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GSP 손보겠다는 겁없는 파이터

김식 2011. 1. 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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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식]

김동현(위)이 미국의 네이트 디아스를 눕힌 채 파운딩을 퍼붓고 있다. 김동현은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미국종합격투기(UFC) 5연승을 달렸다. [라스베이거스=게티이미지]

"나는 GSP를 원한다."

 김동현(30) 입에서 'GSP'가 나오자 미국 격투팬들이 술렁거렸다. 대부분 "우~" 하는 야유를 보냈다. 박수를 치며 격려하는 팬도 일부 있었다. 김동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엷은 미소를 지으며 옥타곤을 내려왔다. GSP는 미국 종합격투기 UFC의 웰터급(73㎏ 이하)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30·캐나다)를 일컫는다. 전 체급을 통틀어 가장 강력하고 완벽한 챔피언과 싸우겠다고 큰소리치는 동양인의 정체를 UFC 팬들은 궁금해했다.

 ◆'좀비 파이터'를 꺾다=김동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25' 경기에서 네이트 디아스(26·미국)를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눌렀다. 김동현은 레슬링 기술을 앞세워 경기 내내 리드를 지켰다. 1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디아스를 쓰러뜨린 뒤 라운드가 거의 끝날 때까지 포지션을 지켰다. 2라운드 패턴도 비슷했다. 디아스가 타격전을 펼치려 했지만 김동현의 태클에 번번이 무너질 뿐이었다.

 김동현은 3라운드 중반까지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다 디아스의 반칙성 무릎 공격을 머리에 허용한 뒤 흐름을 빼앗겼다. 이후 김동현은 경기 종료까지 디아스의 강펀치에 시달리며 역전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디아스는 종합격투기 전적 12승5패를 기록한 UFC 수준급 파이터다. 특히 한 차례도 KO패를 당하지 않은 맷집과 근성 때문에 '좀비 파이터'로 불리며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고전하긴 했지만 김동현은 UFC 데뷔 후 상대한 파이터 중 최고 대어를 잡았다. 특히 레슬링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임을 입증했다.

 ◆톱10으로 가는 길은?=김동현이 동양인 최초로 UFC 무대에서 5연승을 달리는 동안에도 '그라운드 기술이 뛰어난 선수' 이상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까지 만난 상대가 그리 강력하지 못했던 데다, 미국 팬들이 좋아하는 화끈한 타격전을 보여주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얌전했던 동양 청년은 디아스를 꺾은 뒤 GSP를 겨냥했다. 앞으로는 UFC 톱클래스와 경쟁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실제로 김동현은 더 이상 다크매치(TV에 중계되지 않는 경기) 선수로 뛰기엔 아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이날 경기도 메인매치(TV로 중계되는 경기)로 열렸다. 김동현은 예전부터 "GSP와 싸운다면 한이 없겠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챔피언 도전권을 얻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조쉬 코스첵·티아고 알베스·존 피치·댄 하디·B J 펜 등 쟁쟁한 파이터가 톱클래스를 형성하고 있다. 모두 주먹이 강하고 레슬링에도 능하다. 챔피언 GSP를 제외해도 UFC에서 가장 강력한 파이터들이 웰터급에 몰려 있다.

 김동현은 새해 톱10 파이터와 대결할 기회를 한두 차례쯤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승리하면 챔피언 도전권도 노려볼 수 있다.

김식 기자 < seekjoongang.co.kr >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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