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김동성, 오노와 8년만의 만남

2010. 11. 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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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표 배출. 국제심판 `두마리 토끼' 쫓으며 제2인생

(클리블랜드 < 오하이오 > =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악연'을 맺은 쇼트트랙 스타 김동성(30)과 아폴로 안톤 오노(28)가 8년만에 재회했다.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을 위한 2차 아메리칸컵 대회가 열린 7일(현지시간) 미 오하이오주의 클리블랜드 하이츠 아이스링크.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 미국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돼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오노가 대회 격려차 이곳을 방문했다.

미 스포츠 스타중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오노의 인기를 반영하듯 그가 아이스 링크를 둘러보는 동안 관중과 선수들이 사인을 받기 위해 구름떼처럼 몰렸다.

이날 대회장 한켠에는 초청 대회인 초등학생, 중학생 주니어 경기에 유소년 `꿈나무'들을 이끌고 참가한 코치 김동성이 어린 선수 한명 한명을 지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대회장을 떠들썩하게 한 후 아이스 링크를 빠져 나가던 오노와 조용히 선수들에 스케이팅 전략을 지시하고 있던 김동성이 조우했다.

오노가 먼저 알아보고 "김동성이 아니냐"며 다가갔고, 두 사람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갑게 포옹을 나누고 악수를 교환한 뒤 근황을 물었다.

오노는 "이곳에 어쩐 일이냐", "미국에 사느냐"라며 궁금증을 표했고, 김동성도 "얼굴이 좋아 보인다"라며 덕담을 건네고 자신은 버지니아에서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며 코치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휴대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교환한 뒤 나중에 다시 한번 만나기로 했다. 오노도 버지니아쪽으로 올 기회가 있을 때 들리겠다고 약속했다.

두 사람의 조우는 8년만이다.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 파문으로 1등으로 들어온 김동성이 실격처리돼 올림픽 금메달을 빼앗긴 후 이날까지 한번도 얼굴을 마주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김동성은 "8년전 올림픽의 그 경기 이후 오노를 처음 만난 것"이라며 "시간이 흘러 오노에 대한 안좋은 감정은 전혀 없으며. 오랜만에 만나니 서로 반가울 뿐"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솔트레이크 올림픽 직후 `김동성-오노' 스토리는 반미(反美) 감정과도 연결되는 분위기였던 터라, 그해 2002 월드컵 미국과의 예선전때 김동성은 경기를 관람키로 돼 있었으나 "경기 하루전 모처에서 만약의 사태를 감안해 경기장에 나오지 말라고 권유해 티켓까지 받았는데 못갔다"며 당시의 비화도 소개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동성은 2002년 올림픽때 좌절을 맛본 후 그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관왕(6관왕)에 오르며 `쇼트트랙 황태자'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으나, 그해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2005년 12월 미국 유학길에 오르며 새로운 인생을 모색했다.

캘리포니아 유학중 유소년 코치가 돼달라는 간청을 받고 2007년 워싱턴D.C쪽으로 옮겨 초빙 코치 생활을 해온 김동성은 올해봄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딴 `DS 스피드 스케이팅' 클럽을 창단해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이 클럽에서는 주로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 40여명의 유소년들이 쇼트트랙을 배우고 있다. 취미로 쇼트트랙을 즐기려는 성인들도 가르침을 받고 있다.

미국 영주권까지 받은 김동성은 "우선은 어린 선수들을 가르쳐 장래 미국 국가대표 선수를 키우고 오노 못지 않은 스타를 만들어 내는게 목표이며, 나중에 자격증을 따서 국제심판으로도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억울한 심판 판정때문에 금메달을 날린 그로서는 자신과 같은 안타까운 선수들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오심'없는 국제심판이 되겠다는 꿈은 저버릴 수 없는 목표이다.

미국땅에 뿌리를 박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는 "처음 과거 경력때문에 떠받쳐주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이민자 생활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면서도 "하지만 코치 생활을 하면서 가르치는 아이들의 실력이 부쩍부쩍 커가는 것을 보는 것은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김동성은 자신의 이름으로 클럽을 창단한 후 올 가을 뉴욕 로체스터,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의 주니어 대회에 차례로 참석해 주요 종목의 상위권을 휩쓸며 지도자로서도 그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주에서 부인 오유진(28)씨와 1남1녀를 두고 사는 김동성은 "아직 젊기 때문에 유소년 코치직에 전념하고 싶고, 앞으로 미국 쇼트트랙 영역에서 다양한 미래를 개척하고 꿈꿔 나갈 것"이라고 의욕을 밝혔다.

sg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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