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매출 보장" 백화점 앞다퉈 발행

입력 2011. 5. 24. 03:09 수정 2011. 5. 2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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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신세계백화점이 수백억 원어치의 상품권을 부당거래한 혐의로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상품권 유통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보 23일자 A12면 수백억 상품권 부당거래 신세계백화점 압수수색

백화점 상품권은 국세청에 소액의 인지세만 내면 언제든 발행할 수 있는 데다 판매 즉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가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면 매출로 이어진다. 연간 백화점 상품권 발행규모는 롯데백화점이 1조3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신세계백화점은 1조2000억 원, 현대백화점은 3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 현금도 챙기고 매출도 올리고

백화점 상품권은 계열사인 마트는 물론 외식업체, 호텔 등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어 사실상 현금과 다름없다. 상품권은 한국조폐공사 등에서 발행한다. 상품권을 발행하려면 인지세로 10만 원짜리는 400원, 5만 원짜리는 200원을 내야 한다. 1만 원권 이하는 인지세를 내지 않는다.

백화점 상품권 판매 경로는 크게 백화점 데스크 등에서 개인에게 판매하는 경우와 법인영업팀에서 기업에 판매하는 경우로 나뉜다. 기업이 현금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하면 최대 5%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카드로 구매하면 최대 3%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기업 등에서 대량으로 구매한 상품권은 상품권 유통업체로 흘러들어가 할인된 가격에 거래된다. 백화점 상품권은 5% 정도 할인된 가격에 팔린다. 구두상품권 등은 2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10만 원짜리 상품권을 5% 할인해 판매하면 백화점은 현금 9만5000원을 곧바로 손에 쥘 수 있다. 판매액수가 늘어날수록 백화점은 그만큼 많은 현금을 빨아들일 수 있다. 백화점 상품권은 한 달 이내에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상품권을 많이 유통시킬수록 매출이 증가한다. 상품권을 판매하는 순간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되는 것이다. 백화점이 상품권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상품권의 그늘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수년 사이 공격적으로 상품권 판매에 나선 것으로 유명하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가 1위인 롯데백화점을 따라잡기 위해 법인영업팀을 통해 상품권 판매에 주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신세계는 설을 앞두고 부산의 상품권 시장에서 점유율 48.5%를 올려 롯데(44.8%)를 눌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대해 당시 롯데는 "자체 조사 결과 점유율 70%로 우리가 계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2009년 5월에도 신세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상품권'이라며 홍보에 나섰다.

백화점들이 상품권 판매에 주력하면서 입점 업체에 상품권을 강제로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권 유통업을 하는 A 씨는 "명절을 앞두고 백화점에서 입점 업체에 1억 원 이상의 상품권을 떠넘기기도 해 억지로 이를 산 입점업체가 상품권을 팔러 오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백화점에 비해 유독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업체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상품권을 샀다'고 하소연하며 자주 상품권을 팔러 온다"고 덧붙였다.

상품권은 판매되는 순간 현금과 같은 기능을 한다. 상품권에 일련번호는 찍혀 있지만 여러 단계를 거쳐 유통되기 때문에 누구에게 어떤 상품권을 팔았는지 기록이 남지 않는다. 비자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자금 조성 및 거래 수단으로 상품권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신세계는 경찰의 상품권 수사에 대해 "비자금 조성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부산지역 법인영업담당자가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개인적으로 부당거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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