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보 운동(태권도·복싱 응용 에어로빅) 중단했더니 안 흔들리더라"
'바람일까, 태보(태권도와 복싱을 응용한 에어로빅)일까.'
흔들림 현상으로 불안감을 자아냈던 테크노마트가 오는 21일 공개 실험을 통해 원인 분석에 들어간다. 일단 초점은 '태보'로 좁혀지고 있다. 실험도 '태보'나 자전거 기구 등 다른 운동 시설을 동시에 가동하면서 어느 시점에서 진동이 심해지는지를 측정할 계획이다.
'태보(TaeBo)'는 태권도와 복싱 동작을 이용해 몸을 움직이는 운동. 진동 당시 12층에서 20여명이 태보를 동시에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동시에 뜀뛰기를 하는 과정에서 일으킨 진동이 건물 고유 진동수와 결합하면서 공진(共振) 현상, 즉 진동이 갑자기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그네를 탈 때처럼 비슷한 힘이라도 계속 뒤에서 밀어주면 진폭이 커지면서 크게 움직인다는 설명이다.
내진(耐震) 전문가인 한상환 한양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진동 원인은 사람이나 기계, 둘 중 하나인데 사람이라 하면 결국 피트니스 센터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사람이 뛰는 진동수는 5~10㎐, 걸을 때는 4㎐다. 공진 현상이 일어나려면 진동수가 일치해야 하는데 대개 넓은 공간이 갖는 진동수가 20㎐이고 칸막이 벽을 털어낼수록 10㎐에 가까워지면서 뛸 때와 공진할 가능성이 커진다. 벽이 있어서 지지해주면 덜 흔들릴 텐데 사무실로 쓰려면 보통 벽을 털어내니까 더 쉽게 흔들린다는 것. 실제 H사 개발본부 사무실로 쓰던 20층은 759㎡(230평) 사무실 전체가 칸막이 거의 없이 한 공간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오푸스구조기술사무소 대표는 "테크노마트 건물 구조 자체가 철근콘크리트가 아닌 상대적으로 가벼운 철골이라 갈대처럼 흔들림에 쉽게 반응하는 대신 잘 부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원용 대한산업안전협회 전문위원은 "당시 피트니스 센터에 얘기해 운동을 중단했더니 흔들림이 없어졌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원호 대한건축협회 부회장은 이런 분석에 어느 정도 동의하면서도 "태보나 자전거 기구 말고 냉방이나 송풍 장치를 전면 가동하면서 생긴 진동이 더 많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운동 시설은 가진(加振) 역할 정도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바람(풍진동)'이 공진을 초래했고 고층 건물일수록 이런 현상이 잦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박구병 한국시설안전공단 건축팀장은 "그렇다면 20층이 아닌 다른 층에서도 골고루 진동을 느껴야 했다"며 "회의 당시 내부 원인으로 거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풍진동을 주장한 전문가는 "12층 피트니스 센터가 원인이라면 아래층에서도 흔들림을 느껴야 했다"고 지적했으나, 한상환 교수는 "진동이 아래로만 가는 게 아니라 위로도 간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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