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같은 인연, 믿음의 한 길 걷는 이진우 이응경 부부

2010. 11. 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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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얼굴에 함박웃음을 띤 탤런트 이진우 집사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하나님'이었다. 손에는 성경과 주황색 파일을 들고 있었다. 성경을 펼치자 수없이 지나간 형광펜의 흔적이 역력했다. 지난해 9월 첫 간증 때부터 들고 다녔다는 주황색 파일엔 매일 받은 말씀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올해 신학공부를 시작한 탤런트 이진우 집사를 18일 서울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부인 이응경 집사는 방송을 위해 메이크업을 받느라 조금 늦었다. 부부가 함께 전국 교회를 다니며 하나님을 증거 한다는 이야기는 방송가뿐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화제가 됐다. 드라마 같은 부부의 만남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기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연예인 커플이 많지 않던 2005년 이들의 결혼은 큰 이슈가 됐었다. 당시 두 사람은 각자 아들과 딸을 데리고 재혼 가정을 이뤘다. 이들은 3년 전부터 교회에 출석했다. 그 이전에는 전혀 신앙이 없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 목사님이 하라는 대로 했다. 이진우 집사는 교회에 출석한 지 40일 만에 방언이 터졌다. 당시에 대해 이 집사는 "하나님이 급하셨나봐요. '너는 고집이 세니까 내가 직접 임하겠다'고 말하셨어요. 이후 방언이 터졌지요"라고 고백했다.

방언이 터지면서 환상을 보았다. 빛 되신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욥과 같이 하나님에 대해 '귀로만 듣다가 얼굴을 맞대고 보는' 기적을 경험했다.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이 그동안 겪었던 환란과 아내와의 만남이 하나님의 예비하심이었음을 깨달았다. 부부는 하나님을 증거 하는 것이 자신들의 사명임을 깨달았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50여회나 간증집회에 나섰다. 자신들을 부르는 교회의 요청을 되도록이면 거절하지 않으려 한다. 전하는 것이 사명임을 알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만난 이후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지난 5월 이진우 집사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평소처럼 교회에서 간증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을 느꼈다. 교회 강대상을 붙잡고 간신히 간증을 마칠 수 있었다. 뇌출혈일 경우 3시간 안에 응급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24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에 갔다.

그는 '하나님이 천국을 보여주시겠구나'라는 소망을 갖고 수술대에 올랐다. 1시간50분 동안 수술을 받고 5일 만에 퇴원했다. 빠른 회복에 의사는 "기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며 놀라워했다. 이응경 집사는 "우리는 전할 사명이 있는 사람들인데 특별한 간증거리를 주신 것 같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이진우 집사 또한 "뇌출혈을 통해서 믿음은 더욱 깊어졌다"면서 "이 땅의 헛된 것을 더 이상 붙잡지 말고 하나님의 일을 하라는 사인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부부는 둘 다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이진우 집사의 장래 희망은 '스님'이 되는 것이었다. 이응경 집사도 불교와 익숙했다. 이진우 집사는 2004년, 한 팬이 보낸 편지를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 미국에 사는 74세의 권사가 보낸 2권의 기독서적과 신앙을 가져야 한다는 절절한 편지는 그에게 까맣게 잊었던 하나님을 기억나게 했다. 그는 중학교를 미션스쿨에서 다녔다. 하나님을 접할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이후 자다가 벌떡 일어나 주기도문을 외우는 체험을 하면서 믿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나님의 존재를 어렴풋하게 느끼던 그는 이응경 집사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게 된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결혼했던 이응경 집사의 삶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전 남편과 14년간의 고통스런 결혼생활을 했다. 오직 딸아이의 장래 걱정 때문에 결혼을 이어갔다. 그 사이 경제적인 문제로 탤런트가 되었다. 대중에게는 미혼으로 알려졌다. 사람들도 기피하고 집과 촬영장만을 오가던 그는 결국 죽을 각오로 이혼을 요구했고 법원의 결정으로 전 남편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친정에 돌아온 이응경 집사에게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아버지가 혈액암 선고를 받은 것이다. 무당이 접근해왔다. 함께 절을 짓자고 했고 '굿을 하면 아버지가 살 수 있다'는 말로 꾀어 수천만원을 갈취했다. 이런 이응경 집사의 상황을 알게 된 이진우 집사는 법당을 찾아가 모든 집기를 끄집어내어 불 질렀다. 그는 이응경 집사와 함께 기도하며 그녀의 회복을 전적으로 도왔다, 만난 지 40일 만에 이진우 집사가 프러포즈했고 이들은 결혼에 골인했다.

역경의 연속이었던 지난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부의 얼굴을 보았다. 행복해 보였다. 표정도 맑았다. 이응경 집사는 "믿음과 사랑이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 "하나님이 함께해주시는 결혼생활이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가 더욱 깊어진다"고 토로했다. 이진우 집사도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의 힘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서 "함께 살면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는 사실을 고백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조용기 원로목사는 이진우 집사에게 신학을 할 것을 권유했다. 그 권유에 순종, 올해 한세대 영산신학대학원 신학과에 입학했다.

"앞날의 계획이요? 우리 인간에게 어찌 계획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오직 하나님이 지시하는 그 땅에 가며, 그 일을 하면 되지요. 그분은 우리 모두를 쉴 만한 푸른 초장과 물가로 이끄시는 분이 십니다. 그래서 앞날은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님만 전하며 살고 싶습니다."

최영경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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