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女월드컵 지소연 대활약..해트트릭 기록

김종력 입력 2010. 7. 15. 10:40 수정 2010. 7. 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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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김종력] 어렸을 때부터 축구공을 갖고 노는 것이 좋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얼핏보면 남자아이 같은 짧은 머리의 소녀는 남자아이들과 어울려 집 근처 놀이터에서 해가 질 때까지 축구를 했다. 그런데 우연히 기회가 왔다. 소녀의 볼 다루는 감각을 눈여겨본 학교 앞 분식집 아저씨가 소녀의 부모님을 만난 자리에서 축구선수를 시켜보라고 권유한 것. 부모는 농담하지 말라고 웃어 넘겼지만 소녀의 가슴에서는 '축구선수'라는 새로운 꿈이 피어났다. 그때 그녀의 나이 8살. 동명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한국 여자축구의 '메시' 지소연(19·한양여대)은 이렇게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동명초등학교에는 여자 축구부가 없었다. 지소연은 남자 선수들과 어울려 축구를 했다. 남학생들에게 체력에서 밀렸다.

생일이 2월이라 학교를 또래보다 1년 일찍 들어간 것도 그라운드에서 지소연이 더욱 작아보인 이유였다. 하지만 그녀는 남자들보다 월등한 개인 기술을 갖고 있었다. "동명초에 남자보다 잘하는 여자 선수가 있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 여자축구부가 있는 오주중학교에 진학한 뒤 지소연은 단숨에 전국구 스타가 됐다. 지소연을 앞세운 오주중 축구부는 60연승(2년간 10개 대회 우승) 신화를 썼다.

2006년 10월에는 마산에서 열린 피스퀸컵 브라질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15세 8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단 것은 박은선의 종전 기록 16세6개월을 10개월 앞당긴 한국 축구의 최연소 A매치 출전 기록이었다. 이후 지소연은 각급 청소년대표팀과 A대표팀을 번갈아 오가며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로 무럭무럭 성장했다. 2006년 11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대만전에서는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A매치 최연소 득점 기록이었다.

2008년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는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며 대회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아직 19살에 불과하지만 지소연은 이미 A매치 22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20세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이 또 한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지소연은 14일 밤(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대회 D조 첫 경기 스위스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한국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FIFA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해트트릭을 올린 것은 지소연이 처음이다. 161cm로 신장은 작지만 메시를 연상케하는 빠른 돌파와 깔끔한 마무리 능력이 지소연의 강점. 스위스전에서도 지소연은 자신보다 10cm이상 큰 스위스 수비진을 빠른 발과 개인기로 흔들었다. 전반 34분과 후반 8분 개인 돌파로 연속골을 기록했고 후반 19분에는 직접 프리킥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FIFA도 홈페이지를 통해 "지소연의 이름에 강하게 밑 줄을 그어야 할 것이다"며 "이번 대회의 유력한 골든부트(득점왕) 후보로 자리잡았다"고 지소연의 활약을 주목했다. 지소연을 앞세워 산뜻한 출발을 한 태극소녀들은 17일 가나와 2차전을 벌인다.

▶Tip=20세 이하 여자청소년월드컵이란?

FIFA가 주관하는 여자 대회 중 월드컵 다음으로 큰 대회다. 2002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2년 주기로 열리며 올 해 5회째를 맞고 있다.

한국은 2004년 태국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서 본선에 올랐지만 미국과 스페인에 패해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 청소년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최인철 감독은 빠른 패스를 앞세운 조직 축구로 통산 두 번째 본선 진출인 이번 대회에서 4강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여자축구강국 북한은 2006년 러시아 대회 우승·2008년 칠레 대회 준우승 등 이 대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종력기자 [raul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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