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와 호란 없는 클래지콰이, 어떨까요?"

고현실 2011. 11. 2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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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지, 다음달 첫 솔로앨범 발표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일렉트로닉 그룹 클래지콰이 하면 흔히 알렉스와 호란을 떠올리지만 숨은 리더는 따로 있다.

그간 클래지콰이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 프로듀싱한 클래지(본명 김성훈.37)가 그 주인공이다.

클래지콰이의 뿌리와 정체성은 그의 손에서 비롯됐지만 클래지는 2004년 클래지콰이가 데뷔한 후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조용히 음악생활을 해왔다.

그런 그가 다음달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솔로 음반을 발표한다.

지난 21일 을지로에서 만난 그는 "앞으로 나서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세련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DJ라기보다는 모범생 같은 인상이었다. 뒤에서 음악 하는 걸 좋아한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화려한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특별히 남들 앞에서 움츠러드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을 즐기지는 못하겠어요. 얼마 전 강남역 신발판매장에 갔는데 저를 알아보는 분이 있어서 봐야 할 신발도 못 보고 그냥 나왔어요.(웃음)"

클래지콰이로 '내게로 와' '애프터 러브' '컴 투 미' '러브 어게인' 등 100여곡을 발표했지만 클래지란 이름으로 대중 앞에 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솔로 앨범에는 10곡 정도를 담을 계획이다.

클래지와 클래지콰이 음악의 차이를 물으니 "클래지도 클래지콰이다. 제가 만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의미를 둔다면 알렉스와 호란이 부르지 않는 클래지콰이 정도가 되겠죠. 그 친구들이 참여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다른 가수들과 같이했어요. 일렉트로닉 성향이 강한 곡들로 채워봤는데 그중에 대중도 클래지콰이와는 다른, 새롭다고 느끼는 곡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지난 14일 첫 싱글 '우리 변한거잖아'를 미리 공개했다. 보컬은 그룹 2AM의 임슬옹이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보컬로 택한 게 의외로 여겨졌다.

그는 솔로앨범에 다른 아이돌 그룹 멤버도 참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솔직히 인지도 측면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도 있어요.(웃음) 그렇지만 막상 작업해 보니 괜찮더라고요. 트레이닝을 꾸준히 받은 분들이라 좋은 목소리를 갖고 있어요. 아이돌과의 작업이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아이돌 중에 잘하는 친구들도 꽤 있어요."

그는 '좋은 목소리'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목소리는 뭘까.

"이런 목소리가 꼭 좋다는 것은 없어요. 바비 형(바비킴)과도 작업했는데 너무 좋았어요. 전에는 그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내 곡에 어울릴까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제법 어울리더라고요."

그러나 정작 그는 이번 솔로 앨범에 자신의 솔로곡을 넣을 생각이 없다.

그는 "저보다는 다른 가수가 부르는 게 좋다"며 "클래지로 앨범을 낼 때는 (클래지콰이보다) 다채로운 피처링을 할 여지를 더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제 솔로음반이기 때문에 클래지콰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해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클래지콰이를 할 때는 호란이나 알렉스의 느낌에 따라 여러 시도를 해봤는데 지금은 한 장르로 밀고 가보자는 생각을 해요. 클래지콰이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그는 이번 앨범에서 아날로그식 작업 방식을 많이 활용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음향에 의존하지 않고 진짜 악기 소리를 담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재미있었어요. 뻔한 신시사이저의 소리가 아니라 한소리 한소리 직접 코드로 연주해서 만들어내는 방법이 재미있더라고요. 시간은 몇 배 더 들지만 그만큼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라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듣는 분들이 그런 소리의 차이를 느껴 주셨으면 좋겠어요."

최근에는 솔로 앨범 작업에 분주하지만 그는 지난 2년간 "정말 백수같이 쉬었다"고 했다.

내부사정으로 준비하던 클래지콰이 앨범이 중단된 후 간간이 다른 가수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느긋하게 보냈단다.

"자전거 타기를 많이 한 것 같아요. 워낙 운동을 좋아하거든요. 쉬면서 써놓은 곡들도 많았지만 막상 앨범 작업에 들어가니 다시 쓰게 되더라고요. 제가 원래 당장 내일 시험이라야 공부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순간이 닥쳐야 집중력이 올라오더라고요."

오디션 프로그램도 간간이 보았다는 그는 매력적인 출연자로 '슈퍼스타K 3'에 나온 투개월을 꼽았다.

"너무 창법이 좋고 잘하는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하긴 하는데 남자가 기타를 치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좋게 보였어요. 클래지콰이보다 좀 더 어쿠스틱한 느낌이 있고 풋풋해 보였어요. 버스커버스커도 괜찮았어요. 기회가 되면 다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내년에는 여느 때처럼 알렉스와 호란이 참여하는 클래지콰이 앨범도 선보일 생각이다.

그러나 우선 솔로로서 클래지를 알리고 싶은 바람이 있다.

"하고 싶은 장르가 정말 많아요. 미니멀한 어쿠스틱도 해보고 싶고 라틴 음악도 굉장히 좋아해요. 이번 앨범을 계기로 DJ 일도 다시 시작하고 뭔가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까지 많이 쉬었거든요.(웃음)"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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