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전성시대? 홍수시대! 명과 암

2010. 8. 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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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형우 기자]

걸그룹 홍수시대다.

지난해 가요계를 좌지우지하던 걸그룹들의 행보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한풀 죽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올 초부터 쏟아지고 있는 걸그룹 데뷔 숫자는 올 연말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티아라 소녀시대 카라로 이어진 상반기 히트곡 릴레이는 미쓰에이가 배턴을 이어받은 현실이다.

이 뿐 아니다. 수많은 신예 걸그룹들이 최근 데뷔했거나 데뷔를 준비 중이다. 8월에만 시크릿 레인보우 나인뮤지스 3팀의 걸그룹들이 각축을 벌인다. 일부 가요 관계자들이 여름 가요계 다크호스로 꼽을 정도로 각 소속사는 사활을 걸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음악방송에 가면 '걸'들만 보인다. 지난해부터 데뷔한 걸그룹이 족히 30팀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걸그룹 시장을 넘어 아이돌 시장은 물론 가요 시장에서도 포화를 넘어선 수치다. 빈틈을 노리고 노리다보니 평균연령 14세의 걸그룹도 데뷔를 앞두고 있다.

왜 이렇게 가요 매니지먼트사들은 걸그룹에 '목'을 매고 있을까.

한 전문가는 "여자 아이돌은 남자 아이돌에 비해 단기 수익성이 매우 높다"며 "가요계가 워낙 빨리 변화하고 빠른 시기 안에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로 가다보니 여자 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자 아이돌에 비해 여자 아이돌은 초반 화제성이 뛰어나고 스타만들기가 빠른 시일 안에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남자 아이돌은 투자 금액이나 시간이 여자 아이돌보다 오래 걸린다. 대신 뜨면 그 수익성은 여자 아이돌의 몇배가 된다. 결국 단기 수익성과 장기 수익성의 사이에서 매니지먼트 사들이 단기 수익성에 촛점을 맞춘 셈이다.

이는 영세해진 수익구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투자 금액은 높아지고 수익 금액은 낮아지다보니 빠른 자금 흐름을 위해서라도 단기 수익성에 포커스를 맞출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가요계가 하루가 다르게 빨리 변하고 있어 긴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남자 아이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소녀시대는 이 단기와 장기 수익성 대비 구도로 단번에 바꿔놨다. 장기 수익 측면에서도 걸그룹이 대박을 내다보니 걸그룹에 대한 매니지먼트사의 대우가 달라졌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찌됐든 '걸그룹이 잘 되기 때문'이다. 이에 너나 할 것없이 걸그룹에 올인을 하는 형국이다. 한 장르가 유행하면 모두가 따라가는 한국 가요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그러나 위험은 여기에 있다. 걸그룹 Big4 중 세 팀인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는 2007년도에 데뷔한 '고참급'이다. 다시 말해 아무도 '걸그룹에 눈을 돌리지 않을 때' 승부수를 건 '선구자'다.

결국 비어 있는 시장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 성공했고 이 성공을 바탕으로 또 다른 성공을 낳고 있다. 뒤늦게 데뷔한 걸그룹들이 이들의 결과만 바라보는 건 너무나 단순한 환상론이다.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한 사람'과 '남들이 한 것을 한 사람' 간의 성공 가능성과 규모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가 걸그룹 선두주자로 나선 이유는 텅 빈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했기에 가능한 일이지, 이미 대박난 시장에 파고들어서 이뤄낸 것이 아니다.

후발주자 가운데서도 성공적인 행보를 걷는 걸그룹들도 있다. Big4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2NE1, 또 이들을 맹추격 중인 티아라 포미닛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 역시 단순하지 않다. 2NE1은 YG라는 든든한 매니지먼트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티아라 포미닛도 직간접적으로 한국 아이돌계를 이끌던 매니지먼트사와 관계자들의 노하우가 주요했다.

아이돌은 자금이 받쳐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구조다. 엄청난 자금이 밑바탕이 되야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게다가 한국 아이돌 시장을 꿰뚫는 노하우도 숨어있는 파워다. '황금이 있다'고 떠나간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무모함이 통할 수 없다. 더욱이 이들은 기존 걸그룹들이 외면했던 빈틈들은 제대로 공략해 성공했다. 더 이상 남은 빈틈은 없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더 이상의 대박급 걸그룹 탄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시장일 수록 다른 장르에 눈을 돌릴 때다. 저 시장은 '안된다'라고 규정짓는다는 것처럼 위험한 논리는 없다. 좋은 발라드 노래로 승부해 '쏠쏠한' 재미를 본 매니지먼트사도 여럿 된다. 대형 엔터사의 대박수익 꿈에만 벗어난다면 '내실이 튼튼한 수익'을 올리는 가수를 만드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현실이다. 워낙 비어있는 장르 시장이 많기 때문이다.

가요계 관계자들이 늘 상 하는 말이 있다. "역시 남이 하지 않을 걸 해야 된다". 걸그룹 홍수시대에 대처하는 가요계의 새로운 시선이 필요할 시점이다.

김형우 cox109@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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