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나무젓가락 꽂으라니..서울시 성추행 백태

강경지 2012. 1.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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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소주 섞은 새끼손가락 빨아보라고 강요
여직원 아랫배 만지고,'스와핑하자'농담건네
만취 상태에서 벌거벗고 사무실에 드러눕기도
서울시, 성차별 종합대책 마련..실효성은 글쎄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11일자 8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강경지 기자] #1 = 서울시 생활체육회 여직원 A씨는 지난해 술자리에서 간부 B씨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B씨는 간장과 소주를 섞은 술잔을 새끼손가락으로 저은 뒤 A씨에게 빨아보라고 강요했다. A씨는 순간 극심한 모멸감을 느꼈지만 직장 상사라는 이유로 간부 B씨에게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2 = 서울시 산하 단체의 간부 C씨의 경우 부서 회식자리에서 나무젓가락을 여직원 D씨의 가슴 사이에 꽂으려고 했다. 이 단체의 간부들은 평판 안좋기로 서울시 직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업무시간에 여직원의 아랫배를 만지는가 하면 뜻도 모를 '부부스와핑'을 하자는 농담을 태연하게 건네는 간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 =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인 서울시산업통상진흥원(SBA)에서 일하는 20대 아르바이트 여직원 E씨는 출근길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SBA의 간부 F씨가 만취 상태로 벌거벗은 채 사무실에 드러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간부 F씨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직원이 출입했는지 전혀 몰랐다고 딱 잡아뗐다. 직장내 성추행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피해 여성들은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주위의 시선과 향후 있을 지도 모르는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까 하는 우려 탓이다.

서울시는 새해 들어 이같은 성희롱·성폭력 사례를 줄이기 위해 '성희롱·성차별 없는 평등한 직장 만들기 종합 계획'을 실시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외부 전문 기관과 협력해 성희롱·성폭력과 관련한 고충 상담 채널을 다양화하고 예방 교육을 확대해 성희롱·성폭력을 뿌리 뽑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성폭력 상담 전문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전화와 협약을 체결했다"며 "서울시, 자치구, 투자·출연기관 직원들의 성희롱·성폭력 상담과 이와 관련된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서울시와 자치구 등의 직원들은 내부 조직에 의존했던 성희롱·성폭력 관련 상담을 외부 기관인 한국여성의전화를 통해서도 할 수 있게 됐다. 상담인의 동의가 없으면 상담자의 인적 사항과 상담 내용을 서울시에 보고하지 않기로 약정하는 등 상담인의 보호도 보장한다.

서울시 공무원으로만 이뤄졌던 '성희롱심의위원회'에 외부 전문가를 위촉, 공정성과 전문성도 꾀할 방침이다. 성희롱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과 가해자 교정 프로그램도 새로 도입한다.

또 '여성가족정책실장 핫라인'을 개설, 여성가족실장이 직원들과 직접 성희롱·성평등 관련 고충을 상담할 수 있게 했다. 11일에는 16개 투자·출연기관 등 간부 직원 320여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도 실시한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마련한 성희롱·성폭력 종합 계획이 '일회성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SBA와 생활체육회 등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와 처벌 없이 이뤄지는 대책은 성희롱·성폭력의 악순환을 끊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연선 서울시의원(민주당)은 "서울시 생활체육회의 피해 여직원 대부분이 계약직이라 성희롱을 당해도 신고하기를 두려워한다"며 "서울시는 성희롱 관련 대책을 내놓기 전에 SBA와 서울시 생활체육회 등의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우선적으로 마무리해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지 (b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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