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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성 노동연구원장 "헌법서 노동3권 빼야"

입력 2009.09.18. 07:20 수정 2009.09.18. 07: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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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회 정무위서 '황당한 발언'…의원들 사퇴 촉구

국내 노동문제를 연구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의 박기성 원장이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보장을 헌법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무총리실 2008 회계연도 세입·세출결산'에 소관기관 배석자로 나와 "사석에서 노동3권을 헌법에서 빼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의 질문을 받자 "나는 그게 소신이다"라고 답했다. 박 원장은 "개헌을 하면 (노동3권을 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이 무슨 취지로 그런 말을 했느냐고 묻자 "다른 나라는 노동3권이 법률로 보장되면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수 있는데, 우리는 헌법적 권리여서 현실하고 어긋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3권이 헌법에 규정돼 있어 과도하게 보장되는 만큼 헌법에서 빼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망발"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박 원장은 이명박 정부 코드인사의 상징적 인물"이라며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직을 수행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박선숙 의원은 "공적인 자리에서 한 말을 그냥 넘어갈 수 없으며, 정무위 차원에서 (어떻게 조처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도 "이 사람 안 되겠다"며 "이명박 정부 입장을 생각해서 말을 조심하라"고 야단을 쳤다. 박 원장은 사퇴 촉구에 대해 "사퇴와 소신은 별개"라고 반박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임명된 뉴라이트 출신인 박 원장은 지난 2월 노동연구원 노조 쪽과의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뒤 인사위원회, 평가위원회 등에 노조 참여를 제한하는 새 단협안을 제시하는 등 노사 갈등을 빚어왔다. 노조는 박 원장이 단체교섭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지난 14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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