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이폰 공인인증서 옮기기 “짜증나네”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12 18:06

수정 2011.06.12 18:06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K씨는 최근 아이폰에 공인인증서를 옮기다 짜증이 났다. 여러 은행의 금융거래를 모두 하기 위해 수차례나 비슷한 작업을 반복해야 했기 때문.

K씨는 A은행 홈페이지에 접속, 휴대폰 본인 인증 버튼을 누른 후 휴대폰에 전송된 인증번호를 다시 홈페이지 화면에 입력했다. 공인인증서를 휴대폰으로 전송하기 위해 '액티브 X'라는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전송하기' 버튼을 눌러야 했다. 5개 은행 거래를 모두 휴대폰에서 하려면 이 절차를 각 은행계좌마다 반복해야 했다. PC로 금융거래를 할 때는 1회 갱신이면 모두 끝나는 절차다. K씨는 회사업무와 갱신작업을 번갈아 하다 이날 오후 3시가 돼서야 5개 계좌의 공인인증서를 아이폰에 모두 갱신할 수 있었다.


K씨는 "직장을 옮기면서 사용계좌가 늘어난 데다 펀드, 적금, 보험 등 투자상품이 많아져 여러 은행 계좌를 편리하게 관리하는 데 만족해왔다"면서 "컴퓨터를 이용할 때는 한번의 절차만 거치면 되는 것을 아이폰으로는 수십번 반복해야 하니 기력이 소진됐다. 카드사까지 휴대폰에 등록해 이용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스마트폰 사용자 등에 따르면 공인인증서 갱신 문제로 딜레마에 빠졌다. 아이폰으로 여러 은행계좌를 이용할 경우 갱신할 때마다 복잡한 절차를 많게는 수십회 반복해야 하기 때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깔린 휴대폰은 1번 갱신만으로 편리하게 쓸 수 있다. 그러나 보안 결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 역시 '답'이 되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아이폰의 경우 1개 금융앱에서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려면 4∼5회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5개 은행 거래를 모두 아이폰에서 이용하려면 각각 4∼5회 절차씩, 모두 20회가량을 반복해야 한다.

이 같은 불편을 타개하기 위해 KT는 '쇼 인증서'라는 앱을 만들어 배포했지만 호환되는 금융기관이 많지 않아 여전히 사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쇼인증서 앱을 휴대폰에 깔고 공인인증서를 복사해놓으면 다른 금융거래앱에 따로 인증서를 복사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쇼인증서가 지원하는 금융거래앱은 국민카드, 국민은행, 기업은행, 현대카드 등 4가지에 불과하다.


한 아이폰 사용자는 "갱신할 때마다 수차례 절차를 반복했던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면서 "쇼인증서가 모든 금융거래앱에 통용되면 좋겠지만 현재까지 4개 계좌밖에 적용되지 않아 불편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깔린 휴대폰의 경우 일반 PC와 마찬가지로 1번 갱신으로 대부분의 은행거래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악성코드 유입이나 해킹 취약점 등의 보안결함 우려가 있어 사용자들이 선뜻 금융거래를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인 것이다.

/ksh@fnnews.com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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