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영어 걱정도 붙들어 맵시다. 환율 계산한다고 머리 싸매지 맙시다. 여행 지형도마저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는 애플러들. 그중에서 여행 마니아 구보 씨의 하루를 소개합니다.
◆ 07:00-달콤 살벌한 모닝콜
= 모닝 알람이 울린다. 알람을 울려 준 '모닝콜 비서'는 '슬립 사이클 알람 클록(Sleep Cycle Alarm Clock)'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이 기능이 놀랍다. 중력센서를 통해 몸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면서 수면주기를 그래프로 표시해주고 또 최적의 수면 상태를 알려 준다. 무식하게(?) 정한 시간에 그냥 잠을 깨우는 것도 아니다. 사용자의 얕은 수면상태를 파악해 가장 무리가 없는 시간대를 골라서 깨워준다. 7시로 설정했다고 꼭 7시에 울리는 게 아니다. 정해 준 시간대 전후로 몸 상태를 체크한 뒤 가장 일어나기 좋은 시간대에 깨워 준다는 의미다. 물론 더 자고야 싶다. 그야말로 달콤 살벌한 모닝콜이다.
◆ 09:00 - 아이 니드 커피
= 아직 멍한 시간대. 단박에 맑은 정신을 돌려줄 모닝 커피 한 잔 생각이 간절하다. 이럴 때 요긴한 앱이 '아이 니드 커피(I need coffee)'. 애플러 치고 이 앱 모르면 간첩이다.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을 이용해 가장 가까운 지점에 있는 커피전문점을 휴대폰 화면으로 정확히 찾아갈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냥 액정화면을 보면서 화살표를 따라 발걸음만 떼면 된다. 스타벅스 톰앤톰스 커피빈 할리스 등 트렌디한 전문점은 다 찾을 수 있다.
◆ 10:30 - 추억을 더듬는 터치
여행에 걸린 시간은 물론 △이동 거리 △평균 속도 △최고 및 최저 고도 등의 위치 정보가 담겨 있다. 에펠탑을 뒷배경으로 셀카를 찍은 모습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난다. 파리지앵은커녕 영락없는 '코리지앵'이다.
◆ 12:30 - 손끝으로 찾는 맛집
= 슬슬 배가 고프다. 추억이고 뭐고 먹어야 산다. 어딜 갈까. 가장 대중적인 앱을 이용하자. '윙버스 서울맛집'. 가로수길을 검색하자 맛집들이 쫙 펼쳐진다. 위치 확인. 메뉴를 보자 사진과 함께 맛깔스런 음식들이 줄줄이 나온다. 오늘 점심메뉴는 스파게티. 음식 기다리는 동안 해외여행 때마다 요긴하게 써 먹는 맛집 검색 앱(Restaurant Nearby)을 터치.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인근에 있는 식당을 검색해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맛집 도우미다. 앱을 열면 세계지도가 커다랗게 나타난다. 하단엔 레스토랑(Restaurant), 카테고리(Category), 선호(Favorite) 등 세 가지 메뉴가 보인다. 지도에는 현 위치가 표시돼 있다. 지도를 확대하면 보라색 핀(Pin)으로 식당들이 표시되고, 핀을 열면 주소 전화번호 등 식당에 관한 정보가 뜬다. 현 위치에서의 거리와 평점도 확인.'Call'을 누르면 바로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버터만 봐도 오바이트가 쏠릴 땐 이게 최고. 중식, 아시아, 타이, 일식, 패스트푸드, 맥도널드, 피자헛, KFC 등 카테고리별로 맛집을 찾을 수 있다.
◆ 14:30 - 가족 여행지 검색
=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할 여행지 검색. 호텔ㆍ리조트 실시간 예약 앱인 '호텔엔조이(www.hotelnjoy.com)'가 유용하다. 국내 및 해외 호텔 조회는 물론 호텔ㆍ리조트 주변 정보와 예약 확인 등을 손끝으로 할 수 있다.
특히 마음에 드는 건 '주변 호텔 보기'. '증강 현실' 기술을 적용해 전후좌우는 물론 상하까지 720도 기반의 영상을 통해 숙소를 둘러볼 수 있다.
위안화가 절상을 앞두고 있다는데 환율 체크도 필수다. 'Currency Converter(환율 변환기)'는 당연히 필수 앱. 세계 모든 통화의 현 환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은행 간 환율(Interbank Rate)과 신용카드, 현금을 사용했을 때로 구분해 계산해 주니 해외에서 물건을 샀을 때도 즉시 환율을 확인할 수 있다.
◆ 16:30 - 가이드 역할도 척척
= 애플러가 된 뒤론 솔직히 가이드가 필요 없다. 간단한 번역은 'Mobile Translator' 앱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번역기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20여 개 언어들을 서로 번역해주는 앱이다. 대부분의 일상 표현이 번역되어 문장으로 나타난다. 음성으로 들려주니 흉내내기도 편하다.
중국과 일본 여행엔 유료(4.99달러)이긴 하지만 '한-영중일 여행용 번역기'가 있다. 공항, 호텔, 음식점 등 여행할 때 지나게 되는 장소에서 꼭 필요한 엑기스 문장만 제공해 준다. 잊을 뻔했다.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도 챙겨야지. 이건 조금 비싼 앱(19.99달러)이지만 방대한 정보가 담겨있어 꼭 다운받아 놓을 만하다.
◆ 17:00 - 날씨 점검 미리미리
= 마지막으로 날씨 확인. 'Moxier World'라는 공짜 앱이 있다. 날씨와 관련된 앱이지만 날씨 정보 외에 웹캠으로 현지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위키피디아(Wikipedia)와 연결돼 현지 정보까지 알 수 있는 다목적 앱이다. 화면 우측 상단의 '+' 표시를 누르면 나타나는 키보드로 도시명을 입력하면 목록이 생성된다. 목록을 누르고 들어가면 주간 날씨도 확인할 수 있다.
◆ 19:30 - 음악과 함께 하루를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잠깐 마트에 들른다. '최저가'라는 수많은 푯말이 붙어있는 물품들. 그래도 믿을 수 없다. '에그몬(EggMon)' 앱은 이럴 때 꼭 필요하다. 바코드만 갖다대면 상품의 가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최저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쇼핑까지 마치고 돌아오는 길. 집 앞 레코드 가게에서 귀에 익은 비틀스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곡 목이 뭐였더라. 이럴 때도 손끝 터치가 효자다. 'shazam' 앱을 클릭. 흘러가는 노래에 휴대폰만 갖다대면 곡명 앨범명을 알려주는 놀라운 앱이다. 앱이 친절히 가르쳐 준 곡목은 'Imagine'. 맞는 말이다. 상상만 하면 모든 게 이뤄지는 세상이다.
[신익수 여행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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