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희진도 '안성댁'이 보고싶다, 그러나..(인터뷰)

박정민 2011. 4. 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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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박정민 기자] "요즘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서 필라테스를 하고 있어요. 조금 유연해 보이나요?"

박희진은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사진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며 이같이 말했다. 필라테스는 몸매 관리는 물론 자세 교정을 하는 데 도움이 돼서 배우고 있다.

그녀는 배움에 대한 욕심이 강한 배우다. 필라테스, 승마, 스킨스쿠버, 보컬 트레이닝 등. 어떤 배역을 맡든 배우로서 준비된 자세를 갖추고 있기 위해서다.

'안성댁'이 아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실이 맺히기 시작했다. '개그우먼'이 아닌 '배우 박희진'의 진가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졌다.

◆ '당신 참 예쁘다'로 아침 안방극장 '똑똑똑'

현재 방영 중인 MBC TV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에 42세의 부동산 중개업자 고만희 역으로 출연 중이다. 고만희는 여주인공 고유랑(윤세아 분)의 고모로 유랑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가족의 대소사에 관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기존에 많은 작품을 했지만 선생님들과 찍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아요. 워낙 베테랑 연기자이시다 보니 혹시라도 나의 코믹한 부분이 과장스럽게 나오지는 않을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효춘 선생님이 절 처음 보고는 '안성댁 해봐'라고 말하며 친근하게 대해주시는 거에요. 다들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분위기가 좋아요."

아침드라마를 찍으며 배우는 점도 많다. 또한 '고만희' 캐릭터는 자신과 많이 닮아 있어 연기하는데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한결 편안한 느낌이다.

"선생님들의 연기는 그간 젊은 연기자들이 했던 패턴과 달라요. 감정을 스펀지처럼 빨아드리는 모습에 감탄했죠. 그리고 고만희는 저와 많이 닮았어요.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것도 그렇고, 리더십 있게 집안일을 정리하는 면도 그래요. 신기하게도 제가 여태껏 맡은 배역은 어떤 식으로는 제 모습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저의 다양한 면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서 기뻐요."

◆ 박희진도 '안성댁'이 보고 싶다

'안성댁'을 떠나보낸지 벌써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들은 여전히 "퐈파라퐈파파~"를 외치던 '안녕, 프란체스카'의 '안성댁'을 기억하고 있다.

박희진에게 '안성댁'의 존재를 물었다. 박희진은 주저 없이 "보고 싶은 여자"라고 답했다.

"안성댁은 보고 싶은 여자예요. 불쌍하고, 가엾고, 제가 사랑했던 추억 속의 여자죠. 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고마운 존재에요."

모순적이다. 개인적으로 고맙지만 배우로서 걸림돌이 되는 존재. 실제 '안녕, 프란체스카' 이후 박희진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으나 '안성댁'의 그림자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래서 박희진은 자괴감에 빠졌다. 그러나 지인들의 격려에 힘입어 배우로서의 확고한 믿음이 생겼다. 스스로 지금 이 시간을 배우로서 도약하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정했다.

"한때는 '요즘 뭐 하고 지내?'라는 말이 마치 제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끔 신경질적으로 변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슬럼프를 겪고 난 뒤 저 스스로 배우로서 제 미래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지난 10년 동안 개그우먼으로 고마운 삶을 살았어요. 지금이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이상 조급한 마음이 들지 않아요."

◆ '넘쳐흐르는 끼' 그러나 예능 출연하지 않는 이유는…

박희진의 독특한 데뷔 과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박희진은 1998년 영화 '약속'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이후 TV에 나오고 싶어 1999년 MBC 개그맨 공채시험에 응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단 한 번에 합격했다. 개그우먼으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연기에 대한 열망은 멈출 수 없었다. 그래서 개그우먼으로 활동할 당시에도 스탠딩 개그보다는 연기력이 필수인 콩트 개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안성댁'으로 인기를 얻은 뒤 개그와 예능 프로그램으로 진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배우의 길을 택했다.

"지인들이 그런 얘길 많이 해요. '안성댁'같이 코믹한 캐릭터도 독보적인 것이다. 잘하는데 왜 안 하냐고. 그렇지만 코미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코믹 연기도 좋아요. '안성댁'보다 훨씬 더 망가질 수도 있어요. 다만 개그우먼이 아닌 배우 박희진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모호하다. 코믹 연기는 좋지만 코미디언이 아닌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박희진. 그래서 스스로 코미디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자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연기자로 다가가고 싶은 바람 때문이다.

"연기자의 길을 걷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간 예능과 코미디 프로그램 출연을 자제했던 이유는 여태껏 참고 기다려왔던 것을 역행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팬들이 많이 기다리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러나 '배우'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고 떳떳해질 날이 오려면 이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 가슴 떨리는 영화제 레드카펫

대중들에게 '박희진'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 걸린 시간은 짧았다. 그러나 '배우 박희진'을 각인시키는 시간은 길고도 험난했다. 어쩌면 지금도 '~ing'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 '사물의 비밀'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 장편 부분 본선에 진출하며 오는 28일 레드카펫을 밟는다. 여느 배우들에겐 그저 공식적인 행사에 불과하지만 박희진에게 레드카펫은 배우로서 한걸음 내딛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레드카펫을 밟는다는 생각에 매우 설레요. 등이 확 파인 드레스를 입을까 생각 중이에요(웃음). 분명히 모두 놀랄 거에요. 하지만 언젠가 대중들이 레드카펫 위에서 서 있는 제 모습이 어색하지 않을 날이 올 거라 믿어요."

박정민 기자 jsjm@tvreport.co.rk/ 사진=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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