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3세, 라면·물티슈까지 수입해 판매

최보윤 기자 2012. 1. 1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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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청소기, 물티슈, 생리대까지….

재벌가 2~3세들의 손쉬운 돈벌이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를 수입한 후 재벌가 계열사를 활용, 가만히 앉아서 커다란 이득을 챙기는 사업에 재벌가 2~3세가 너도나도 뛰어드는 통에 새로운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들은 특히 가족이나 친·인척이 보유한 대형 유통망을 활용해 손쉽게 지점을 늘리거나 백화점·마트 등에 납품하고 있다. 외국의 중저가 상품을 수입해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4대 그룹 사장 출신의 재계 원로는 "재벌 2~3세들은 선대 회장들과 달리 너무 쉽게 돈을 벌려고 한다"며 "이러니 대기업들이 국가 경제에 기여를 하고도 도매금으로 욕을 먹는다"고 한탄했다.

◇라면·도넛·빵 등 동네 간식까지 수입하는 재계 2~3세

재계 일부 2~3세는 라멘(일본식 라면)·카레 등 중저가 외식 제품은 물론 도넛, 빵 같은 동네 간식 상권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롯데 신격호 회장 외손녀 장선윤 블리스 대표는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을 들여와 롯데백화점에서 영업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일본 치카라노모토사와 제휴해 일본 라면 체인점 이퓨도(一風堂)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카레 브랜드인 도쿄하야시라이스클럽도 들여왔다. 롯데는 현재 롯데리아KKD를 통해 미국의 도넛 브랜드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들여오고 있다.

◇고가 명품 수입하며 가격 뻥튀기도

패션이나 잡화의 해외 브랜드 수입은 재계 2~3세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서현 부사장이 사실상 오너인 제일모직은 이세이미야케, 꼼데가르송, 토리버치 등 해외 브랜드 의류와 잡화를 수입하고 있고,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창립부터 관여한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조르지오 아르마니, 코치, 돌체앤가바나 등 해외 명품 수입 사업을 벌이고 있다. 롯데쇼핑 신영자 사장의 아들인 장재영씨가 운영하는 비엔에프통상은 패션 브랜드 폴스미스, 캠퍼, 룰루 기네스, 래들리 등 해외 제품을 수입 유통 판매하고 있다. 패션 업체 관계자는 "중소 업체들이 백화점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프레젠테이션을 몇 번씩 하고 수개월 쫓아다니며 사정을 해야 한다"며 "계열사 라인을 통해 손쉽게 매장을 여는 재벌가를 보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해외 중저가 제품을 국내에서 명품으로 둔갑시켜 폭리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 대성그룹 막내딸이자 성주그룹 대표인 김성주씨가 수입한 영국 브랜드 막스앤스펜서는 현지에서 2만~3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던 제품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1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자 중간에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취미가 사업으로?

재계 2~3세 남성 중에서는 자동차 수입에 열을 올리는 사례가 많다. 취미가 사업으로 둔갑한 것이다. 두산은 혼다, 재규어, 랜드로버 등을, GS는 렉서스, 효성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도요타 등을 판매하고 있다. 벤츠 딜러인 더클래스효성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각각 3.48%씩 총 10.44% 지분을 갖고 있다. DFMS(옛 두산모터스)는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을 비롯해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등 창업 4세들이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화장품 기업 참존그룹 김광석 회장의 장남 한균씨와 차남 한준씨는 각각 아우디 딜러인 참존모터스와 벤틀리 딜러인 참존오토모티브를 운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지역 유지들이 하는 자동차 유통 사업을 우리나라만 내로라하는 대기업 2~3세들이 손을 뻗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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