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로 간 스웨덴 뱀파이어, 역시나..

2010. 11. 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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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무비조이 기자]

▲ 렛 미 인

스틸컷

ⓒ (주)누리 픽쳐스

< 렛 미 인 > 은 스웨덴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슨이 2008년 원작 소설 'Let The Right One In'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그 작품은 한국에서 제법 많은 마니아 영화팬을 만들어 낼 만큼 독특한 감성이 살아 있었다. 이런 작품이 할리우드에서도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대부분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면 원작이 가지고 있던 감성이 사라져 버리고 그 자리를 상업적인 시선이 채우는 경우가 많았다. 할리우드 판 < 렛 미 인 > 역시 스웨덴 영화보다 상업적인 시선이 훨씬 많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 클로버필드 > 로 유명한 맷 리브스 감독은 할리우드 판 < 렛 미 인 > 에서도 분명 자신의 장기를 제대로 살렸다. 스웨덴 판 < 렛 미 인 >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전개 시키면서 스릴러적인 요소에 더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다 할리우드 판이 스웨덴 판과 완전히 다른 부분 한 가지는 소녀와 소년의 느낌이다. 스웨덴 판이 창백한 얼굴에 차갑고 신비로운 캐릭터로 만들어졌다면, 할리우드 판은 인간적인 감성이 약간 더 묻어나는 캐릭터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두 소녀와 소년이 보여주는 이야기가 드라마틱해진 것은 사실이다.

외딴 마을에 소녀와 늙은 남자가 이사를 온다. 모두들 할아버지와 손녀로 생각했지만 이 둘 사이는 그런 사이가 아니다. 새로 이사 온 소녀 애비(클로이 모레츠)에게 오웬(코디 스밋-맥피)은 자신의 감정이 움직이고 있음을 느낀다. 오웬은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해서 놀이터에서 혼자 노는 것이 일이다. 그러던 와중에 오웬은 애비와 늙은 남자가 연인 사이임을 알게 된다. 애비는 바로 뱀파이어였던 것. 늙은 남자는 애비의 피를 구하다가 사고를 당해 그녀의 존재를 들키지 않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고 만다.

이제 새로운 사람이 필요로 하는 애비.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 오웬은 도움을 주기 시작한다. 애비 역시 오웬을 그냥 두지 않는다. 그를 괴롭히는 학교 아이들로부터 오웬의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준다. 오웬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음이 편안한 느낌이 든다. 이제 누군가 해야 될 역할인 애비의 남자 친구가 되기로 작정한다. 뱀파이어는 영원히 늙지 않지만 오웬은 언젠가 늙어서 그녀의 곁에서 죽어야 될 운명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스웨덴 '렛 미 인'보다 매력은 떨어져

▲ 렛 미 인

스틸컷

ⓒ (주)누리 픽쳐스

스웨덴 판 < 렛 미 인 > 은 북유럽의 감성이 묻어 있었다. 뱀파이어 소녀와 소년인 리나 레안데르손과 카레 헤레브란트의 묘한 매력이 북유럽의 하얀 설원과 함께 너무나 고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에다 영화 미쟝센 역시 두 어린 소녀와 소년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뒷받침해 주었다. 상업적인 감성보다 영화 완성도에 더 신경 쓴 모습이 역력했다. 이런 장점은 원작 소설이 가지고 있던 차갑고 슬픈 그리고 매혹적인 뱀파이어 잔혹 로맨스를 확실히 살려 내었다.

분명 할리우드 판 < 렛 미 인 > 도 원작에 최대한 근접해서 만들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웨덴 판 < 렛 미 인 > 을 본 관객들이라면 뱀파이어 소녀와 소년인 클로이 모레츠와 코디 스밋-맥피의 매력이 결코 스웨덴 판의 주인공 리나 레안데르손과 카레 헤레브란트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스웨덴 판 < 렛 미 인 > 에서 보여준 소녀와 소년의 창백하면서도 순수한 아이 같은 캐릭터 그 자체가 영화의 상징적인 모습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판 < 렛 미 인 > 에서 두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이긴 하지만 상업적인 모습에 더 치중하면서 상당히 스웨덴 판보다 평범해졌다. 이런 부분들은 특히 소녀 역할을 맡은 클로이 모레츠가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풍기는 부분에서 확실히 감지할 수 있다. 스웨덴 판 < 렛 미 인 > 에서 보여준 뱀파이어가 소녀의 순수함 그 자체로서 핏빛 가득한 청초한 로맨스를 보여주었다면, 미국판 < 렛 미 인 > 은 장르적 특성을 살리면서 공포와 스릴러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영화를 연출한 맷 리브스 감독의 의지가, 클로이 모레츠가 맡은 뱀파이어 소녀 캐릭터를 통해 확고히 드러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스웨덴 판 < 렛 미 인 > 을 보지 않은 관객들이 할리우드 판 < 렛 미 인 > 을 보았을 때 같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할리우드 판 < 렛 미 인 > 은 스웨덴 판을 보지 않았다는 단서아래 충분히 색다른 느낌을 주는 뱀파이어 영화가 될 것이다. 기존 뱀파이어 영화에서 느껴볼 수 없었던 매력을 주기 때문이다. 두 소녀와 소년이 보여주는 매혹적이고 슬픈 로맨스가 관객들의 감성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다 < 트와일라잇 > 과 달리 생존 그 자체를 위해 살아가는 처절한 소녀 뱀파이어의 로맨스를 보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녀가 뱀파이어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소년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없단 설정부터 기존 뱀파이어영화와 그 궤적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판 < 렛 미 인 > 은 2000만불 제작비로 1209만불 북미 극장수입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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