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교회 이철 목사 인터뷰

2011. 10. 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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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포2동 남서울교회(이철 목사)가 지난 16일 공동의회를 열어 제자들교회 화종부 목사를 홍정길, 이철 목사에 이어 3대 담임목사로 최종 결정했다. 여기에는 '65세 조기은퇴를 통해 교회를 젊게 만들겠다'는 이(64) 목사와 당회원들의 자발적인 결단이 있었다. 20일 오후 남서울교회에서 이 목사를 만나 조기은퇴 배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조기은퇴 배경에 대해 이 목사는 "옥한흠 목사와 이동원 목사 같은 분들이 조기은퇴하는 걸 보고 마음먹게 됐다"며 "나와 남은 삶을 위해, 무엇보다 교회를 위해서도 조기은퇴가 현명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의 이런 생각은 교회 내 상황과 맞아떨어졌다. 올해로 창립 36주년을 맞는 남서울교회는 그동안 남북나눔운동, 여명학교를 태동시켰고, 한정국(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정민영(위클리프 세계부대표) 선교사, 강경민(일산은혜교회) 목사 등 굵직한 일꾼들을 배출했다. 이들을 포함한 남서울교회 직분자들은 훌륭하게 사역해왔고, 교회의 주역이 되어 있다. 감히 이들을 따라올 후배들이 없었다.

그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교회는 '전설 같은' 1세대와 함께 계속 노화돼 왔던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5년 전부터 남서울교회는 당회를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교회를 젊어지게 할 것인가' 논의하기 시작했고, 결국 조기은퇴가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먼저 이 목사가 3년 전 자신의 조기은퇴를 선언했다. 그러자 장로, 안수집사, 권사들이 자발적인 조기은퇴 대열에 동참했다. 당회는 물론 전체적인 교회 분위기도 젊어졌다. 이는 성도들, 특히 장로들의 성숙함과 용단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이 목사의 설명이다. 이 목사는 "조기은퇴에 대해 교회 내에서 반대가 없지 않았지만 교회 리더십(당회)의 결정에 기꺼이 따라줬다"며 "어떤 분들은 조기은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스스로 시무연한을 10년으로 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후임목사로 선정된 화 목사에 대해서는 "전혀 친분이 없다"고 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 목사는 "후임을 세울 때 가장 큰 기도제목은 인위적인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나타나는 것이었다"며 "인위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나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청빙과정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처음엔 걱정도 많이 했다. '이러다 산으로 가는 것 아닐까.' 하지만 성도들은 기대 이상이었다. 청빙위원회가 구성되고 9개월이 지난 지난달, 뜻이 하나로 모아졌다. 청빙위가 올린 최종 인물에 대해 평소 주장이 강하기로 소문난 당회의원들도 이상하리만치 만장일치를 표했다. 공동의회도 전체 580표 중 반대는 4표였다. 이 목사는 "성도들에게 설교를 통해 하나 될 것을 늘 설교했지만 실제로 하나되는 걸 보고 놀란 사람은 나 자신"이라고 고백했다.

이 목사는 내년 1년간 인수인계를 끝내면 연말에 은퇴한다. 17년간 유지해온 남서울교회 담임목사직을 공식 마무리하는 것이다. 은퇴 후엔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국피스메이커 사역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국피스메이커는 1999년 평양의 고려호텔에서 이 목사가 구상했다. 이후 미국의 피스메이커사역을 직접 도입했다. 이 목사는 "교회 내 갈등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남북통일을 운운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한국교회 안에 화평케하는 능력이 있을 때 남북통일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화평훈련을 통해 교회와 사회의 피스메이커들을 배출하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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