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 中 본토인에 반감 거세다.. 중국인을 메뚜기로 비유한 광고 게재 논란

입력 2012. 2. 1. 18:37 수정 2012. 2. 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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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인들이 중국 본토인들에 대해 느끼는 반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1일 홍콩 일간지 빈과일보(Apple Daily)에 거대한 메뚜기가 바위산 위에서 홍콩 시내를 내려다보는 광고가 실린 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광고는 쇼핑, 관광, 출산 등을 위해 홍콩에 몰려드는 수백만 중국인들을 메뚜기 떼에 비유, 이들이 홍콩을 약탈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설정한 것이다.

광고에는 "너희 분유에 독이 들어있어 홍콩에 와서 분유를 사가는 것은 이해한다. 너희에게 자유가 없기 때문에 홍콩에 자유를 찾아서 오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홍콩에 오면 홍콩의 문화를 존중하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홍콩인 네티즌이 인터넷에서 광고비를 모금했다"며 "일주일도 채 안 돼 모금액이 10만 홍콩달러(약 1450만원)나 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홍콩인들 수가 지난 12년 사이에 가장 낮은 16.6%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비율이 3년 전 38.6%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두 곳 주민 사이의 좋지 않은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달 중순 홍콩 지하철에서 자신의 딸에게 음식을 먹인 본토 여성과 홍콩 남성이 말다툼을 벌인 뒤 관련 동영상이 중국 인터넷에 올라오자 논란이 뜨겁게 벌어졌다.

홍콩인이 중국인을 무시했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중국인의 자성을 촉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 뒤 공자의 직계손인 쿵칭둥(孔慶東) 베이징대 교수는 한 TV토론회에서 "홍콩인들에게 교양이라는 게 있는가"라면서 "홍콩인들은 개"라고 비난해 홍콩인들의 흥분을 샀다.

중국 여성들의 홍콩 원정 출산도 홍콩인들이 크게 불만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중국 여성들이 홍콩 공공병원에서 출산할 수 있는 쿼터는 1만명이었으나 올해는 3400명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홍콩 당국은 "내년에는 아예 원정 출산을 막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본토인들이 홍콩 주택을 경쟁적으로 구입하면서 집값을 크게 올려놓은 것도 홍콩인들이 언짢아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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