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청강 "난 '까도남'..연예계 접수하겠다"

윤고은 2011. 5. 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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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4단에 쿨한 남자".."라면은 진짜 좋아해서 먹는 것"

(고양=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젠 연예계 접수할겁니다!"

한 방 맞은 느낌이었다. 솔직히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줄 알았는데 웬걸, 착각이었다.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의 첫회 우승자는 그동안 화면에서 보던 것과 달리 맷집이 강했고, 장난기가 다분했다.

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다음 날인 28일 저녁 경기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그를 만났다.

'연변 총각' 백청강(22). 사실 그는 얼굴을 맞대자 혼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온종일 빡빡하게 이어진 스케줄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이날 인터뷰도 예정보다 1시간여 지연됐다. 게다가 작가들이 '청강이가 말주변이 정말 없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던 터라 인터뷰가 제대로 될지 걱정됐다.

그래서 자극하는 셈치고 기습공격하듯 쉴 틈 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그는 흥미를 느낀 듯 뜻밖에 싱글싱글하며 예상치 못한 답변을 쑥쑥 뱉어냈다.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주 투먼(圖們)시 출신으로 '위대한 탄생'의 우승을 거머쥐며 조선족의 코리안 드림 신화를 이룬 백청강은 이제부터 한국 연예계를 접수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우승 후 지금까지 어떻게 보냈나.

▲방송 끝나고 팀들과 밤새 쫑파티를 하고 새벽 5시에 잠이 들었다.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는데 오늘 스케줄 때문에 10시에 일어나 씻자마자 방송국에 나왔다. 오자마자 MBC 뉴스 인터뷰하고 다음주 '위대한 탄생' 콘서트 관련 녹화하고…, 제정신이 아니다. 대체 내가 오늘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고 여전히 머리가 텅 비어있다.

--우승을 했다. 실감이 나나.

▲잘 모르겠다. 실감이 안 난다. 물론 그 순간은 온전히 기뻤다. 하지만 1등은 생각도 못했던 거라 소감도 준비하지 못했다. 어떤 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머릿속이 하얗게됐다. 고마운 사람이 많아서 어떻게 다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우승을 꿈꾸지 않았나.

▲전혀. 매 단계 살아남을 때마다 기적이라고 생각했고 톱 12명 안에 든 후에는 그걸로 족하다 싶었다. 톱 12명 안에 들기 직전에는 자다 가위에 눌리기도 했을 정도로 항상 대결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압박감이 컸고 힘들었다. 그러나 그후에는 미련을 버렸고 매번 탈락을 각오했다. 그렇지 않으면 탈락했을 때 충격이 너무 클 것 같았다. 우승해서 물론 좋지만, 그보다는 이제 대결이 끝나 좋다. 마음이 편하다.

--왜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하나.

▲솔직히 잘 모르겠고 궁금하다. 웃는 모습이 좋다고 하던데….(웃음) 날 보고 '모성애를 자극한다'고 하던데 그런 말은 한국에 와서 처음 들었다. 연변에서는 그런 말도 안 쓰지만 실제의 난 그렇지 않다. 솔직히 남자답다.

--그럼 터프가이인가.

▲쿨하다. '까도남'이다.(웃음) 태권도도 4단이다.

--'위대한 탄생'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계속 클럽에서 노래부르고 있었겠지. 클럽에서 한 3년 정도 일했다. 사실 오디션 참가와 대학입시가 겹쳐서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꿈이 가수이니 이렇게 큰 오디션 기회를 또 언제 만나겠나 싶어 도전했다. '위대한 탄생' 덕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달라졌다. 마음속도 달라졌다. 겉으로는 스타일이 생겼다면, 속으로는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생겼다. 또 비음을 없애는 등 노래의 기술도 많이 터득했다.

--멘토 김태원은 어떤 사람인가. 또 동료들은 어떠했나.

▲김태원 선생님이 있었기에 내가 여기까지 왔다. 평생 잊지 못할 은인 같은 분이다. 정말 좋고 착한 분이다. 동료들도 다 좋다. 내가 형제가 없는데 이 프로그램 덕분에 좋은 친구들을 많이 얻었다.

--가난 때문에 9살 이후 부모와 함께 살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연변에서는 나 같은 경우가 특별하지 않다. 대부분의 가족이 부모님의 일 때문에 함께 살지 못한다. 난 어려서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았는데 '위대한 탄생' 덕분에 부모님과 서울에서 함께 모이게 됐다. 아버지는 한국 지방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연변에서 일하는데 '위대한 탄생'에 나온 날 보기 위해 서울에 오셨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우리 세 식구가 모일 수 있었다. 성공해서 부모님과 계속 같이 살고 싶다.

--그런 배경에다 초창기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부각돼 심금을 울렸다.

▲그거 방송되고 '불쌍하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사실 라면은 내가 진짜 좋아해서 먹는 거다.(웃음)

--'위대한 탄생'은 끝났다. 이제 어떻게 될 것 같나.

▲진짜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다. '나는 가수다'에 나오는 분들처럼 진정한 뮤지션이 되고 싶다. 어릴 때부터 한국노래만 들었고, 언어가 통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싶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

▲각오가 돼 있다. 연예계를 접수하겠다.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때 자신있게 데뷔하고 싶다. 여기까지 온 게 꿈만 같고 꿈에서 깨면 어쩌지 싶기도 하지만 다시 여러분 앞에 나타날 때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다. 꼭 열심히 해서 멋진 가수가 되겠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꿈이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스케줄이 끝나면 뭘 가장 하고 싶은가.

▲놀이공원에 가고싶다. 내가 놀기를 좋아한다.(웃음)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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