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선거 개혁을"-"적반하장"..아수라장 한기총

2011. 3. 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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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광선 목사 쪽 "길 회장 인준 무효" 직무정지 신청

지도부, 중징계로 반격…전·현직 세력다툼 격화

한국 보수기독교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둘러싼 돈선거 논란이 징계와 법적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길자연(70)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밀고 있는 현 한기총 지도부는 최근 길 목사의 돈선거 내용을 폭로하며 '길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는 이광선(67) 목사와 '한기총개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한기총비대위) 위원 등 26명에 대한 징계안을 통과시켰다. 전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와 최성규 목사, 최충하 목사 등 18명은 10년간, 김동권 목사 등 4명은 5년간 '한기총과 산하 모든 기관의 회원자격을 정지한다'는 중징계안이다. 한기총은 3~4일께 실행위원회를 열어 징계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현 체제에 맞서고 있는 한기총비대위는 길 목사를 상대로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한기총비대위 쪽 '총무서리'인 최충하 목사는 "(대표회장) 선거 이후 인준을 논의한 총회장에서 이광선 목사가 정회를 선언했는데도, (길 목사 쪽) 그들끼리 속회를 해 대표회장 인준을 한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한 것"이라며 "비대위는 앞으로 금권선거를 차단하기 위해 제도개혁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총비대위는 오는 10일 저녁 7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와 한기총 개혁을 위한 2차 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선 한기총 산하 대표적인 교단들인 예수교장로회통합, 예수교장로회합동, 고신, 대신 등 주요 교단 소속 목사들이 설교를 통해 '한기총 개혁'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길자연 목사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홍재철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두번 나선 이광선 목사가 3년 전 엄신형 목사와 맞붙을 때는 돈을 쓰지 않아서 떨어지고, 2년 전엔 돈을 써서 당선됐다고 했는데, 2년 전 그가 돈을 써서 떨어뜨린 상대가 바로 나"라며 "개혁을 한다면 피해자인 내가 해야지 돈을 쓰고 피해를 준 이 목사가 개혁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홍 목사는 이어 "개혁을 하려면 자신이 대표회장으로 있을 때 해야 하는데, 자신은 돈을 써서 누릴 것 다 누린 뒤에 개혁하자면 정당성이 있느냐"며 "자신이 죄를 고백하면 사회법에서도 '정상 참작'은 될 수 있지만 처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지금이라도 손해배상청구소송이라도 하고 싶지만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기총 길자연 목사 체제는 금권선거에 대한 제도개혁안은 논의하지 않은 채 상임위원회 자리를 15개 늘리는 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켰다. 또 한국 교회가 2013년 부산에 유치한 '기독교계의 올림픽'으로 꼽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총회' 대책위를 열어 '세계교회협의회의 종교다원주의, 종교대화주의, 종교혼합주의, 사회구원 지상주의, 용공주의, 개종전도 금지주의, 로마가톨릭주의, 가시적 교회일치주의, 신앙고백 형식주의, 성경불신주의 등 10가지가 우려된다'며 총회 유치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천명하면서 한국의 '세계교회협의회' 회원교회들한테 그 단체에서 탈퇴하라고 권고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손봉호 교수 "한기총, 존재 이유 없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복음과 상황> 등을 통해 기독교 시민운동의 토대를 마련했던 손봉호(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손 교수는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현 대표회장이) 서로 자기가 옳고 상대가 그르다고 다투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개혁은 불가능하다"며 "어떤 조직이든 문화가 형성되면 개혁이 어렵고, 한기총은 한국기독교의 이미지에 이익보다 손해를 끼치기 때문에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속적으로 덕 보려는 것은 기독교적 관점이 아니다"며 "세력이 클수록 더 낮아져야지 그 세력을 이용해서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면 종교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침묵하는 다수'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한기총이 기독교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옹호하며, 기독교와 성경에 반해 돈을 쓰면서까지 명예를 탐하는 것을 용인하는 다수도 문제라는 것이다. 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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