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여성부 폐지에 '목숨'을 걸었나?

류지민 기자 입력 2012. 1. 4. 16:18 수정 2012. 1. 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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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연대 성재기 대표 말을 들어보니.."페미니스트의 권력단체로 전락"

[머니투데이 류지민기자][남성연대 성재기 대표 말을 들어보니…"페미니스트의 권력단체로 전락"]

최근 여성가족부를 비꼬며 '성매매 안하면 41만원 입금' 풍자로 논란을 일으킨 남성연대가 여성가족부의 '가족' 명칭에 대해 법원에 명칭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남성연대는 4일 "여성가족부는 '가족' 명칭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며 "여성가족부가 '가족'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려면 남녀 모두에게 공평하게 해당되는 정책을 시행했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성연대는 "2001년 1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남성을 위한 정책을 시행한 적이 없는 여성가족부가 '가족'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아버지 없는 '가족'을 장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여성가족부 장관을 상대로 '가족' 명칭사용금지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 상대로 왜 남성연대는…

여성가족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이는 중심에는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있다.

성대표는 "여성가족부는 2010년 3월에 명칭을 바꾸고 2년 가까이 가족을 위한 정책을 실시한 적이 없다"며 "명목상 가족이라고 했지만 그 안에 남성과 노인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여성가족부의 정책은 소수의 여성들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정작 보통의 여성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도외시 해왔다"며 "여성가족부는 가족을 빼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고 직장 내 성희롱이나 위안부 문제 등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 관련 업무를 보건복지부에서 더 잘 챙길 수 있으니 남성들에게도 이익이라는 설명이다.

성 대표는 "여성가족부로 명칭 변경 당시 여성단체에서도 가족을 관리하고 돌보는 것이 마치 여성만의 일인 것처럼 관념이 고착화 돼 버린다며 굉장히 반대를 했었다"며 "이번 명칭 변경 문제는 남성과 여성 모두를 만족시키는 일로 여성단체에서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010년 3월 보건복지가족부의 청소년 보호와 다문화 가족 지원 등의 기능을 이관 받아 기존의 '여성부'에서 '여성가족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성대표는 남성연대의 설립 취지에 대해 '소외받고 힘없는 남성들을 대변하고 감싸 안기 위해'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성대표는 "여성을 사회적 약자라고 하는데 현대사회에서는 옳지 않다"며 "'사회적 약자'라는 용어는 로마 시대에 법과 제가 정비되면서 처음 쓰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가 여성과 장애인, 노인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데 여성은 사회적 약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요즘에는 남성만큼 뛰어난 여성들이 얼마든지 있으며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에 비해 절대 약자가 맞지만 사회적으로는 남성이 사회적인 약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왜 남성연대를 시작했나

성대표에 따르면 남성연대의 출범은 2010년 3월3일. 온라인에서는 2008년 3월에 결성돼 활동했다.

성대표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터넷 게시판에 네티즌들이 여성부 폐지운동을 벌였다"며 "나를 비롯해 게시판에 글을 수백개씩 올리며 여론을 리드하는 사람이 2~3명 정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부 무용론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여성부 폐지가 국민 제안 1위로 떠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기대를 하고 희망을 가졌지만 '유야무야' 그냥 넘어가면서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 뜻을 모아 온라인에서 논의를 시작해 3년 준비기간을 거쳐 출범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대표를 맡은 계기는 군가산점 폐지 문제. 성대표는 "1980년대 군대를 갔다왔는데, 힘들었지만 군가산점 폐지가 논란이 되지 않았다"며 "당시에는 여학생들도 동기들이 군대간다고 하면 밤새도록 울어주고 '우리들 때문에 너희가 편안하다'고 하면 노고를 충분히 알아줬다"고 한탄했다.

이에 따라 남성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에 눈을 떠 시민단체를 만들어 소외받고 힘든 남성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대표를 맡았다고 그는 소개했다.

개인사업을 하다 남성연대를 만들어 '운동'을 하면서 아내도 많은 반대를 했다. 그는 "하던 사업을 접고 현재는 남성연대에 집중하는 바람에 생활적인 부분은 아내에게 맡기고 있다"며 "10년 이상의 결혼생활 동안 크게 다툰 일 없이 잘 살았는 데. 대표를 맡은 이후로는 의견차를 보이면서 많이 싸웠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내가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남성연대의 규모는 작은 편. 성대표를 포함해 4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나머지는 급여를 받지 않는 자원봉사자. 이들이 시간날 때마다 도와줘 운영을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남녀 거리'만 멀게 했다

발족 이후 남성연대는 지난해 11월 영화 '너는 펫'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예비군 현역 복무 지정제도가 발표됐을 때 청와대와 국방부에 탄원을 넣어 하루만에 철회시킨 점도 성 대표의 기억에 남는 일.

성 대표는 "소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네이버가 주도하는 '해피빈'과 관련해 여성들에게는 '그녀'라는 표현을 사용한 반면 남성에게는 '그놈'이라는 표현을 쓴 점도 지적했다"며 "남성 사이에서도 '그놈'이라는 말을 친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너무 일상화 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여성에 대한 여성성은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지만, 남성의 남성성은 함부로 여겨지고 비하되는 사회가 잘못됐다고 본다는 게 성대표의 주장이다.

성 대표는 앞으로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그는 "2008년부터 여성가족부 정책을 모두 검토했다"며 "그동안 남녀간 거리만 더 심하게 벌어지게 만들었을 뿐 여성가족부가 여성을 위해 한 일이 없다"고 단언했다.

성 대표는 "현재 여성가족부는 '여성'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극소수 여성단체의 페미니스트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단체로 전락했다"며 "이같은 왜곡된 구조의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종국에는 해산시키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해산을 위해서는 소수 인원이지만 어떤 방법이라도 동원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과격해 보이는 행동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성가족부의 불합리한 부분을 최대한 알리면서 이슈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3년 간 준비한 청사진을 여성가족부 폐지까지 진행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좌우 이념, 보수진보에 관계없이 남성과 여성이 차별 받지 않고 균형있게 정책을 할 수 있는 후보가 있다면 예비역 남성들의 표를 몰아 지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성 대표는 "2년 전에도 40년된 초소 지붕이 무너져 20~·21살 군인들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었다"며 "부산에 가면 3억3000만원짜리 여성 전용 주차장이 있고, 서울 강남에서는 여성들의 하이힐 굽이 빠진다고 보도블럭 매일 갈아엎는 판에 세금이 젊은이와 노인, 장애인들에게 돌아가면 얼마나 좋겠나"고 반문했다.

그는 "여성가족부 자체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고 없애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세금을 쓰지 않아도 될 일에 쓰지 않자는 것"이라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노인과 장애인,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처우 개선에 쓰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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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지민기자 r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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