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용-윤길현, 입대 전 마지막 투혼

김우철 2009. 10. 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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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김우철]

"이대로 군에 갈 수는 없습니다."SK 투수 채병용(27)과 윤길현(26)이 마지막 투혼을 던진다. 올 시즌이 끝난 뒤 군에 입대하는 두 투수에게 내일은 없다. 모두 다 하얗게 태우는 것, 단지 그것뿐이다.

지난 10일 플레이오프 3차전은 SK에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었다. 채병용과 윤길현은 "내게는 정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다.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시즌 뒤 군에 입대한다. 2년 간 1군서 뛸 수 없다.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간절하다.

당시 마지막을 시작으로 돌려놓은 건 선발 채병용이었다. 채병용은 깜짝 호투로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윤길현은 채병용이 내보낸 고영민을 홈으로 들여보내긴 했지만 역전을 허락치 않았다. 4차전에서도 3-3으로 맞선 4회 초 1사 만루에서 고영민의 병살타를 이끌어내 두산의 추가점을 막았다. SK는 두 선수 덕분에 2연승을 달리며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비로 5차전이 순연되자 자연스레 마지막 승부의 선발 몫도 채병용이 맡게됐다.

군입대가 예정된 두 사람은 부상까지 안고 던진다. 채병용은 오른 팔꿈치가 찢어지고 연골이 닳은 상태다. 6월 25일 통증이 심해져 2군으로 내려간 뒤 오직 포스트시즌에 맞춰 몸 상태를 만들었다. 채병용은 "곧 태어날 2세에게 당당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며 재활을 택했고 3차전 호투로 약속을 지켰다. 김성근 SK 감독은 "사람의 집념이란 게 이렇게 무섭다"며 그의 정신력을 높게 평가했다.

윤길현은 지난해 시즌 뒤 수술한 오른 무릎이 아직 정상이 아니다. 뛸 때마다 바늘로 찌르는 듯 따끔따끔거린다. "참고 던지는 거죠"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지만 통증은 여전하다. 하지만 윤길현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5이닝 무실점 호투로 보란듯이 이겨냈다. 김성근 감독은 4차전이 끝난 뒤 "윤길현이 고영민을 병살로 처리한 게 컸다"고 칭찬했다.

두 선수는 공 하나하나에 혼과 투지를 담는다. 다음 기회는 없다는 결연한 의지다. 김성근 감독이 말한 일구이무(一球二無)의 자세로 공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채병용은 "마지막 경기일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 동료들과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윤길현 역시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훨씬 집중하게 된다. 갈 때 가더라도 우승을 하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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