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뿌리 깊은 나무' 아역배우 채상우, 검댕 지운 '똘복이'.. 미래 한류 스타 예고
아역 연기자 채상우(12)를 아는지. 이름이 낯설겠지만 질문을 달리해 SBS 수목극 '뿌리 깊은 나무'를 본적이 있는지, 거기서 강채윤(장혁)의 어린 시절인 '한짓골 똘복이'를 아는지 묻는다면 상당수는 아마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만큼 극중에서 아버지 석삼을 괴롭히는 동네 어른들에게 달려들고,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하고, 복수를 다짐하며 울분을 토하는 '똘복이' 채상우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 경복궁에서 만난 채상우는 드라마에서 보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그는 수줍음이 많은 소년이었다. '뿌리 깊은 나무'에 출연하며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도 "어른들에게 예의 없이 대드는 연기를 해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어른들을 때리고 욕도 해야 했잖아요. 부모님이나 선생님들한텐 항상 예절을 지키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는데 이런 연기를 하려니 정말 힘들었죠."
2009년 '태양을 삼켜라'로 데뷔해 올해에만 '마이더스' '49일' '시티헌터' 등에 잇따라 출연한 채상우는 '뿌리 깊은 나무'로 국내 대표적인 아역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촬영장에 도착하면 24시간 찍어도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 만큼 연기가 재밌다"고 말했다. '똘복이'를 훌륭하게 연기해낸 비결을 묻자 "현장에 가면 '나는 채상우가 아닌 똘복이다' '똘복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뭐든지 하는 아이다'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를 자평해달라는 요청엔 "그걸 제가 평가하기에는…"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김화중 1학년에 재학 중인 채상우는 촬영이 있을 때면 어머니의 차를 타고 촬영장으로 '출퇴근'한다. 학교에서 인기가 많을 것 같다고 하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오히려 얼굴에 검댕을 묻히고 출연했던 만큼 친구들이 자신을 '깜둥이'라고 놀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말을 전하는 중에도 채상우의 얼굴엔 미소가 번져 있었다.
"학교 성적이 떨어져 걱정이긴 해요. 피곤하다는 핑계로 공부에 소홀했던 것 같아요. 연기를 제대로 하려면 공부도 어느 정도는 해야 된다는 생각에 요즘엔 촬영장에서도 열심히 공부해요(웃음)."
'뿌리 깊은 나무' 촬영에 임하면서는 극중 세종을 연기하는, 그에게는 대선배인 한석규의 '가르침'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한석규 선생님이 제 연기 모니터링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어떤 부분이 미흡한지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열심히 배워서 공감과 감동을 주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글·사진=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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