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에서 결혼까지..아 빠 딸의 인생을 카메라에 담다!

2010. 2. 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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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에게"라는 말로 시작해 아내와 함께 삼남매를 키워온 26년 세월을 담고 있는 사진집 < 윤미네 집 > . 그 속에는 윤미네 집의 가장이자 남편이고, 아버지인 고 전몽각(전 성균관대 부총장) 선생의 가족을 향한 사랑이 있다.

알지 못하는 한 아이의 유년시절은 어느새 < 윤미네 집 > 을 보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했고, 그것은 잊혀가던, 소홀히 하던 지금의 가족을 생각하게 했다. 당시 < 윤미네 집 > 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응은 그 시절의 추억과 가족을 향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런 사진집을 세상에 내놓은 아버지, 전몽각 선생과 그 가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눈도 뜨지 않은 갓난아이, 젖을 맛있게 빠는 모습, 할아버지 댁 나들이,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 조그만 마당에서 노는 모습, 제 엄마와 형제들과 뒹구는 때, 집 근처 야산에서 들꽃이며 풀 사이를 헤집고 잠자리 나비를 쫓는 모습,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가족이 함께 자전거 하이킹을 다닐 때, 아이들의 심통 부리는 얼굴, 방학 때면 집과 가까운 북한산에 오르고 가족 캠핑이니 썰매를 탈 때, 대학 합격 발표가 있던 날, 윤미의 혼인날을 받아두고…. 그 모든 장면들은 너무나도 소중했다. 아이들은 우리 부부에게 자랑이요, 기쁨이었다.

1964년을 며칠 남겨놓은 연말. 하늘에는 별이 유난히 빛나던 밤이었다. 나는 그날 처음으로 그토록 신비스럽던 나의 혈육을 대했다. 그애 사진 찍는 일도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오류동에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몇 가지 이름을 지어오셨다. 나는 그중에서 '윤미'라는 이름을 택했다. 우리는 그때부터 '윤미네'로 불리운다.

아빠 전몽각 선생은…토목공학자로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했으며 성균관대 토목공학과 교수를 거쳐 부총장을 지냈다. 사진기가 흔치 않던 대학시절, '토영회'라는 사진 동호회에서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장녀 '윤미'를 시집보낼 때,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과 글을 묶어 < 윤미네 집 > (1990년)을 출간했다. 전몽각 선생은 지난 2006년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윤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해(1970)에 우리는 갈현동 집으로 두 번째 이사를 했다. 꽤 넓은 마당도 있었지만 바로 인접한 곳에 야산이 있었고, 걸어서 15분 거리에 서오릉이 있었다. 그런 곳에는 들꽃과 풀들, 소나무, 나비, 잠자리, 그야말로 자연이 얼마든지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윤미의 결혼식 날이다. 사실은 이날도 나 자신이 사진을 찍고 싶었다. 윤미를 데리고 들어갈 때도 광각렌즈를 끼운 카메라를 한 손에 들고 노파인딩으로 찍으면 될 것 같았다. 많은 손님 앞에서 그러지 말라고 아내가 기어이 반대를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강운구 사우에게 부탁을 했다.

누구나 자기의 가정, 가족은 소중하고도 특별나며 남다르게 느끼겠지만, 우리 부부가 이룩한 '윤미네 집', 윤미, 윤호, 윤석 세 아이들과 함께 하나하나 이루어온 '윤미네 집'은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내게는 언제나 큰 기쁨이었다. 더구나 넉넉지 못한 살림에서도 아내는 헌신적으로 바르고 건강하게 아이들을 키웠고, 사진 재료만은 언제나 풍성하게 사주었다. '윤미네 집' 구성원은 모두가 아름답고 자랑스럽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 이후…큰딸 윤미씨는 1989년 결혼 직후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보금자리를 틀었다. 전몽각 선생은 < 윤미네 집 > 서문에 '그때쯤부터인가, 나는 무심결에도 하늘을 올려다보는 못된 습성이 생겼다. 김포 쪽 하늘에는 웬 비행기가 그토록 쉴 새도 없이 뜨고 또 내리는지…'라고 썼다.

사진| < 윤미네 집 > (정몽각, 포토넷) 진행|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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