진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통합당은 6일 국회에서 상견례를 겸한 공심위원회 첫 회의를 연다. 이후 공천 기준과 경선 방식 등에 대한 논의와 함께 오는 13일부터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오마이뉴스 아이폰 앱 출시! 지금 다운받으세요.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