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의 선택 '깜짝 발탁과 해외파 실험'

2009. 10. 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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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오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세네갈과 평가전을 앞둔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선택은 '끊임없는 실험'과 '쉼없는 경쟁'에 초점이 맞춰졌다.

허정무(54) 대표팀 감독이 5일 오전 발표한 23명의 대표선수 가운데 눈에 띄는 변화는 미드필더 고요한(서울)과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보직을 바꾼 차두리(프라이부르크)의 발탁이다.

◇고요한 발탁 '소속 팀도 깜짝!'고요한의 선발은 소속 팀 FC서울조차 깜짝 놀랐을 정도로 파격적인 선택이다.지난 2004년 토월중학교에서 곧바로 FC 서울에 입단해 2006년 K-리그 데뷔전을 치른 고요한은 입단 당시 '동기생'인 이청용(볼턴)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던 유망주였지만 U-16 대표팀에 잠시 이름을 올렸던 것을 빼면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했다.

고요한을 영입했던 이영진 FC 서울 코치는 "센스가 뛰어나고 기술이 좋다"라며 "승부 근성은 강하지만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다. 최근 자신감을 찾는 과정이어서 이번 발탁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또 "그 당시에는 또래에서 가장 좋은 선수로 손꼽혔지만 키(170㎝)가 작아서 염려를 많이 했다.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자기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라며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짧은 거리에서 순발력이 뛰어나다"라고 칭찬했다.

허 감독의 발탁 배경 역시 이 코치의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허 감독은 "토월중학교 시절부터 지켜봤다. 키가 작은 게 단점이지만 기술과 패스능력이 좋고 공수 전환 때 움직임과 공격 가담 능력도 탁월하다. 대표팀에서 직접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고요한의 발탁은 말 그대로 '실험'이다. 허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날개를 모두 설 수 있는 고요한을 통해 선배들과 포지션 경쟁을 유도하고,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가능성도 시험하겠다는 복안이다.

◇해외파 생존 경쟁 '허심(心)을 잡아라'차두리의 대표팀 재발탁는 지난달 호주와 평가전 때부터 예견됐다. 코칭스태프가 현지에서 상태를 지켜보고 나서 소집 공문을 보냈지만 팀 사정 때문에 차출하지 못했다.

차두리는 2006년 10월 가나와 평가전에 수비수로 발탁된 이후 무려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돼 오른쪽 측면 풀백 자원으로 허 감독의 심판대에 올랐다.

대표팀의 풀백은 왼쪽에 이영표, 오른쪽에 오범석(울산)의 구도로 진행됐지만 김동진(제니트), 최효진(포항), 이정수(교토) 등 백업 멤버가 다양해 차두리로선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또 최근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설기현(풀럼)과 조원희(위건) 역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허 감독은 "경기에 제대로 못 나가는 선수도 있어서 계속 지켜보고 대표팀 발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해 해외파의 비중을 줄여나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또 다시 '반쪽 훈련'대표팀은 지난 호주와 평가전을 앞두고 K-리그와 반목하면서 해외파 선수들 먼저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여 '반쪽 훈련'을 실시했었다. 다행히 호주 평가전에서 3-1로 대승을 거뒀지만 결과가 나빴다면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면치 못할 뻔했다.

이번 세네갈 평가전을 앞두고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해외파 선수들은 8일부터 먼저 훈련을 시작하고, K-리그 선수들은 11일 주말 경기를 끝내고 이튿날 합류한다.

해외파와 국내파가 손발을 맞출 시간이 이틀밖에 없는 셈이다. 이번 평가전 역시 애초 10일로 잡혔다가 K-리그의 반발에 밀려 14일로 경기 날짜가 옮겨진 터라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또 한 번 '반쪽 훈련'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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