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전 대사, '천안함의 비밀' 국회 폭로?
야당, 국정감사 출석 여당동의 요구…이명박 대통령, 갑작스런 러시아행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 문제가 정치권 관심사로 떠오름에 따라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비밀이 국회에서 공개될 것인지 주목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9일 고위정책회의에서 "그레그 전 주한 대사가 최근 언론을 통해 '천안함 침몰은 피습이 아닌 사고가능성이 있다. 한국정부가 러시아 조사단을 조사하는데 사실상 막았다. 또 러시아 정부가 천안함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라는 등 엄청난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학용 의원은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제적 망신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줄 것이다. 민주당은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정부가 나서서 국민적 의혹을 해결해야 한다.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러시아 보고서 등 모든 자료를 공개해 천암함 관련 의혹을 모두 해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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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9월4일자 5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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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전 대사는 한겨레 4일자 5면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제2의 통킹만 사건이 연상된다고 주장했다. 통킹만 사건은 미군 구축함이 북베트남의 어뢰 공격을 당했다는 주장으로 미국의 본격적인 베트남전 참전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베트남전 개입을 위한 미국의 조작극임이 밝혀졌다.
신학용 의원은"그레그 전 대사는 한국이 요청할 경우 국정감사 증인 출석까지 시사하고 있는 마당에,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그레그 전 대사와 맞장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이 요청하는 그레그 전 대사 출석요구에 한나라당은 마땅히 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미묘한 시기에 러시아를 방문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러시아 방문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최근 러시아 천안함 보고서를 둘러싼 그레그 전 대사의 발언 등이 겹치면서 이 대통령 러시아 방문은 정치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9일 러시아 푸틴 총리와 만날 계획이다.
박기춘 민주당 수석부대표 "이명박 대통령이 1박 2일 일정으로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정책포럼 기조연설을 위해서 참석한다는 보도를 봤다. 이번 러시아 방문은 당초에 계획된 외국순방일정에는 없다. 정부측의 설명과는 다르게 러시아 측에서 먼저 초청한 것이 아니고, 이 세계 포럼에 참여하겠다고 알려 왔기 때문에 방문하게 됐다는 보도가 오늘 조간신문에 있었다"고 말했다.
박기춘 수석부대표는 "그 속내가 무엇인지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면서 "그레그 전 대사의 발언이 많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건 러시아 보고 때문에 러시아를 방문하게 됐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정부 해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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