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달 꽁돈 39만원, 엉터리라 안받을래요".. '파워블로거' 사야까, 다문화 보육료 지원 거부

입력 2012. 1. 15. 18:54 수정 2012. 1. 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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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다문화가정 외국인이 한국의 선심성 다문화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무료 보육료 지원 혜택을 공개 거부하고 나섰다.

15일 유명 일본여성 블로거 고마츠 사야까(31)씨의 블로그에는 '내 눈으로 본 한국, 한국인'에 게재한 '보육료 거절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돼 있었다. 이 글에서 사야까씨는 한국의 다문화가정 지원정책을 '한국인을 역차별하는 엉터리 선심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하루 방문자만 1만명에 육박하는 '파워 블로거'다.

그는 "요즘 한국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부러워해 괜히 미안해진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우리 아기는 다문화가정 아이라서 보육료가 전액 공짜이고 공립어린이집 입학도 최우선 대상"이라고 적었다.

즉 한국인 가정은 주택이나 자동차 소유 여부 등 재산에 따라 보육료 지원이 결정되고, 공립어린이집 입학도 길게는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과 달리 자신은 큰 혜택을 받는 게 떨떠름하다는 것이다.

사야까씨는 특히 "주위에 억대 연봉을 받는 한국지사의 외국인 중역이 한국여자와 결혼해 보육료를 지원받거나, 어린이집에 등록만 한 채 다니지 않으면서 어린이집으로부터 현금을 받는 다문화가정도 있다"며 "보육료를 어린이집에 주지 말고 일본처럼 가정에 직접 지원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야까씨는 '주먹구구식' 다문화가정 지원정책을 일일이 열거했다. 결혼식·여행 등 각종 비용할인, 대입 다문화가정 특별전형, 육아도우미 무료, 취업 및 일자리 지원, 친정부모 초청행사, 놀이공원가족초대권·무료건강검진권·고향방문항공권·토픽(TOPIK·한국어능력시험)응시료 지원, 국민임대주택 1순위 우선배정, 분양시 우선공급대상, 전세자금 대출금리 할인 등 27개 정책이 우선 꼽혔다. 이 같은 정책이 오히려 한국인을 역차별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사야까씨는 "민족주의도 나쁘지만 자국민을 내팽개치는 정부는 훨씬 나쁘다"며 "한국사람 기준으로 다문화정책을 세우니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 그는 "지난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다문화 예산이 2000억원 정도이지만 다문화 가정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일회성·선심성 프로그램으로 쓰여 안타깝다"며 "낚싯대를 사주기보다 낚싯대를 어디서 사고 낚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사야까씨는 이어 자신도 신청만 하면 보육료 등 39만원 정도를 매달 공짜로 지원받을 수 있지만 양심상 보육료를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정권 홍보를 위해 일반가정보다는 수가 적은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정책을 펼치니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며 "보육료 지원 혜택을 안 받기로 한 결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호응했다.

2001년부터 한국에서 살며 한국관광공사 외국인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는 사야까씨는 2007년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 이야기를 블로그에 게재해 인기를 끌며 2009년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네티즌 인기상 1위에 올랐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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