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내칠까 말까, 손학규 나갈까 말까

이용욱·장은교 기자 2011. 3. 2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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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분당을 보궐선거 '깊은 고민'

■ 여권 '이익공유제·신정아…' 당혹"孫 출마 땐 다른 대안 없어" 미련입지 줄어든 鄭, 당분간 말 아낄 듯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여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초과이익공유제, 4·27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를 놓고 청와대·한나라당과 기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신정아씨의 자전 에세이 파문까지 불거지면서다. 동반성장 화두 훼손과 만만치 않은 선거 전망 때문에 고민하던 여권 핵심부로선 '정운찬 카드'를 접기도, 끌고 가기도 버거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정 위원장은 23일 곤혹스러운 자신과 여권의 풍경을 반영하듯 '침묵'했다. 이날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명예위원장 자격으로 추대행사가 열린 청와대를 찾았지만, 입을 닫았다. 청와대도 정 위원장이 사의와 함께 '리스펀스(응답)'를 요구했음에도 "더 이상 리스펀스는 없다"고 잘랐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23일 청와대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범국민추진위' 행사에서 정진석 정무수석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실상 정 위원장의 입지는 외견상 좁아졌다. 당초 정 위원장이 동반성장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를 물으며 '사의' 배수진을 치고, 청와대가 사퇴를 만류할 때만 해도 승부수가 통하는 듯한 기류였다. 하지만 신씨와의 문제가 불거진 후 기류가 미묘해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냥 가는 거였는데, 신씨 책이 나오고 회의론이 있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것이다. 아예 청와대는 "동반성장위는 우리 소관도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여당 내에서는 정 위원장의 분당을 전략공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권이 정 위원장을 선뜻 내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의 정치적 효용성이 소진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마땅한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출마 카드가 여전히 살아있는 탓에 여권 핵심부는 "아무리 (여론조사를) 돌려봐도 손 대표가 나오면 정운찬 카드밖에 없다"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당의 심층여론조사 결과 "바닥 민심이 심각하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잇단 실정으로 인한 어두운 선거구도도 여권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당내에서 "상황이 고약해졌다"는 토로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정 위원장의 사퇴가 가져올 동반성장 의지 부족 논란과 후폭풍도 여권 입장에선 곤혹스럽다.

정 위원장도 방향타를 결정짓기 쉽잖은 상황에 몰렸다. 정 위원장 측은 "당분간 말을 아낄 것이다. 28일 동반성장위 회의 전까지는 입장이 정리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 이용욱 기자 >

■ 孫 측근 신학용 '출마 불가론' 주장이종걸은 압박… 당 내부도 엇갈려후보등록 시한 돼야 가닥 잡힐 듯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4·27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를 둘러싼 논쟁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손 대표가 거듭된 당내 출마론에 대해 공개 발언을 삼가는 사이 출마를 찬성·반대하는 목소리가 공개 표출되고 있다. 여도 야도 손 대표만 쳐다보는 상황에서 매듭을 지으려는 흐름이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손 대표 특보단 간사인 신학용 의원은 2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분당은 경기도의 강남으로 한나라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면서 "제1야당의 대표로서 전국 선거를 총괄해야 하는 손 대표를 사지로 등떠미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출마 불가론'을 주장했다.

반면 이종걸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분당은 내년 총선이나 대통령 선거에 있어 수도권 전체의 민심을 판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지역"이라며 "모험을 해서라도 (손 대표가) 당을 위해 헌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청들이 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출마를 압박했다.

당내 찬·반론이 엇갈리면서 관심은 손 대표의 속내와 신 의원이 '불가론'을 제기한 의도로 쏠린다. 신 의원은 "출마 반대는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긋지만, 손 대표 측근이라는 점에서 손 대표의 의중이 담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 대표가 직접 분당을의 '대안 카드'를 물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정반대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신 의원이 "분당은 누가 나가도 백전백패"라고 거듭 선거의 어려움을 강조한 것이 역설적으로 출마를 '손 대표의 결단'으로 귀착짓는 사전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 경우 출마 효과도 배가하면서 만약 패하더라도 내상을 적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 자신은 여전히 여백 속에 머물고 있다. 차영 대변인은 "손 대표는 재·보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며 "개인의 승패는 손 대표 행보에 중요한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핵심 측근은 "이쪽 저쪽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손 대표의 '희망대장정'이 끝나는 다음달 12일에 임박해서야 출마론의 가닥이 잡힐 공산이 커 보인다.

< 이용욱·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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