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 아들 송결씨 "게임으로 일본어 마스터 했다"

박명기 입력 2009. 12. 21. 09:46 수정 2009. 12.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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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박명기]

세계 최초 공장 안전모를 발명했고 미국안전협회로부터 금메달까지 받은 인물은? 믿기 어렵지만 '변신'을 쓴 체코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다. 이처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조합에 놀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돌 지난 손녀를 둔 가수 송창식(63)이 PC 6대를 소유한 컴퓨터 도사라는 것과 그의 큰 아들 송결(31)이 한국 최대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게임 기획자라는 점도 그렇다. 게임을 너무 좋아했고, 시간이 아까워 고교를 중퇴했지만 "선택에 후회는 없다"는 송창식의 아들 송결을 만나봤다.

일본어 독학, 동인게임으로 수상도

송결씨는 게임을 하기 위해 고1 때 자퇴했다. 9살 때 처음 컴퓨터를 접했고, 게임을 너무 좋아한 그는 PC통신 천리안 게임제작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일본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등과 게임기 패미컴 등을 즐기다 보니 단어를 익히기 위해 일본사전 읽는 법을 배웠다. 게임 스쿨에 다닐 시간이 없어서 고교를 중퇴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다.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자퇴할 때 되레 학교에서 '왜 그러느냐' 말렸지만 부모님들이 막아주었다"고 했다.

이후 테이블토크 RPG(가상의 상황을 말로 묘사하는 역할극 게임) 팀과 일본 동인게임(개인·소규모 동아리가 취미로 만드는 게임) 팀에도 참가한다. 일본 동인들과 온라인으로 채팅하면 그를 일본인으로 알 정도로 일본어를 완벽히 마스터했다. 영어에도 능통한 그는 98년 동인게임 제작 연구회에서 SRPG제작툴 대응 메카닉게임 2종을 제작했다. 홀로 그래픽과 스토리, 음악을 구성해 업로드 등록해 그랑프리에서 입선했다.

2002년 군 복무를 마치고 취직하러 일본에 건너갔지만 좌절. 이민 제도도 없고, 전공 학위가 없으면 취업 비자가 안 나와 취직은 꿈도 꿀 수 없었다. 2004년 게임사 윌로우소프트에 입사했다가 2005년 엔씨소프트에 스카우트 되었다. 그가 기획한 '작룡문'은 지난 11일 일본서 상용화에 들어가 실회원 25만명으로 업계 3위로 올라섰다.

학벌 사회, 뛰어넘는 공략법 필요

그는 한국이 학벌 사회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일본 취직 좌절과 회사 내 '고졸자 스타트' 연봉 규정 등 허들이 많지만 "콤플렉스 신경 쓰면 게임 기획 못한다"고 했다. 그는 "게임사 지망생이라면 단순한 이력서보다 외국어 등 다양한 경력 쌓기, 업무 시간 내 기획서 쓸 수 있는 실력 등 자신한테 맞는 공략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콘솔게임 시드마이어의 '문명'과 온라인 게임 '울티마' '시티오브히어로' 등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가 가장 만들어보고 싶은 게임은 "SF나 원시시대풍의 MMORPG, 매카닉 게임" 등이다.

테이블토크 RPG 동인이었던 부인과 9년 연애 끝에 2006년 결혼한 그는 이제 막 돌이 지난 딸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렸을 적 뜯어보고 만지는 것 좋아하는 날 보고 아버지가 인정해주었다"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영락없이 아버지 송창식씨 톤을 닮았다.

아버지의 노래 중 '푸르른 날'과 '내 나라 내 겨레'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나만 쳐다보며 살아온 아홉 살 아래 동생도 한 대학교 게임연구소에서 게임기획을 공부 중"이라고 소개했다.

글·사진=박명기 기자 [m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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