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신간 <나는 꼭 행복해야 하는가> 낸 정용주 시인

2011. 12. 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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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로운 이의 독백

↑ [월간산]

본지에 '산일기'를 연재하는 정용주(鄭用珠·49) 시인이 책을 펴냈다. < 나는 꼭 행복해야 하는가 > 라는 책이다. 책은 9년 동안 혼자 산에서 살아온 생활에 대한 소소한 기록이다. 본지에 연재하는 산일기 내용들을 담고 있다. 방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외롭지 않느냐?", "무섭지 않느냐?", "뭘 먹고 사느냐?", "왜 산으로 들어왔느냐?" 같은 물음들이다. 이 책은 사람들의 그러한 호기심에 대한 답변이라고 한다.

정용주 시인은 "산에서 나무와 풀꽃을 바라보듯 나 자신을 바라보며 느낀 연민과 위로, 조금씩 변하는 과정을 기록했다"고 한다. 시인은 처음부터 산에서 혼자 살려고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산에서 혼자 살게 된 계기를 묻자 문학적으로 답하는 시인이다.

"삶은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것을 되돌리거나 반복하는 데서 괴로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자는 것이 제 삶의 태도라고 할까요.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산 생활에서 가장 불편한 점은 역시 찻길이 없다 보니 짐을 나르는 일이다.

그가 사는 움막의 위치가 치악산 금대계곡 해발 700m 지점으로 2km 길이의 비탈진 오솔길을 가스통이나 사료 같은 무거운 짐을 지게에 지고 올라올 때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오는 길에 계곡을 네 개를 건너야 하는데 징검돌을 건널 때 위태로웠던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큰 불편은 없다고 말한다.

많은 산 중에서도 치악산에 들어온 건 젊었을 때의 추억 때문이다.

"대학 신입생 시절 친구와 둘이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여행을 했습니다. 지금은 기차가 서지 않는 여기 치악역에 내렸는데 역이 산 중턱에 있습니다. 기차에서 내린 순간 온 산을 덮으며 흩날리는 함박눈을 맞았습니다. 그 경치가 오래도록 낭만적인 이미지로 머릿속에 남아 있었어요. 세월이 흘러 제가 산 생활을 떠올릴 때 제 발길은 어느새 금대계곡으로 향하고 있었고요. 마침 허물어지지 않은 움막 한 채가 남아 있어 닻을 내린 거죠."

산 생활의 낙은 산을 보는 것이다. 등산객이 본 산은 커다란 윤곽으로 고정된 한 가지 형태이지만, 그 속에서 살아보면 계절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숲과 거기서 살아가는 생명들을 바라보는 것이 꽤 이채롭다고 한다.

"작은 풀이 자라서 열매를 맺고 키 큰 전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제 발 아래 침엽의 잎사귀를 떨구고, 숲의 다양한 생명이 태어나서 자라고 변화하는 모습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즐거움입니다."

그의 책은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로운 이의 독백이다. 가장 고독하고 가장 자유로운 정용주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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