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조연' 김응수, 안방극장 사로잡는다

2010. 6. 2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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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 '부자의 탄생' 이어 '나쁜 남자'서 활약(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배우 김응수(49)가 올해 상반기 안방극장 최고의 '명품 조연'으로 떠올랐다.

화제의 사극 '추노'에서 '악의 축'인 좌의정 이경식 역을 맡아 미소 뒤에 서늘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던 그는 이어 코믹드라마 '부자의 탄생'에서 까칠하고 깐깐하지만 자식 앞에서는 꼼짝 못하는 기업체 회장 부귀호로 변신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 그가 SBS TV '나쁜 남자'에서는 한 자살 사건의 배경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베테랑 형사반장 곽윤환으로 극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근 만난 김응수는 "확실히 TV 드라마의 효과가 크더라. 그간 영화에 숱하게 출연했는데도 최근 출연한 TV 드라마가 잇따라 인기를 끄니까 주변의 반응이 달라졌다"며 "무엇보다 시골에 계신 우리 어머니의 어깨가 10㎝는 올라가신 것 같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아는 척을 하니까 너무너무 좋아하시고 으쓱해 하신다"며 웃었다.

차기작도 이미 정해졌다. '추노'에 이어 비ㆍ이나영과 함께 '도망자'를 만드는 곽정환 PD가 얼마 전 전화를 걸어와 다짜고짜 "형님 아시죠? 준비하세요"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의 스케줄도 묻지 않은 채 무조건 '도망자'에 출연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린 것이다.

"제가 그런 식으로 한번 인연을 맺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작품을 출연하게 됐어요. 곽 PD와는 '추노' 전작인 '한성별곡'에서 처음 만나 세 작품을 내리 하게 됐네요. 그래도 어떤 역할이라고는 얘기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웃음) 사실 '추노'는 출연할 생각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냥 기획단계에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줬는데 제 의견이 많이 반영되면서 좌의정이라는 인물의 비중이 커졌고 그러다 제가 출연까지 하게 된 경우입니다."

그는 "좌의정은 처음에 대사도 몇 마디 안 됐다. 그런데 왕을 대신해 탐관오리를 상징해야 했기 때문에 비중이 커졌다"며 "루틴한 악역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당시 좌의정 정도면 굉장한 인텔리이고 자신의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악역을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내가 우겨서 의상도 상당히 비싼 옷을 입었다"고 소개했다.

'부자의 탄생'의 부귀호는 전혀 달랐다. 당시 '추노'의 종반부 4회와 오버랩되면서 '부자의 탄생'에 출연했던 그는 괴팍한 듯하면서도 코믹한 캐릭터를 시치미 뚝 떼고 연기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그가 천방지축 딸 부태희(이시영 분)를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면서도 딸에 대한 사랑으로 쩔쩔매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은 '추노' 보다 '부자의 탄생' 이야기를 더 많이 했어요. '우리 아버지도 그랬다'며 맞장구를 치더라고요. 제작진이 다들 철야하며 지쳐 있는 상태에서 제가 촬영장에만 가면 '오늘은 뭘 또 웃겨줄까?' 기대를 했어요. (웃음) 딸 역을 맡은 이시영이 잘해줘서 예뻤죠. 준비를 많이 해 와서 내가 애드리브를 치면 지지 않고 받아쳤으니까요."

'나쁜 남자'는 '눈의 여왕'에 이어 이형민 PD와 다시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다."복수에 눈이 먼 주인공 건욱(김남길 분)을 옥죄면서 그의 복수를 방해하게 되죠. 앞으로 건욱과 곽 반장의 불꽃 튀는 대결이 벌어지게 될 겁니다."

김응수는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하던 1981년 극단 목화의 단원이 되면서 연극계에 입문했다. 그러다 1989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일본영화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해 졸업한 후 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10년 정도 연극을 하니까 연극 언어의 한계가 보였어요. 그 한계를 깰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니 영화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연극인이 영화를 하는 것이 무슨 변절처럼 인식되던 때였지만 전 앞으로 영화가 예술의 정점에 올라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일본 영화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가 교장을 맡던 시절 최우수상을 받으며 일본영화학교를 졸업한 그는 1996년 김상진 감독이 일본에서 촬영한 '깡패수업'을 시작으로 '투캅스3'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 김 감독의 작품에 줄곧 출연하며 감초 연기를 했다.

그러다 '그때 그 사람들'의 민대령, '타짜'의 곽철용으로 영화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겼고, 최근 '반가운 살인자'와 '파괴된 사나이'까지 50편의 영화에 부지런히 출연했다.

"민대령 역은 특히 못 잊죠.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을 모델로 했는데 박 대령은 진정한 군인이었고, 그런 분을 연기해서 영광이었어요."

그는 하반기 '도망자'와 함께 뮤지컬 '남한산성'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또다시 넓힌다.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제가 제일 젊어 보여요. 다들 즐겁게 살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며 사니까 젊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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