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건강 우연이 아니다

2009. 11. 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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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이원종 칼럼니스트]

◇ 빌카밤바 거리 모습

빌카밤바(Vilcabamba)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마을로 남미 대륙의 북서쪽에 위치한 에콰도르에 있다. 에콰도르는 인구 1,200만명 정도의 작은 나라로 수도는 키토(Quito)이다. 에콰도르는 말은 원래 적도라는 뜻이다. 적도가 키토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 키토로 가는 길은 멀다. 미국에서는 가까운 거리이지만 우리에게는 비행시간만도 20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다. 인천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간 뒤 여기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애틀란타로 가야 겨우 키토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키토에서 빌카밤바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남쪽으로 8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로하(Loja)라는 도시로 가서 또 다시 남서쪽으로 42km를 가야 한다. 비행기로 한 시간 만에 로하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공항은 시내에 있지 않다.

공항이 있는 분지에서 또 다른 분지에 있는 로하 시내까지 가기 위해서는 산을 또 하나 넘어야 한다. 공항에서 택시를 탄지 한 시간만에 로하 시내에 도착하였다. 이미 택시를 타고 한 시간 이상 왔는데, 빌카밤바까지는 더 가야한다고 한다.

로하 시내의 버스터미널에서 빌카밤바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버스는 안데스 산맥의 계곡을 굽이굽이 넘어 1시간 20분 만에 빌카밤바에 도착한다. 인천을 떠나 며칠만에 도착했다.

빌카는 인디언의 말로는 '신성한'이라는 뜻이며, 밤바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빌카밤바는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살던 곳이라는 전설도 있다. 마을은 해발 1,500m의 고지에 있지만 마을 전체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의 가운데에 있다.

마을에 들어서니 한 낮인 데에도 너무 조용하다. 한 손에는 보따리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는 노인들이 한 두 명 눈에 뜨일 뿐이다. 마을 이름처럼 마을 전체가 성스러운 기운이 흘러나오는 느낌이 든다. 시계가 멈춰버린 느리게 가거나 멈춰버렸다고나 할까? 만나는 사람들마다 느긋해 보이고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모두가 한 템포 느려 보였다..

주민들 중에는 노인들이 유난히도 많다. 이곳에서는 90대의 노인들이 밭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 며칠동안 머무르는 동안 안경을 쓴 노인을 한명도 보지 못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인구 몇 만 명에 100세 이상 사는 사람이 1~2명도 찾아보기 힘든 데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는 100세 이상 노인이 현재에도 10~12명 살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건강해 보인다.

◇ 빌카밤바 사람들이 먹는 거친 곡물

1969년 에콰도르 심장전문의사인 살바도르는 빌카밤바에 사는 338명의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골다공증, 심장질환, 암, 당뇨, 류마치스와 같은 퇴행성 질환 및 치매 등 질환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빌카밤바 사람들이 의료혜택도 없는 산골마을에서 질병도 없이 이렇게 오래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곳 노인들은 단순하게 밭에서 일을 하며 마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 노인 남성들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 가파른 길을 30분 정도 걸어서 옥수수나 유카 등을 수확해 온다. 그 사이 부인들은 집 근처의 이곳 저곳에서 계란을 모은다. 자동차나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는다. 단지 걸을 뿐이다.

빌카밤바 지역에서도 다른 장수마을과 마찬가지로 이곳 노인들도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활발하게 일하고 있다. 길거리에는 한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다른 한 손에는 보따리를 든 노인들이 유난히도 많이 보인다. 대개 시장을 보러 나온 노인들이다.

시내에 살고 있는 노인들도 있지만 산골에 사는 노인들이다. 어떤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인터뷰하기 위해 �아가는 데, 할머니는 작은 체구에 하도 빨리 걸어서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다. 눈 깜짝하는 사이에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거리에 가 있다. 하는 수 없이 할머니를 �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곳 사람들은 옥수수와 통밀빵과 치즈, 삶은 콩과 유카, 고구마, 샐러리, 양배추, 호박 등 채소로 식사를 한다. 이곳 사람들이 즐겨먹는 옥수수는 흰 옥수수로 알이 클 뿐 더러 소화가 잘 되어 주식으로 이용된다.

흰옥수수에는 식이섬유소가 많다. 식이섬유소는 장의 통과시간을 줄여주고 청소를 해준다. 요즘 우리가 많이 먹는 노란색의 옥수수는 서양사람들이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서 새롭게 개량한 것이다. 감자의 원산지는 안데스 산맥으로 이곳 사람들은 감자를 즐겨 먹는다.

감자로 수프를 쑤어 먹는다. 감자수프를 만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니 감자의 껍질을 벗겨 얇게 썰어 놓는다. 양파를 얇게 채 썰어 놓는다. 후라이판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감자와 양파를 볶는다. 육수를 붓고 파스타를 넣고 끓인 다음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빌카밤바 사람들은 가난하다.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의 량은 1800칼로리에 불과하다. 고기나 고칼로리식품을 거의 먹지 않는다. 동물을 키울 여력이 없다 그들은 소를 키우지 않고 집집마다 닭이나 염소를 키운다. 그들에겐 동물성 식품이 제한되어 있다.

그들이 기르는 염소의 젖으로 치즈를 만들어 먹으며, 가난하기 때문에 그 외의 다른 동물성 식품은 거의 먹지 않는다. 그들의 음식 중 동물성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동물성 식품으로는 계란을 날로 먹거나 약간 익혀서 먹는다.

◇ 빌카밤바의 동물성 식품, 기니픽

명절에만 특별히 먹는 음식은 기니픽. 부엌에 수십 마리씩 키우고 있다. 토끼보다 작은 동물로 우리가 키우는 애완동물의 일종이다. 크기가 작아 요리를 해 놓으면 쥐모양이라고 한다. 노인들은 동물성 식품의 소비가 적기 때문에 지방의 섭취가 적고 칼로리의 섭취가 적다. 거의 채식주의자나 다름이 없다.

그들은 가공식품을 이용해 본적이 없다. 그들은 대부분의 음식을 바로 텃밭에서 수확해서 요리하여 먹는다. 그들의 밥상은 초라하고 가난해 보이지만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장소에서 농약에 오염되지 않고 자란 질이 좋은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장수하는 비결 중의 하나는 질이 좋은 신선한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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