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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언제부터 '커플 천국' 됐을까?

조현아 입력 2011.12.24. 06:01 수정 2011.12.24. 12: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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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들 '솔로 탈출' 호기될수도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매년 크리스마스 때쯤이면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캐롤송과 화려한 조명 불빛에 솔로들은 왠지 모를 외로움을 느낀다.

TV 채널을 돌리다 한 번쯤 봤을 영화 '나홀로 집에'의 주인공 케빈도 어느덧 친구처럼 느껴지면서 마음 한켠에는 씁쓸함마저 생긴다. 차라리 솔로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날 잠들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26일 깨어나길 바라기도 한다.

현재 솔로인 대학생 김보현(24)씨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그렇게 외롭지는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솔로인 친구들끼리만 모여 밤새 술을 마시고 크리스마스에는 계속 잠만 잘 것"이라고 처방전을 내렸다.

그렇다면 예수의 탄생을 축하해야할 12월25일 크리스마스가 언제부터 솔로들을 외롭게 만드는 '커플 천국'이 됐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광복 직후인 1945년부터 1982년까지 실시된 야간통행금지 시절에도 성탄절 만은 예외적으로 통행금지가 풀렸다. 이미 오래전부터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전통적으로 사람들의 인식 속에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보내야 하는 특별한 날로 자리 잡고 있었다.

더욱이 업체들의 크리스마스 마케팅도 이러한 분위기를 부추기는 데 한 몫 했다. 각 업체들은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연인과 좋은 추억을 만드세요', '연인에게 사랑을 선물하세요' 등 갖가지 이벤트로 '커플 천국' 분위기를 달군다.

'연애는 멜로가 아니라 다큐다'의 저자이자 연애 관련 파워 블로거인 김종오씨는 "특별한 날일수록 연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가 많고 매체를 통해 그러한 분위기가 확산되다 보니 크리스마스에는 연인이 있어야 하고 연인이 없으면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솔로들이라고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솔로들은 좋은 인연을 만들 기회가 더 많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운영하는 듀오 휴먼라이프연구소에서 20~30대 미혼남녀 9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한민국 미혼남녀 결혼인식'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50.2%가 솔로였다. 사실상 우리 주변의 절반 가량은 솔로인 셈.

결국 크리스마스에 솔로라고 우울해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연인을 찾아 나서면 오히려 '솔로 탈출'의 호기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크리스마스 때 각종 파티나 미팅 이벤트 등에 참여하는 미혼남녀들도 많다.

은행원 박모(28)씨는 "크리스마스 때 직장 동료들과 함께 근처 병원의 간호사들과 단체 미팅을 하기로 했다"며 "이것이 바로 솔로들만의 특권이다.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니까 커플이 별로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7·여)씨도 "크리스마스 이브날 클럽에서 여는 파티에 갈 계획"이라며 "솔로들끼리 만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교외가 멀면 도심의 각 호텔에서 내놓은 패키지 상품 등을 이용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원 송모(27)씨는 "친구들과 함께 펜션을 예약해 뒀다"며 "커플인 친구들도 오긴 하는데 솔로인 친구들도 많아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권 기업에 다니는 구모(28)씨도 "이브날 친구들과 스키장으로 가서 보내낼 것"이라고 했다.

가족 등과 함께 교회나 성당을 찾아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도 한다. 회사원 박 모(26·여)씨는 "성가대라서 행사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성당에서 보낼 예정"이라며 "크리스마스가 일요일이어서 별로 외롭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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