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도재기 기자 2011. 3. 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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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 진보성향 인사들 모임 '생명평화마당' 본격 활동 주목

생명평화마당이 지난 2월 서울 충정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생명평화신앙을 통한 기독교의 정체성 재정립'을 주제로 개최한 월례 포럼의 모습. | 에큐메니안 제공

한국 개신교계의 진보성향 목회자와 신학자, 기독교 활동가, 신자들의 모임인 '생명평화마당'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 주목된다. 생명평화마당은 지난해 4월 부활절에 '생명과 평화를 여는 2010년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 발표에 참여한 진보 인사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모임이다. 그리스도인 선언의 뜻을 사회 속으로 확산시키고, 보수 인사들의 견해가 한국 개신교를 대변하는 왜곡된 상황을 극복하며, 개신교 내 진보적 전통을 강조하려는 목표로 모임이 이뤄졌다.

이들은 그리스도인 선언에서 현재 한국 개신교의 각종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며 그리스도인 모두의 회개를 촉구하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 선언은 특히 1973년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요구했던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과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의 관계 개선을 촉구했던 88년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신앙선언'에 이은 개신교계 진보 인사들의 세번째 선언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원로 신학자부터 젊은 기독교 활동가까지 망라된 생명평화마당은 개신교계의 성장제일주의와 상업주의, 사회현실과 유리된 신앙활동, 기복주의 등을 성찰하고 비판하며 평화와 생명이 파괴되는 이 시대에 생명과 평화를 한국 개신교가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정신으로 본다. 또 민중과 고통을 함께하며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명평화마당은 최근 실행위원회 등의 조직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총무 김희헌 목사(한신대 교수)는 3일 "그동안 느슨한 형태로 진행돼온 생명평화마당의 조직 체제와 성격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활동도 다양하게 펼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생명과 평화를 향한 기독교 정신의 확산을 위한 월례 포럼을 열고, 한국 교회의 성장주의와 교리주의를 넘어설 신학적 토대인 '생명평화신학' 정립을 위한 학술 활동도 벌인다. 또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진보적 대안교회인 '생명평화교회'의 연대체제 구축 등도 추진키로 했다.

생명평화마당은 우선 오는 8일 '생명평화마당 3월 월례 포럼'과 함께 '생명평화교회' 연대를 위한 발기인 모임을 개최한다. 월례 포럼은 매월 둘째주 화요일에 마련되는 것으로 사회현실과 밀접한 특정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개신교인의 신앙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다.

3월 포럼은 '장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성서적, 교회적, 신학적 평가'를 주제로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 내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발제는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와 김근주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강원돈 한신대 교수가 맡았다. 생명평화마당 측은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강조하는 기독교적 시각에서 현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해 신랄하게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열린 '생명평화신앙을 통한 기독교의 정체성 재정립'이란 주제의 포럼에선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삭개오 작은교회 목사)가 발제자로 나서 개신교계의 이웃종교 폄하 행태, 공공적 사회윤리성을 무시하는 무리한 전도, 일부 성직자들의 탈선 등을 비판하며 각성을 촉구한 바 있다. 4월 포럼은 '한반도 평화와 한국 교회의 과제', 5월 포럼은 '생명평화의 정치-현실 정치와 한국 교회의 선택'을 주제로 열릴 계획이다.

생명평화마당은 포럼에 앞서 생명평화교회들의 연대 구축을 위한 발기인 모임도 갖는다.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강조하는 교회들이 범교단적으로 연대해 한국 교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희헌 목사는 "그동안 회의를 통해 많은 의견들이 나와 있는 상황"이라며 "공식적인 발기인 모임을 통해 연대체제를 어떻게 구성할지 더욱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평화마당은 또 진보적 신학자들의 연대를 통한 '생명평화 신학' 정립도 추진한다. 기존의 민중신학은 물론 다른 토착 신학과 여성 신학까지 망라한 신학자들이 공동 심포지엄 등을 통해 한국 상황에 맞는 새로운 '한국적 신학'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생명평화마당은 우선 진보 신학계를 망라한 연 2회의 심포지엄을 예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적 신학토대가 만들어지면 한글, 영문으로 출판해 해외의 진보신학자들과 연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2013년 부산에서 'God of life, lead us to justice and peace'(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인도하소서)란 주제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계기로 각국 진보신학자들과 학술적 교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 목사는 "생명평화선언을 계기로 한국 교회의 난맥상을 극복할 진보적 대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교단이나 세대, 활동분야를 초월한 생명평화마당은 올해부터 본격적 활동에 나서 한국 사회와 교회에 새로운 희망을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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