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릴레이시위-41일] 배우 권해효

2011. 6. 8. 09: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일의 긴 주말이 끝났다. 기말고사 기간인 대학생에게는 그저 수업 없는 날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내가 어쩌자고 시험을 3일 앞둔 오늘 같은 날 취재를 가겠다고 자원했을까. 취재 잘 다녀오라는 문자와 시험 기간에 고생한다는 문자를 보고 있자니 순간 내가 정녕 4학년이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호기롭게 취재를 자청했던 지난주까지만 해도 오늘이면 공부를 거의 끝내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화요일에는 오전 수업도 없는데다 집에서 광화문까지 30분도 안 걸리니, 취재를 끝내놓고 보통 때보다 일찍 학교에 가서 공부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취재를 자원했겠지. 하지만 막상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그때 마음이 지금 같지 않다. 사실 취재 가고 기사 쓸 시간에 공부한다고 해서 뿔(+)이 달릴 것도 아닌데 말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는 생각, 하지만 마음 한 구석 찝찝함을 씻어버리지 못한채 광화문으로 갔다. 오늘의 일인 시위자는 배우 권해효씨라더니 이에 걸맞게 이순신 동상 앞 광화문 광장은 화보 촬영장을 방불케 했다. "피켓 좀 내려주세요," "뒤돌아 서주세요," 등 전문가답게 모델의 다양한 포즈를 요구하는 사진기자들 앞에서 분홍색 디카로 텔레비전에 나오는 배우를 찍자니 괜히 민망해졌다. 월요일 화요일에는 카페 주인을 짝사랑하는 무명 화가로, 주말에는 실업자로 전락한 전직 스타강사로 열연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쁠 이 배우는 어쩌자고 드라마 촬영을 뒤로 미루고 이 자리에 와 있을까. 동병상련(?)의 느낌이 들어 바쁜 와중에도 피켓을 들고 선 이유를 물어봤다. 그의 대답, "뱉어 놓은 말이 있어서" 왔단다.

대학생과 인연이 깊다는 그는 이번 일인 시위도 4월 한대련 새내기 축제에서 비롯된 것이라 했다. "기성세대는 요즘 세대보고 사회에 무관심하다고 질책하는데 우리가 이런 세상을 만든 겁니다. 기성세대가 소통실수를 한 거예요. 일인 시위를 통해서 가볍고 발랄하게 소통을 하고 싶었습니다." 라고 일인 시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그는 "많은 대학생들이 4,500원짜리 시급을 받으면서 스펙을 쌓아가기 위해 밤을 새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최고의 스펙을 쌓아도 사회로 나오면 보장된 정규직도 없고 신용불량자로 추락합니다. 과연 이게 정상적인 걸까요."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반값등록금은 요구 사항이 아니라 누구나 공평하게 공부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는 "기성세대들도 내가 모르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그 또한 선배로서, 배우로서 반값등록금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대학생들을 위해 한마디 해달라는 나의 부탁에 그는 진심을 다해 말했다. "미안합니다. 힘내십시오."

우세진/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 (웹場 baram.khan.co.kr)

경향신문 '오늘의 핫뉴스'

▶ 네티즌, 이명박 대통령 국어문법실력 놓고 와글와글

▶ 2008년 촛불소녀, 2011년엔 등록금 집회

▶ 성추행 피의자로 몰린 의대생, '신상 털기' 네티즌 고소

▶ 남자가 먹는 피임약 개발…부작용도 거의 없어

▶ 워런 버핏과의 점심 한 끼, 200만달러 넘어섰다

▶ MS 역작 '접이식 마우스' 한국계가 만들었다

공식 SNS 계정 [경향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세상과 경향의 소통 Khross]-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