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제주 평화 기도회 잇따라 개최

입력 2011. 9. 6. 20:57 수정 2011. 9. 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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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TV보도부 고석표 기자]

제주 해군기지가 들어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지난 2일 경찰의 공권력이 투입돼 차단막이 설치되면서 이 곳 출입이 원천 봉쇄된 가운데 기독교계가 잇따라 기도회를 열어 해군 기지 건설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사회 문제에 대해 기독교계에서 가장 진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총회')는 5일 오후 구럼비 바닷가 근처인 강정마을 중덕삼거리에서 총회 임원단과 제주노회 관계자 등 3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단 차원의 해군기지 건설 반대 평화기도회를 개최했다.

기장총회 김종성 총회장은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평화의 섬 제주가 평화가 아닌 전쟁의 방법으로 신음하면서 생태계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4.3 항쟁의 아픔이 서려 있는 이 땅에 다시는 그 같은 아픔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평화를 위해 일하도록 부름받은 우리가 해군기지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제주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힘써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기도 시간에는 윤인중(생태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조헌정(서울노회 노회장), 전병생(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목사가 차례로 나와 ▲제주의 생태계 보존 ▲상처받은 강정마을의 치유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를 위해 각각 기도했다.

기장총회는 이날 기도회에서 '평화와 민주주의, 상식을 깨뜨리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은 중단돼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기지 건설 전면 백지화 ▲국회의 국정조사 ▲4.3 공포를 조장하는 육지부 경찰의 즉각 철수 등을 요구했다.

한기양 목사(총회 평화통일위원장)가 낭독한 성명에서 기장총회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의 중심에는 끝없는 패권주의와 무력경쟁을 부추기는 군사주의 세력이 있다"면서 "평화의 섬 제주는 강대국의 세력 갈등의 중심이 아니라 동북아 평화의 거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드려진 기도회 헌금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위해 강정마을측에 전달됐다. 기장총회 배태진 총무는 "이 헌금이 생명과 평화를 세워가는 일에 소중하게 사용되길 바란다"면서 "기도회에 참석해 주신 기장인들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그리고 평화를 위해 고난 받는 형제자매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길 빈다"고 말했다.

기도회가 끝난 뒤 김종성 총회장 등 총회 임원단과 기도회 참가자들은 기도회 장소인 중덕삼거리를 출발해 해군 기지 건설 현장 입구까지 1킬로미터를 차도를 따라 행진하며 '해군기지 반대'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마무리 기도로 행진을 마치려는 목회자들과 '기지 현장 근처에서 구호를 외치는 것은 불법'이라며 이를 저지하는 경찰 사이에 약 20여 분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기장총회에 이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도 6일 같은 장소에서'평화의 섬 제주를 지키기 위한 기도회'를 갖고 제주 해군기지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해학 목사(교회협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기도회 설교에서 "경찰의 펜스(차단막)이 쳐진 뒤에야 기독교계가 이 같은 기도회를 갖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면서 "모두가 외면할 때 이곳의 부르짖음을 듣고 달려오신 분들과 제주 강정마을을 생명으로 살려보고자 함께 하신 모든 분들의 헌신성 앞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해학 목사는 또 "'자본과 세계지배, 군사력으로 세계의 담을 쌓고 그걸 지키려는 자는 망하고 담을 쌓는 대신 평화와 화해의 길을 내는 사람은 흥한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라면서 "평화의 길을 만들어 가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역설했다.

교회협의회는 박동신 신부(대한성공회 제주교회)가 낭독한 기도회 선언문을 통해 "제주는 전쟁기지가 아니라 평화의 섬이어야 하며, 생명 넘치는 천연 지역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경찰병력 철수와 구속자 석방 그리고 무엇보다 물리력이 아닌 대화를 통한 제주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한편, 제주 지역 일부 목회자들이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 등 7대 종단 수장들은 추석이 오기 전에 정부와 강정마을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spk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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