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이동국, 대표팀 재승선설 모락모락
[데일리안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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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14골을 터뜨린 이동국의 허정무호 재승선 여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 전북 현대 |
부활한 '라이언 킹' 이동국(30·전북)의 비상이 매섭다.이동국은 지난 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09 K-리그' 14라운드에서 올 시즌 2번째 해트트릭,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지난 1일 치러진 '2009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16강에서 FC서울을 상대로 2골을 쏟아낸데 이어 2경기 연속 멀티 골이다.
이로써 정규리그 득점선두(11골)를 굳게 지킨 이동국은 올 시즌 피스컵 대회(1골)와 FA컵(2골)을 포함해 무려 14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이동국 활약에 힘입어 전북은 8승3무2패(승점27)로 선두 광주(승점29)와의 격차를 2점으로 좁히며 선두탈환에 박차를 가했고, FA컵에서도 8강에 올라 우승후보다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동국은 아직 시즌이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지난 2003년 세웠던 자신의 K리그 개인통산 한 시즌 최다골 기록(11골, 23경기)을 훌쩍 넘어섰다. 이 기세라면 올 시즌 20골은 충분히 가능하고 최대 30골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다.
이동국의 부활은 전북뿐만 아니라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고 있는 국가대표팀에게도 호재다. 이날 마침 정해성 대표팀 코치가 이동국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던 것도 이동국의 대표팀 재승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대표팀은 골 결정력과 제공권이 뛰어난 정통 중앙 공격수 보강이 시급하다. 185cm, 80kg의 탄탄한 체격조건에 뛰어난 골 결정력, 풍부한 A매치 경험을 갖춘 국내 최고의 공격수 이동국의 존재는 허정무호에게 천군만마와도 같다.
이동국은 지난 2007 아시안컵을 끝으로 더 이상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데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음주파문에 연루돼 징계를 받는 등 시련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지난해 K리그에 복귀한 이동국은 징계가 풀린 이후에도 한동안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동국이 올 시즌 초반 득점포를 가동하며 부활 조짐을 보이자 대표팀 재승선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지만 허정무 감독은 냉정하게 이동국을 외면했다. 대표팀이 원하는 수준의 레벨에 아직 올라오지 못했다는 평가였다. 이름값에 집착해 섣부른 재승선보다는 기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팀의 연속성을 선택한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의 컨디션이라면 허정무 감독이 이동국을 다시 대표팀에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미 남아공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대표팀은 1년 앞으로 다가온 본선을 대비해 중앙 공격수와 수비수 등 몇몇 취약 포지션에 경험 많은 선수들의 보강이 요구된다. 이동국은 최근 대표팀 재승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올드보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존재다.
이동국이 허정무호에 다시 승선해야할 이유는 '월드컵의 한'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동국은 월드컵 본선에 관한한 불운의 스타였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차범근 사단의 막내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부진과 부상으로 잇달아 본선 엔트리에서 좌절되는 아픔을 맛봐야했다.
이동국에게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어쩌면 생애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를 무대다. 2000년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라는 명성에 비해 유난히 부침이 많았던 그의 선수경력을 되돌아볼 때 유종의 미를 기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동국 이전에 한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던 황선홍도 월드컵에서는 내내 불운을 거듭했지만, 2002년의 4강 신화를 견인하며 결국 불멸의 ´레전드´로 재탄생했다.
물론 아직도 보완해야할 부분은 남아있다. 득점에 있어서는 몰아치기에 강한 이동국이지만, 경기력은 다소 기복이 있다. 공수 전환 시 최전방에서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이나, 첫 플레이 다음의 기민한 후속동작 등에서는 아직 아쉬움이 적지 않다.
하지만 두 번의 월드컵 출전 실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아픔을 뒤로 하고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는 이동국의 부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데일리안 =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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