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당시 전문가 "테크노마트, 헬스장 원인인 듯"

입력 2011. 7. 6. 09:57 수정 2011. 7. 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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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 김현정의 뉴스쇼 > ]

- 둘러보니 예상과 다르다- 진동에 취약, 철골 구조물의 특징- 삼풍과는 다른 스타일 설계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단국대 건축공학과 정 란 교수

어제 서울 동부권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죠. 강변 테크노마트가 심하게 흔들렸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 놀라셨을 겁니다. 빌딩의 상층부가 10분간 심하게 흔들렸는데요. 예전에 삼풍백화점 생각도 나면서 아찔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이런 일이 터지기만 하면 바빠지는 분이세요. 우리나라 건물구조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 한 분을 모셔서 얘기를 들으려고 합니다. 마침 이분이 테크노마트 현장을 둘러보시는 중이랍니다.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정란 교수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교수님, 새벽에 현장에 도착해서 둘러보셨다구요?

◆ 정 란 > 지금 테크노마트에 있습니다

◇ 김현정 > 특이한 점이 두 가지입니다. 하층부는 이상이 없었고 20층, 30층 정도에서 흔들렸다, 또 옆으로 흔들린 게 아니라 아래, 위로 쿵쿵 뛰듯 흔들렸다.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어떻게 원인을 예측을 하실 수 있습니까?

◆ 정 란 > 아직까지 설계도면을 정밀진단 해 보지는 않았는데요. 보도된 바대로 진동이 상당히 기간 지속되었고, 지진, 바람 같은 외부 힘이 없었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건물 내에 있는 가진원, 예를 들면 냉방기나 기타 기계류에 의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김현정 > 지금 그것은 기존 뉴스에서 나왔던 예측하고 전혀 다른 분석인데요. 슬레이브의 문제가 아닐까, 슬레이브가 뒤틀려서 그쪽이 움직인 게 아닐까 하는 예측이 많은데, 교수님이 직접 보시니까 냉방기기에서 나온 진동 때문일 거라고 보신다고요?

◆ 정 란 > 기타 기계류 같은 거. 그러니까 휘트니스센터가 현장 12층에 있더라고요. 당시 아침 10시 정도에 헬스장에서 집단으로 태보 같은 뜀뛰기 같은 것을 했다고 해요.

◇ 김현정 > 회원들이 뜀뛰기를 했다고요, 그 시간에?

◆ 정 란 > 예. 휘트니스센터 회원들이 집단으로요. 그런 것들이 뭉쳐져서 진동을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김현정 > 이것은 좀 놀라운데요. 왜냐하면 어제, 교수님 저랑 섭외 전화하실 때만 해도 슬레이브 문제가 아닐 것인가. 혹은 그쪽이 강변이라서 지반이 약해진 게 아닌가, 이런 이야기들을 하셨고, 여러 전문가들이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지금 가서 보니까 그런 말씀이 아니라는 거네요.

◆ 정 란 > 현장에 가 보니까 건물은 지반이 강한 암반 위에 올라가 있고요. 그 다음에 슬레이브, 그 다음에 현장에서 기둥과 보의 접합부를 다 뜯어서 확인을 해 본 결과 큰 이상 징후는 지금 발견하지 못했다고 그래요. 그런 것들을 보면 테크노마트는 철골로 된 건축물인데, 일반적인 철골구조물은 강한 대신에 얇거든요. 그래서 진동에 대해서는 상당히 크게 느껴지는 게 철골구조물의 특징입니다.

◇ 김현정 > 전체 건물이 흔들리거나 무너지지는 않지만 층간의 진동은 흡수가 잘 안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정 란 > 예. 그건 아무래도 일반 콘크리트보다는 진동이 크게 느껴지는 게 철골구조물의 특징이죠.

◇ 김현정 > 그런데 교수님, 아무리 그렇더라도 말이죠. 39층짜리 그 거대한 빌딩이 헬스장에서 회원들이 뛰었다고 해서 10분간 멀미를 느낄 정도의 진동을 일으킨다? 이해가 안 가는데요.

◆ 정 란 > 이것은 동적하중이라고 해서요. 일반적인 정적하중과는 달리 동적하중은 공진현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어떤 건물이나 고유한 자기 진동주기가 있는데, 외부에서 가해진 힘이 그 고유 진동수하고 일치하게 되면 공진현상을 일으키게 되거든요. 예를 들면 우리가 그네를 뛸 때 그네의 고유 진동수와 맞춰서 발구름 동작을 하면 점점 그네의 진동이 커지는 것처럼 그 공진현상을 이용해서 그네를 뛰는 거거든요.

◇ 김현정 > 조그마한 움직임에도, 에너지에도 이게 커질 수 있다는 거군요.

◆ 정 란 > 축적이 돼서 증폭 될 수 있어요, 10배, 20배. 자세한 내막은 동적 해석을 통해서 정밀진단을 해 봐야 알겠습니다만, 그 가능성이 제 생각에는 커 보여요.

◇ 김현정 > 지금 거기서 안전진단을 하고 계신 분들이 대충 결론을 그쪽으로 내고 계신건가요, 하룻동안 밤샘 조사 결과?

◆ 정 란 > 아닙니다. 아직 그런 결론까지 나온 것 같지 않고요. 제 개인적인 판단에 의하면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 김현정 > 우리나라의 최고 전문가이신데, 지금 본 소감이 그러시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면 혹시라도 삼풍백화점 같은 사건이 재현될 우려는 안 해도 되겠습니까?

◆ 정 란 > 저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서울지방검찰청에 원인규명감정단 간사로 함께 일을 했습니다. 삼풍백화점은 일반 건축물하고 달리 바닥판을 받쳐주는 들보가 없는 소위 우량판 구조입니다. 그래서 가령 잘못된 설계나 또는 시공에 의해서 기둥 주변에 구멍이 뚫리는 펀칭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윗층 바닥이 아랫층 바닥을 계속 때리는 연쇄붕괴 현상이 순식간에 발생하게 돼서 피할 겨를도 없이 사고를 당하게 되는 구조시스템이었어요.

그러나 테크노마트는 도면을 확인해 본 결과 철골기둥과 철골도로, 바닥 슬레이브가 받쳐져 있어요. 그러면서 철골이기 때문에 기둥간의 간격이 다른 일반 콘크리트 건물보다 다소 큽니다. 그래서 진동이 크게 느껴질 수 있는데, 삼풍백화점과 같은 펀칭 현상은 거의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요.

◇ 김현정 > 그럼 오늘 당장 헬스장 가서 뛰어보면 증명이 되겠네요?

◆ 정 란 > 이따가 시연을 해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연을 한번 해 보고 진동을 측정 해 보고요. 그리고 전체 건물에 대한 진동 해석을 수행해 보면 원인을 찾는 데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 지금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그 정도에서 그쳤으면 좋겠는데, 하여튼 결과를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테크노마트 현장에 계신 단국대 건축학과 정란 교수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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