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치 않은 장모-사위 갈등.."혹시 제2고부갈등 갈까"

홍세희 2012. 1.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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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회사원 이모(33)씨는 명절만 되면 처갓집 가기가 무서워 진다. 평소 잔소리가 많은 장모가 어떤 '융단폭격'을 떨어뜨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내와 6개월간 뜨겁게 사랑한 후 2년전 결혼한 이씨는 장모 앞에만 서면 마치 죄인이 된 것만 같다.

그의 장모는 비뇨기과 간호사로 일하는 딸이 결혼을 하면 일을 그만둘 줄 알았는지 얼굴만 보면 딸이 불쌍하다고 울상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장모는 요즘 부인이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며 잔소리의 강도를 높였다"며 "장모의 '귀한 내 딸 타령'을 듣고 있노라면 죄인이 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처럼 처가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사위가 많아지면서 명절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고부갈등에 대적할만한 장모와 사위간의 장서갈등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명절이 무섭다는 이씨는 "우리 부부도 노력하고 있으니 제발 이번 명절만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장모와의 갈등 때문에 고민하는 사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직설적인 장모의 성격 탓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며 "아직 아이 돌보는 것이 서툴러 아이를 울렸더니 '야, 너'라며 반말을 해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일 우리 집으로 아이를 돌봐주러 오는 장모가 고맙긴 하지만 사사건건 간섭하며 잔소리를 할 때는 정말 싫다"고 말했다.

장모에게 설비 일을 배워 개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위는 "장모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여전히 장모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장모가 모르는 다른 일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며느리들이 명절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이제는 명절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위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장서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 이인철 이혼전문변호사는 "맞벌이 등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많아지면서 여성들의 발언권이 세진 사회구조의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육아문제 때문에 장모랑 부딪히거나 결혼 전 혼수비용 문제가 앙금으로 남아 갈등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장서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위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육아문제 등 부부문제를 처가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며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장모께 안부 인사를 하고 명절이나 가족 대소사를 꼭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설에 처가는 꼭 가야한다"며 "처가 입장에서는 연락을 안 하고 찾아오지 않는 것이 괘씸하다고 생각해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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