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인터뷰]구청장에 도전하는 당찬 아줌마

오종택 2010. 5. 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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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특별취재반 오종택 고무성 기자 =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구에 칼국수집을 운영하는 40대 아줌마가 구청장이 되겠다며 출마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정흥진을 구해주세요'라는 이색적인 선거 구호를 외치며 출사표를 던진 무소속 유미영(43)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후보자 등록란에서 유 후보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그녀의 구청장 도전이 의아하기만 하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총재 시절 비서를 한 것을 제외하면 여느 후보들처럼 화려한 정치이력을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업은 동대문에서 작은 칼국수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이고, 심지어 학력은 공란으로 두었다.

그런 그녀에게 과연 정치 경험이 있는지 묻자 상당한 내공의 소유자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다.

유 후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총재시절 비서직을 하면서 김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셨고, 전 민주헌정연구회 간사직도 수행했다"고 당당히 밝혔다.

또 "김 전 대통령의 중매로 결혼 한 남편은 민선 1,2기 종로구청장을 지낸 정흥진 전 구청장"이라며 "그렇게 8년을 정 전 구청장을 내조하며 종로 구정을 이끄는 모습을 최측근에서 지켜봐왔고 부족한 행정경험은 남편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 다른 후보들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정치경험과 행정경험은 그렇다 치더라도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던 아줌마가 풀뿌리 정치의 근간인 구의원이나 시의원이 아닌 구청장직에 바로 도전장을 던진 이유도 궁금했다.

사실 유 후보의 출마에는 사연이 있다. 당초 남편이 구청장 출마를 위해 준비했으나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아쉽게 탈락한 것.

유 후보는 "남편이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종로구민들의 5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며 "하지만 대의원 투표 과정에서 위장전입과 상대 후보자 운동원이 금품살포로 구속되는 등 부정선거로 인해 분패를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민주당 공천심사위에서도 이러한 점이 부각되어 3차까지 가는 치열한 협의 끝에 남편을 5대 3으로 공천하기로 결정했으나 추인기관인 최고위원회에서는 아무런 이유 없이 재심위의 결정을 묵살해 남편을 대신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사실 남편의 억울함과 정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부인이 대신 이번 선거에 나선 것이다. 남편인 정 전 구청장도 그런 그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유 후보는 "남편인 정흥진 전 종로구청장과 종로구민의 명예를 짊어지고 구민을 내조하는 구청장으로 이번 선거에서 꼭 종로구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렇다고 단순히 남편의 정치 한을 풀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유 후보는 진정으로 종로구민을 위하고 종로의 발전을 위해 온 힘을 다 할 생각이다.

유 후보는 "부족한 행정경험은 런닝메이트이자 남편인 정흥진 전 종로구청장의 경험과 봉사를 통해 해결할 것"이라며 "나는 교육과 복지, 여성문제와 소외계층 문제를 맡아 부부의 역할 분담을 통해 구민 서비스 전 분야를 챙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그녀는 지역내 현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현 구정 운영에 있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유 후보는 "종로구의 여러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풍치지구와 각종 규제로 재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곳이 많아 명륜동, 혜화동 등지의 주거지역에 주민 안전 대책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고 외부차량으로 인해 실 거주자인 종로 구민들의 주차난 역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녀는 현 구정 운영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종로구민 대다수가 종로구청 직원들이 불친절해졌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며 "구청장과 공무원들이 자세를 낮춰야 구민들의 애로점과 지역 현안을 귀담아 들을 수 있고 노력하는 자세로 구정 전 분야가 구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2학년인 큰 아들이 엄마가 자랑스럽다며 안마를 해줄 때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강행군 속에서도 힘이 솟는다는 유 후보는 "구청장이 되면 주요 행정에 구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민 정책위원회를 가동시키고 무소속 후보인 만큼 정파에 상관없이 지방의회 의원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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