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 영입한 롯데, 마지막 퍼즐이 필요하다

2011. 12. 1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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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국내 복귀 선언부터 계약 발표까지는 단 2시간이 걸렸다. 롯데 자이언츠와 정대현 얘기다. 이로써 매년 불안에 떨던 롯데의 불펜은 통산 평균자책점 1점대를 자랑하는 특급 잠수함을 장착했다.

비록 롯데 불펜의 터줏대감이었던 임경완을 SK와이번스로 떠나 보냈지만, SK 막강불펜의 핵심이었던 이승호와 정대현을 빼오면서 거인 군단의 뒷문은 더욱 탄탄해졌다.

정대현의 가세로 롯데의 뒷문이 강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롯데 불펜진이 완벽해 졌다고 속단하긴 이르다. 완벽한 불펜진을 구축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막강 불펜 구축을 위해 필요한 4개의 퍼즐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불펜 4인방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 삼성 라이온즈

흔히 불펜투수는 마무리, 셋업, 좌완 스페셜리스트, 롱릴리프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올 시즌 이 구성이 가장 완벽하게 맞은 팀은 바로 '아시아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은 47세이브의 오승환을 중심으로 11승 17홀드의 안지만, 19홀드의 좌완 권혁, 72.1이닝을 던진 '노예' 정현욱(4승 24홀드)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시즌을 지배했다. 1승 11홀드의 권오준이 낄 자리가 보이지 않았을 정도다.

따라서 삼성의 선발 투수는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5이닝만 던진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히 등판할 수 있었다. 어차피 뒤는 동료들이 알아서 잘 막아줄 테니까.

작년에는 SK의 벌떼 군단이 야구판을 지배했다. SK는 전반기까지 정우람과 이승호, 정대현으로 근근이 버텨 나가다가 후반기부터는 선발 투수 송은범을 뒤로 돌리는 모험을 감행했다.

송은범이 선발진에서 빠져 나가면 커다란 공백이 생길 거라는 걸 알면서도 김성근 감독은 '불펜 4인방'이라는 퍼즐을 맞추기 위해 우완 에이스를 불펜으로 내렸고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냈다. 결과적으로 송은범의 마무리 변신은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2009년에는 고창성(5승 16홀드), 임태훈(11승 13홀드), 이재우(5승 12홀드), 이용찬(26세이브)으로 이어지는 두산 베어스의 'KILL라인'이 이름을 날렸다. 직년에는 이재우가 정재훈으로 바뀌었고 임태훈(개인사)과 이용찬(선발전환)이 이탈한 올 시즌 두산은 5년 만에 가을 야구에 실패했다.

롯데 불펜의 네 번째 퍼즐은 누구인가

이정민이 롯데 불펜의 4번째 퍼즐이 된다면 롯데의 투수 운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 롯데 자이언츠

이렇듯 현대 야구에서 불펜 4인방의 존재는 강팀으로 가는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김사율, 강영식에 정대현이라는 확실한 불펜요원을 얻은 롯데지만 아직 하나의 퍼즐이 남아 있다.

사실 올 시즌 롯데는 김사율과 강영식, 임경완까지 단 3명으로 불펜진을 꾸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경완(18홀드), 강영식(16홀드)에 이어 롯데에서 세 번째로 많은 홀드를 기록한 투수는 3홀드에 불과한 이명우다.

롯데 불펜의 마지막 퍼즐이 되기에 가장 적합한 투수는 24억 원을 투자해 영입한 좌완 이승호다. 풍부한 불펜 경험을 가진 이승호는 정우람이나 정현욱의 역할을 대신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카드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에이스 장원준의 경찰청 입대를 대비해 이승호를 선발 투수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좌완 선발이 전무한 롯데 마운드 사정을 고려해도 이승호는 선발로 뛰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지난 2005년 롯데의 마무리를 맡아 7세이브를 올린 이정민도 후보다. 이정민은 한 때 2년 연속 70이닝 이상을 소화했던 롯데의 핵심 불펜요원이었지만, 올 시즌엔 단 9.2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새로 영입할 외국인 투수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강속구를 던지는 외국인 투수가 불펜에 가세한다면 잠수함 정대현, 제구력이 좋은 김사율을 번갈아 투입해 상대 타자들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물론 여기엔 이승호가 선발 투수로 순조롭게 안착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과 장원준의 입대로 전력이 크게 약화될 거라 평가 받은 롯데는 검증된 FA 이승호와 정대현을 영입하는 '통 큰 투자'로 강한 전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탄탄한 선발진과 막강한 타선에 비해 언제나 2% 부족한 불펜진 때문에 가을만 되면 번번이 분루를 삼켜야 했던 롯데가 마지막 퍼즐을 잘 끼워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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