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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차 녹색성장위원회 보고대회에 앞서 위원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비(정지훈), 탤런트 이다해 씨등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차 녹색성장위원회 보고대회에 앞서 위원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비(정지훈), 탤런트 이다해 씨등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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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3일 일부 지자체의 에너지 낭비형 호화청사를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녹색성장위원회 보고대회에서 "정부가 기후변화 전략을 짜고 있는 와중에도 일부 지자체는 호화스러운 건물을 짓고 있다"며 "그런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미래를 위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날에는 화려하게 에너지와 상관없이 지었지만 일부 지자체에서 에너지를 최고로 낭비하는 빌딩을 지었다고 하는데 시대에 맞는 인식이 부족한 것이다. 기초단체장이 (에너지 절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면 주민들을 주도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이 캠페인 나오면 '당신이나 잘하세요'라고 할 거 아니예요?"

이 대통령은 "공직자는 (에너지 절감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며 "건축비는 2배 들지 몰라도 에너지 사용 0%가 되면 이득이다. 환경부나 국토해양부에서 눈여겨 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1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도 "지자체 청사의 에너지 낭비 실태를 공표해 주민들이 단체장을 심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자체들이 에너지 절약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이 대통령이 업무를 보는 청와대의 상황은 어떨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지난달 19일 공개한 '2009년 대통령실 전기사용 현황'에 따르면, 청와대의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은 각각 622만6980kwh와 6억7500만 원에 이르렀다.

월평균 전기 사용량은 51만8915kwh에 이르는데, 서울시 한 가구의 월평균 사용량(400~500kwh)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1200가구 안팎이 쓰는 것과 맞먹는 전기를 사용하는 상황이다.

 2009년 청와대의 에너지 사용량
ⓒ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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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과 2008년 청와대의 전기사용량과 비교해 봐도 '이명박 청와대'가 에너지 절약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보공개센터가 취합한 2007년과 2008년의 청와대 전기사용량은 각각 535만8392kwh와 545만9427kwh에 이른다. (그해 1~10월 사용량 누적치)

청와대의 2009년 동기간 대비 사용량(1~10월)은 522만3331kwh로, 2007년에 비해 2.6% 하락했다. 이를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청와대는 정권이 바뀐 뒤에도 월 5000만 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쓰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 "직원 근무시간 크게 늘어... '에너지 낭비' 비난은 부당"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첫해와 둘째를 비교하면, 상반기에는 전해에 비해 전기 사용량이 줄어들지만 8월 이후로 접어들면 오히려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강하게 추진하다가 더운 여름에 접어들면 '초심'을 잃어버리는 공직사회의 특징이 드러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들어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크게 늘어나고 야근인원도 많은 상황"이라며 "단지 전기사용량이 크게 줄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와대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작년 2월 재단장한 연풍문(청와대 안내소)은 지열과 태양광시스템을 적용해서 예전에 비해 에너지를 20% 가량 절감할 수 있다"며 "당장 힘들겠지만 이런 노력도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태그:#청와대,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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