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나가수' 하면서 강해졌어요"

고현실 2011. 8. 3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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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활동 폭 넓어져"..'위탄 2'서 멘토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월요일에 '나가수' 녹화장 안 간지 2주 정도 됐는데 아직도 끝났다는 게 놀라워요. 방학이 된 기분이에요."

전화기 너머로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29일 전화로 만난 박정현은 목소리만으로도 유쾌함이 전해지는 사람이었다.

''나가수'가 끝나고 덜 바빠질 줄 알았는데 계속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다가도 "체력이 좋아져 버틸만 하다"라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마치 10대 소녀 같았다.

박정현은 MBC '나는 가수다'로 가수에서 스타로 거듭났다.

쟁쟁한 가수들이 무대를 떠나는 사이 그는 평균 순위 2.6위를 기록하며 '명예졸업'의 영광을 안았고 인기 가수의 대열에 들어섰다.

박정현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다보니까 몸이 적응되더라"며 "예민한 스타일이라 몸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편인데 이제는 힘을 풀고 해도 충분히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 강해진 거 같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그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따로 있다.

"음악적으로 얻은 것들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요. 무엇보다 활동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어요. 인기를 얻으면서 못했던 것들을 많이 할 수 있게 됐어요. 전국 투어 같은 거요. 힘들긴 하지만 기회가 생겼으니까 열심히 하고 싶어요."

반면 사생활에 제약이 생긴 것은 아쉽다.

"예전의 생활이 영원히 사라진 것 같아요. 길거리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여유라든지 소소한 재미들이 없어지니까 예전 생활이 더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렇지만 얻은 게 중요하니까 크게 투정부리지는 않아요. 그냥 '옛날은 이랬었지'하는 아름다운 추억이 생긴 것 같아요."

'나는 가수다'가 이렇게까지 큰 변화를 몰고 올 줄은 그 자신도 미처 몰랐다.

주변에서 출연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박정현은 오히려 그동안 계속해오던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편안한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

'나가수'를 하면서 가장 크게 놀랐던 점은 사람들이 라이브 무대에서 감동을 받는 모습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나가수'를 보고 라이브 음악을 다시 좋아한 것 같다"며 "그런 역할을 이 프로가 할 수 있을 거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나는 가수다' 출연은 그에게 많은 에너지를 요구했다.

매주 일요일이면 방송 모니터링과 연습에 매달렸고 녹화가 있는 월요일을 경쟁의 긴장감 속에서 보내고 나면 화요일은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명예졸업'은 그에게 멋지게 '나는 가수다'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지난 5개월간 '힘든 시간들이 계속되면서 불안을 느꼈다'는 그는 "처음으로 명예졸업이라는 기록을 세워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박정현은 '나가수'가 명예졸업제로 더 멋있는 프로가 될 것 같다며 "새로 들어올 가수들도 훨씬 더 명확한 목표를 갖고 강한 각오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는 가수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묻자 잠시 뜸을 들이다가 '겨울비'를 꼽았다. 연습했던 대로 노래가 나왔다는 게 이유였다.

노래 실력뿐 아니라 컬럼비아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정도로 학업에도 뛰어났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요정'에 이어 '엄친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정말 아닌데…. 그냥 저는 잘할 수 있는 게 노래랑 공부 딱 두 가지였을 뿐이에요. 음악은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직업으로 하는 일이고 공부는 노력해서 한 거에요. 부족한 면도 많은데 너무 그런 말을 하면 불안해져요. 사람들이 미워할 거 같아서…."

박정현은 '나는 가수다'에 이어 다음 달 방송되는 MBC '위대한 탄생 2'에 멘토로 참여한다. 그는 스스로 어떤 멘토가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대한 오픈 마인드를 갖고 하고 싶은데 걱정이 많이 돼요. 사람들은 친절한 멘토가 될 거 같다고 하는데 글쎄요. 해봐야 알 것 같아요.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모습이 나올지 그런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전혀 예상을 못하고 있어서 시작해야 알 거 같아요."

그는 '위대한 탄생'과 간접 경쟁이 불가피한 엠넷의 '슈퍼스타K 3'에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위탄'과 '슈퍼스타K'와 차이에 대해 "'슈퍼스타K'는 '위탄'보다 부담이 덜하다. '위탄'은 멘토로 참여하다 보니 아무래도 책임감을 더 느낀다"며 "'합격했으니까 열심히 하세요'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합격이 우리의 시작이라는 기분"이라고 털어놓았다.

박정현은 '위탄' 출연을 병행하며 10월부터 전국 투어에 나선다.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스페셜 앨범도 계획하고 있다.

"'나가수' 끝나고 가장 아쉬운 점은 새로운 레퍼토리가 생겼는데 그걸 갖고 본격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거에요. 그래서 내 노래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곡을 골라 다시 작업할까 생각 중이에요. 방송에 나왔던 라이브 음원은 남았지만 조금 더 완성도 있게 작업을 해보면 어떨까 해서 준비하고 있어요."

그는 앨범 수록을 검토 중인 곡으로 '우연히'와 '나 가거든'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꼽았다.

스스로 '달력만 보면 끔찍할 정도'로 내년 1월까지 스케줄이 꽉차 있다보니 그의 정규 8집을 올해 안에 만나기는 힘들어 보인다.앨범 발매를 미룬 데는 자신감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작용했다.

"'나가수' 끝나자마자 앨범을 낼 마음이 있었는데 욕심을 조금 버려야 할 거 같아요. 원래 천천히 작업하는 타입이어서 앨범 하나에 6개월~1년 걸리는 사람인데 한달 안에 앨범을 만드는 것은 자신 없어요. 내년 초에나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데 희망사항이에요."

그는 오는 31일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해 9월 말에 귀국한다.

음악작업을 비롯한 다른 일정 때문에 친구들을 만난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친구들에게 간다고 말도 안했다고 했다. 그러나 1년 만에 부모님을 뵐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렌단다.

"오랫동안 집에 못 간 거는 이번이 처음인데 방송을 자주 하다보니 부모님이 이해하시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도 거의 실시간으로 한국 방송을 볼 수 있다보니 어머니가 TV속 제 모습으로 컨디션을 판단할 정도에요.(웃음) 여태까지는 제 활동을 주로 말로 설명해야 했는데 지금은 직접 볼 수 있으니까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이렇게 바쁘게 지내다보면 대체 결혼은 언제 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는 "다이어리를 보니까 결혼할 시간이 없다"면서도 "인연을 만나는 일은 바쁜 거랑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 같다"며 웃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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