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전두환 이어 노태우 미화도 노골적

2009. 11. 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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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때 행적 2탄…6월항쟁 당시 "노태우 후보지면 역사의 전환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김인규 KBS 사장이 기자시절 최근 신군부가 집권하던 80년대 전두환 정권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과 민주정의당 창당에 대해 미화한 데 이어 당시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도 극찬했던 과거사가 또 드러났다.

"오늘 민정당 대표위원이 중앙집행위원회의 제청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 신청 등록까지 마친 것은 내년 초 평화적 정부 이양을 위한 일련의 정치일정 가운데 첫 단계 작업이 이행됐다는 점에서 분명히 우리 역사에 큰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어제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있은 후보 결정을 위한 합의 도출 과정이나 오늘 있을 중앙 집행위원회의 제청 등은 모두가 민주정치의 새 장을 열어나가는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1987년 6월3일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노태우 대표를 제청했을 때 당시 김인규 KBS 기자의 리포트)

"오늘의 민정당 전당대회는 현직 대통령 임기 중에 집권당이 차기 대통령 후보를 선출해 낸 우리 헌정사상 처음있는 정치 행사였습니다. 이 행사는 단임 의지를 거듭 천명해 온 전두환 대통령의 약속이 확인되는 정치적 절차였습니다"(1987년 6월10일 노태우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민정당 전당대회 때 김인규 KBS 기자의 리포트)

▲ 김인규 KBS 사장이 민정당 출입기자 시절인 지난 1987년 6월3일 노태우 민정당 대표의 대통령 후보 등록 때 했던 리포트

김인규 전두환 이어 노태우에게까지 노골적 찬가

27일 오전 KBS 기자협회 블로그 '싸우는 기자들'에 따르면, 김인규 KBS 사장은 민정당 출입기자 시절이던 지난 1987년 6월3일 민정당이 노태우 대표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신청 등록하자 KBS 9시뉴스에서 "내년 초 평화적 정부 이양을 위한 일련의 정치일정 가운데 첫 단계 작업이 이행됐다는 점에서 분명히 우리 역사에 큰 전환점"이라며 "우리 헌정 40년에서 가장 부끄러웠고 우리 헌정사의 비원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직까지 한 번도 이뤄보지 못한 평화적 정부 이양임에 틀림없다"고 극찬했다.

김 사장은 "제1 공화국의 이승만 대통령이나 제3 공화국의 박정희 대통령도 끝내는 1인 장기집권을 꾀하다가 물리적인 힘에 의해 헌정 중단 사태를 되풀이하고 말았던 것"이라며 "그만큼 집권자가 스스로 권력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이 같은 평화적 정부 이양을 경험하지 않는 한 우리 정치의 진정한 민주화와 선진화는 이뤄질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라고 평했다. 객관적으로 해야할 리포트에서 이렇게 정권선전의지가 과잉된 용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하는 놀라움은 그렇다쳐도 1·3공화국의 사례는 거론하면서 쿠데타를 통한 5공화국의 부도덕한 정권찬탈 과정에 대해서조차 최소한의 언급도 빠져있다.

김 사장은 이어 '여야가 바뀌는 것 만이 평화적 정권교체'라고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에 나섰다.

"이는 국민이 선택하는 즉 선거의 결과에 따라야 하는 것이며 이보다도 우선 정부 이양이 없는 우리 정치사에 있어서는 현직 대통령 임기중에 집권여당이 차기 대통령 후보를 결정 제청한 그 자체가 우리 헌정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설정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6.10항쟁 터진날, 노태우 대통령 후보지명에 "역사의 전환점" 극찬

김 사장은 "이는 결국 제5공화국 출범과 함께 전두환 대통령의 변함없는 단임의지와 평화적 정부 이양의 외골 신앙이 열매를 맺는 과정"이라며 "정부나 여당이 모두 말 한마디 절차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면서 조심스럽게 정부 이양을 위한 과정을 진행시키고 있는 진지한 분위기 그 자체가 바로 진정한 민주정치를 해 보겠다는 소중한 정성으로 보여지고 있다"고 '찬가'를 이어갔다.

▲ 김인규 KBS 사장이 민정당 출입기자 시절인 지난 1987년 6월3일 노태우 민정당 대표의 대통령 후보 등록 때 했던 리포트

김 사장은 "여권 내에서 후계 후보를 선출한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어제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있은 후보 결정을 위한 합의 도출 과정이나 오늘 있을 중앙 집행위원회의 제청 등은 모두가 민주정치의 새 장을 열어나가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노태우 받들어 모시기'식 리포트는 6월10일 절정에 이른다. 이날은 이한열 연세대 학생이 최루탄에 피격돼 사경을 헤매고 있던 전날이었다. 이 때문에 '고문 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 개최가 열리며 6월 민주 대항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이날 김 사장은 민정당 출입기자로서 노태우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를 해설하는 리포트를 했다.

김 사장은 이날 KBS 9시뉴스에서 '오늘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가 갖는 헌정사적인 의미를 보도해드린다'는 박성범 당시 앵커의 소개를 건네받아 "이 행사는 단임 의지를 거듭 천명해 온 전두환 대통령의 약속이 확인되는 정치적 절차였다"며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평화적 정부 이양의 전통을 세우는 것이 우리나라 민주정치 발전의 결정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전두환 대통령의 정치철학이 현실화되는 우리나라 정치 발전의 한 순간이기도 했다"고 했다. 노태우·민정당·전두환 찬양의 3박자를 맞췄다.

6·10 대항쟁 있던 날 노태우 지명하자 "정치발전의 한 순간"

▲ 김인규 KBS 사장이 지난 1987년 6월10일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9시뉴스를 통해 했던 리포트.

▲ 김인규 KBS 사장이 지난 1987년 6월10일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9시뉴스를 통해 했던 리포트.

김 사장은 "그래서 이번 민정당 정당대회는 단순한 정당행사가 아니라 우리 헌정사 40년에 새 장을 여는 획기적인 첫 걸음이라고 민정당은 자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도무지 민정당 대통령 후보 지명에 대한 의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민정당·전두환·노태우 측의 주장과 이 주장이 옳다는 과도한 포장 뿐이다.

김 사장은 이번 리포트에도 야당 측에에 대해 "이러한 정치일정의 취소를 요구하며 강경투쟁을 계속하고 있어 내년초의 목표 시점까지는 넘어야할 난관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이제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노태우 대표위원이 평화적 정부 이양의 전통을 수립하기 위한 정국 안정과 정치 활성화라는 시대적 정치 과제를 원만히 풀어나갈 때 오늘 대회의 정치사적 의의와 역사적 의미는 진정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김인규 KBS 사장이 지난 1987년 6월10일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9시뉴스를 통해 했던 리포트.

리포트가 끝난 뒤 이어진 박성범 앵커의 거드는 평도 걸작이다."노태우 후보는 오늘 수락 연설에서 조화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과하지 않고 덜하지 않고 치우치지 않는 말 뜻을 갖고 있는 조화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또 오늘의 정치상황에 가장 필요한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조화있는 정치 그것이 바로 앞으로 노태우 후보의 정치역량일 수도 있고 또 시대의 과제일 수도 있습니다."

기자들 "호헌철폐·독재타도 몰아칠 때 KBS·김인규, 정권재창출 급급"

'기자 김인규를 말한다'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 KBS 노동조합 보도국 조합원들은 "김인규씨는 스스로를 '공영방송론자'라고 지칭한다"며 "1편에서 봤듯이 당시 김인규 기자는 엄혹했던 과거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전두환이라는 희대의 살인마를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미화하고 찬양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누군가는 한 두 개의 과거 리포트만 가지고 '훌륭하신 분'을 폄훼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것이지만 김인규의 왜곡된 '권력과의 관계설정'은 그 이후에도 계속된다"며 "나라 전체에 호헌 철폐와 독재 타도의 물결이 휘몰아칠 때 KBS는, 그리고 김인규는 정권 재창출에 여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 시기에 '김인규 식 보도'의 주인공도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며 "지금은 MB로 넘어갔다"고 개탄했다.

다음은 KBS 기자협회 블로그 '싸우는 기자들'에 실린 '[특집2] 기자 김인규를 말한다'의 김 사장 리포트 영상과 내용 전문이다. 영상은 블로그에서 퍼왔다.(차례로 1987년 6월3일과 6월10일 리포트)

1. 1987년 6월 3일 노태우, 대통령 후보 제청

김인규 보도 내용/-노태우 대표 후보 제청 모습 (잠깐 맛배기로 보시고)-앵커: 현직 대통령 임기중에 차기 대통령 후보가 같은 당에서 선출되는 경우가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있는 일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새로운 선례를 많이 남기게 됐습니다. 김인규 기자의 보도를 들어봅니다.

-리포트: 오늘 민정당 대표위원이 중앙집행위원회의 제청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 신청 등록까지 마친 것은 내년 초 평화적 정부 이양을 위한 일련의 정치일정 가운데 첫 단계 작업이 이행됐다는 점에서 분명히 우리 역사에 큰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헌정 40년에서 가장 부끄러웠고 우리 헌정사의 비원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직까지 한 번도 이뤄보지 못한 평화적 정부 이양임에 틀림없습니다. 제1 공화국의 이승만 대통령이나 제3 공화국의 박정희 대통령도 끝내는 1인 장기집권을 꾀하다가 물리적인 힘에 의해 헌정 중단 사태를 되풀이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만큼 집권자가 스스로 권력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이같은 평화적 정부 이양을 경험하지 않는 한 우리 정치의 진정한 민주화와 선진화는 이뤄질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일부에서는 여야가 바뀌는 것 만이 평화적 정권교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국민이 선택하는 즉 선거의 결과에 따라야 하는 것이며 이보다도 우선 정부 이양이 없는 우리 정치사에 있어서는 현직 대통령 임기중에 집권여당이 차기 대통령 후보를 결정 제청한 그 자체가 우리 헌정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설정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제5공화국 출범과 함께 전두환 대통령의 변함없는 단임의지와 평화적 정부 이양의 외골 신앙이 열매를 맺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정부나 여당이 모두 말 한마디 절차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면서 조심스럽게 정부 이양을 위한 과정을 진행시키고 있는 진지한 분위기 그 자체가 바로 진정한 민주정치를 해 보겠다는 소중한 정성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권 내에서 후계 후보를 선출한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어제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있은 후보 결정을 위한 합의 도출 과정이나 오늘 있을 중앙 집행위원회의 제청 등은 모두가 민주정치의 새 장을 열어나가는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2. 1987년 6월 10일 노태우 대통령 후보 지명 대회

김인규 보도 내용/-앵커: 민정당의 오늘 전당대회를 하나의 당 차원의 행사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민정당은 오늘 행사는 현직 대통령 임기 중에 차기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헌정사의 새 기록을 남기는 역사적인 행사의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가 갖는 헌정사적인 의미를 김인규 기자가 보도해 드립니다.

-리포트: 오늘의 민정당 정당대회는 현직 대통령 임기 중에 집권당이 차기 대통령 후보를 선출해 낸 우리 헌정사상 처음있는 정치 행사였습니다. 이 행사는 단임 의지를 거듭 천명해 온 전두환 대통령의 약속이 확인되는 정치적 절차였습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평화적 정부 이양의 전통을 세우는 것이 우리나라 민주정치 발전의 결정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전두환 대통령의 정치철학이 현실화되는 우리나라 정치 발전의 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민정당 정당대회는 단순한 정당행사가 아니라 우리 헌정사 40년에 새 장을 여는 획기적인 첫 걸음이라고 민정당은 자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문홍주(정신문화연구원장)우리 헌정사를 돌아보면 한번도 정권이양이거나 정부이양이거나 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늘 장기집권 하겠다는 그런 욕망 때문에 헌법이 어지러워졌고 우리 헌정사가 어지러워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야 말로 우리 40년 헌정사에서 처음으로 평화적으로 정권을 정부를 이양하는 이런 사실을 우리가 눈 앞에 보고 이 거야 말로 우리 독립 이후 우리 헌정사상의 참 커다란 하나의 경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우리 정치사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평화적 정부 교체의 실현은 단순한 구호나 선동으로 이룩될 수 있는 쉬운일이 결코 아닌 것입니다. 이처럼 순탄치많은 않은 길을 민정당은 오늘 대회를 통해 확실하게 추진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야당 측에서는 이러한 정치일정의 취소를 요구하며 강경투쟁을 계속하고 있어 내년초의 목표 시점까지는 넘어야할 난관이 많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오늘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수락 연설을 통해 대화의 필요성과 조화의 정치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노태우 대표위원이 평화적 정부 이양의 전통을 수립하기 위한 정국 안정과 정치 활성화라는 시대적 정치 과제를 원만히 풀어나갈 때 오늘 대회의 정치사적 의의와 역사적 의미는 진정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노태우 후보는 오늘 수락 연설에서 조화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과하지 않고 덜하지 않고 치우치지 않는 말 뜻을 갖고 있는 조화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또 오늘의 정치상황에 가장 필요한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조화있는 정치 그것이 바로 앞으로 노태우 후보의 정치역량일 수도 있고 또 시대의 과제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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