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김승현 사태' 또?, 해결책 없나
(바스켓코리아=오세호 기자)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의 간판인 '매직핸드' 김승현이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승현과 오리온스는 2010-11시즌을 앞두고 연봉협상을 지속했으나 김승현은 지난 시즌과 동일한 6억원을 요구하고, 오리온스는 이에 절반인 3억원을 제시하면서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작년에 이어 또 다시 연봉조정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 시즌 울산 모비스를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던 같은 포지션의 양동근이 4억 9,000만원 받고, 하승진이 빠진 전주 KCC를 챔피언결정전으로 인도한 전태풍은 2억 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더구나 연봉협상 결과에 따르면 차기 시즌에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도 원주 동부의 김주성(6억9,000만원)과 서울 SK의 김효범(5억 1,300만원), 주희정(5억원)에 이르기까지 리그를 통틀어 단3명 밖에 없다. (인센티브 포함)
이유있는 "OK"
김주성은 지난 시즌 50경기에 출장해 경기당 평균 16.3점 6.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동부는 지난 시즌 3점슛의 숫자가 271개(874개 시도)로 08-09시즌의 376개(1,043개 시도)보다 100개 가량이 적었지만, 2점슛을 통해 팀이 기록한 총 득점은 동부의 전체 득점인4,199점 중 2,638점으로 4,462점 가운데 2,570점을 올렸던 08-09시즌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시즌을 치르면서 동부를 대표했던 특유의 지역방어도 그렇고, 챈들러를 활용한 공격 역시 김주성의 존재가 없었다면 강력한 무기로 완성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SK도 주희정이 합류하기 전인 08-09시즌에는 경기당 속공이 평균 2.5개(총 135개)로 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지난 시즌엔 게임당 평균 3.4개(총181개)의 속공을 성공하며 소기의 '주희정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김효범은 탁월한 운동능력과 공격과 수비에서 활용도가 높은 '스윙맨'이라는 점, 그리고 FA의 대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선에서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이유있는 "갸우뚱"
반면 김승현의 6억 요구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금액과 대비해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의 몇 번의 시즌이 거듭되면서 과거 오리온스를 주름잡던 '김승현 효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번 시즌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출장한 25경기에서 7승 18패의 성적을 거두었는데, 김승현이 빠진 29경기의 8승 21패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물론 데뷔와 동시에 팀이 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몫을 했고, 01-02시즌 프로에 입문한 후 06-07시즌까지 팀을 6시즌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으며중하위권으로 분류되던 팀을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으로 만들었다. 데뷔 후 줄곧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었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부분을 고려하고, 역대 스틸과 어시스트상을 각각 4회씩 수상한 이력을 반영한다고 해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액수이다.
'런앤건'애 능숙해 속도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는 현재 농구의 흐름으로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돌파력과 패싱력에 비해 슈팅은 다소 부족하다. 바로 앞 시즌에 전태풍, 신기성, 양동근의 경우에서처럼 공격형의 가드를 보유한 팀이 상위권에 올랐던 것을 상기하면, 김승현의 플레이의 습성도 간과할 문제는 아니다.
김승현은 지난 9시즌을 치르면서 통산 평균 7.4개의 어시스트와 2.1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두 부문에서는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지만, 3점슛은 평균 1.5개의 성공에 그쳤다. 178Cm에 불과한 작은 키에서 오는 수비의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이는 용병 출전과 관련된 룰의 개정과 관련, 일대일이 가능한 장신의 국내선수들이 각광받은 작년의 시즌을 생각하면 또 한 번 의문부호를 달게 한다.
해결책은 없는가?
김승현과 오리온스는 1년 전에도 이면계약으로 인한 파동으로 징계를 받은 뒤, KBL에 의해 징계가 완화되었던 사례가 있다 허나 다시 이런 형국이 벌어지고 말았다. 과연 이것에 대한 대책은 없는가?
관련한 법규로 명확히 규정을 지어놓는 것은 어떨까? 현재 KBL은 해당년도 입단한 신인에 대해서 연봉의 상한선을 1억원으로 규정짓고 있고, 통계로 산출하는 기록의 순위에 대해서도 일정한 기준을 두고 시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민감한 연봉과 관련된 문제는 협회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절충안을 제시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한다. 만약 이러지 않고 타이틀의 순위를 메기는 것과 같이 몇 경기 몇 분 출장을 넘어서는 선수는 구단 제시액의 범위에서 최대 얼마까지 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관계된 사항에 해당이 되지않으면 그에 따라서 적합한 차등을 두는 것이다.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우승으로 마친 뒤 "원칙이 정해지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는 것은 분명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허술함을 비난하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만큼 확실한 규제가 따라야 선수도 구단도 서로 이해하는 유대관계를 이어갈 수 있고, 그래야 한국의 농구가 도약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하겠다.
바스켓코리아 / 사진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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