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스폰지밥, 10살 됐어요".. 1999년 첫 전파 172개국 방영, 어린이 친구로 자리

2009. 12. 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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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미국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에서는 인기 있는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열렸다. 하늘 위로 노란 스폰지가 둥둥 떠다녔고 시민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인사를 건넸다. 구멍이 숭숭 뚫린 노란 얼굴에 네모 바지를 입고 헤벌쭉 웃고 있는 정체불명의 캐릭터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친구 스폰지밥이다.

1999년 7월 첫 전파를 탄 뒤 172개국에 방영된 '보글보글 스폰지밥'(한국명)은 작품성을 겸비한 고품격 애니메이션이다. 2002년에는 미국 최우수 텔레비전 비평가상을, 2005∼2006년은 연달아 에미상 최우수상(만화프로그램)을 받았다. 최근 닌텐도DS 게임으로도 탄생하는 등 영화 비디오 게임 문구 등 여러 버전으로 증식하며 우리들의 친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TV 만화 중 가장 매력있고 신기한 주인공 중의 하나다. 스폰지밥은 경쾌하고 멋진 친구!" 뉴욕 타임스 평론가 조이스 밀만은 스폰지밥의 매력으로 '신기함'을 꼽았다. 10년 전 스폰지밥이 등장하기 전까지 부엌용구를 연상시키는 해면동물을 캐릭터화한 작품은 없었다. 토끼 쥐 사자 등 동물 캐릭터는 많았지만 말이다. 게다가 스폰지밥의 단짝 뚱이는 몸은 불가사리고 뇌는 산호로 이뤄져 있다.

이들의 서식지는 심해의 '비키니 시티'다. 스폰지밥의 애완동물은 달팽이고 그의 집은 파인애플 모양이다. 이 기묘한 조합은 처음 등장했을 때 충격 그 자체였다. 실제로 스폰지밥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제작자 스티블 힐렌버그는 우연히 해면동물을 그리다가 발견한 네모난 스펀지의 모양이 전무후무하고 신기해서 만들게 됐다고 전해진다. 해양공학자인 그는 바다를 연구하며 '비키니 시티'를 착안했고 여러 바다생물체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비키니 시티'는 현실의 축소판이다. 상상의 공간이지만 내용은 현실에 대한 은유로 가득차 있다. 스폰지밥의 일터인 '집게리아'의 사장 유진 크랩은 "돈 냄새가 사탕처럼 달콤하다"는 지독한 구두쇠다. '골동품 소동'편에서 그는 쓰레기를 골동품이라고 속여 돈을 팔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스폰지밥에게 바가지를 씌워 판 모자를 사람들이 10억원에 사려고 하자 다시 그 모자를 뺏으려고 온갖 치사한 방법을 동원한다. 이 대목에서는 상도가 실종된 현실과 겹쳐진다.

'비정상이 좋아'편은 신랄한 사회비판과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문어 징징이가 비정상이라고 욕하자 스폰지밥은 크게 상심, 정상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만화는 정상인을 "똑같은 머리에 매끄러운 피부, 바둑판같은 사무실에서 '잘 지내?' '요즘 날씨 어때' 등 똑같은 말만 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결국 개성을 잃은 스폰지밥이 울면서 후회하는 내용은 지루하고 따분한 주류 사회를 향해 던지는 통쾌한 일침이다.

스폰지밥의 제작사인 미국 니켈로디언 그룹 브라운 존슨 애니메이션 사장의 말처럼 "전세계 어린이들이 스폰지밥이 TV에서 나와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기"를 바란 지 10년째다. 강산이 한 번 바뀔 동안 더욱 친근하고 사랑스런 친구로 변모한 스폰지밥은 내년에는 어떤 모습일까. 케이블 채널 닉은 스폰지밥 10주년을 마무리하는 연말 특집 '스폰지밥, 스폰지밥 봐'를 마련해 7일부터 18일까지 평일 매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3편을 연속 방영한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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