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표집사' 이승형 "'찬란한 유산' 덕분에 제2의 연기 인생 산다"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명품 조연들이 호평을 얻고 있다. 그 중 표성철 역의 이승형은 진지하면서도 코믹한 '표집사'로 눈길을 끈다. 요리·경호·물리치료까지 못하는 게 없는 훈남인데다 오영란(유지인)과의 로맨스까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 시청자들은 벌써 재혼을 염두해두고 "환(이승기)이가 표집사한테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을까"를 두고 갑론을박 중이다.
이름은 생경하지만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조연으로 활약해온 이승형은 벌써 데뷔 17년차다.
"대학생(경희대 체육학과) 때 CF모델로 시작해 김청기 감독의 영화 '로보트태권브이'(1990)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1992년 SBS 공채 탤런트 2기로 정식 데뷔했죠."
음정희·오연수와 음료 '암바사' 광고를 찍었고, 손지창·이종원과 CF계를 주름잡았다. 김지수·이승신·최준용·송일국의 동생인 송송이와는 탤런트 공채 동기다. 그가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의외로 자동차 할부금이다.
"차를 좋아해서 대입이 끝나자 마자 운전면허를 땄죠. 포니2를 사서 고등학교 졸업식때 손수 운전해서 갔어요. 70만원짜리 자동차를 30만원 주고 인도받았는데 나머지 40만원을 갚을 길이 막막해 CF모델을 시작했어요."
CF모델이 수명이 짧아 연기를 시작했는데 데뷔 영화 시사회때 충격을 받았다. 본인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성우의 목소리가 입혀진 것. 연기에 오기와 욕심이 생겨 공채 탤런트에 응시했다. 당시 공채 연기자가 되면 월급 30만원에 일당 1만원씩 줬다. CF때 회당 100~200만원을 받은 것에 비하면 비교도 되지 않았지만 선후배들과 어울려 연기를 배워가는 것이 재밌었다. 그리고 17년 연기 생활 동안 1년 넘게 쉬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2000년에 들어 드라마 '작은아씨들''제5공화국' '천하일색 박정금' '내곁에 있어' 등 악하거나 강한 캐릭터로 연기 폭을 넓혔다.
"제가 주인공 친구 역을 정말 많이 했어요. 스타들이 주인공 친구역을 안하려고 하잖아요. 저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배우인거죠. 하하. 극중 직업은 의사, 검사 인데 주인공의 친구니 자기 인생은 없었고, 러브라인이 있었던 적도 거의 없죠."
17년간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러브라인은 지금까지 2번뿐. '소문난 여자'와 '그 여자'에서 굴곡이 있는 사랑을 연기했다. '그 여자'에서는 김정난의 바람피우는 남편이었는데 후에 개과천선하면서 아줌마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당시 소현경 작가가 나중에 더 좋은 멜로로 만나자고 했는데 이번 '찬란한 유산'이 바로 그 작품. '띠동갑' 유지인과 멜로다.
"유지인 선배님이 나이는 많지만 워낙 소탈하게 대해줘 어렵지 않아요. '내가 언제 나이 어린 남자 배우와 이런 걸 찍겠어' 하면서 편하게 해주죠. 오히려 동갑이나 동생 같은 생각이 들 정도에요."
극중 "나는 나이많은 여자 좋아한다" 때문인지 아줌마 팬들도 많이 늘었다. 식당 가면 "표집사는 음식도 잘하던데 우리집 찾아줘서 고맙다"면서 밥도 많이 준다. 인터뷰와 CF제의도 몰려온다. 최근에도 유지인과 커플로 TV광고도 촬영하는 등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동안 사기꾼 역할을 많이 해서 항간에는 유지인이랑 재산 들고 도망가는 반전이 있는 거 아니냐는 오해도 받아요(웃음). 그런 반전은 절대 없고 오히려 재혼 가정이 많은 현실에 맞게 아름다운 로맨스를 그리고 싶어요."
동기들이 승승장구할 때도 여전히 조연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작은 배우가 있을 뿐, 작은 배역은 없다"는 주연이 탐나지는 않는다고 했다.
"17년간 제가 발전을 해왔어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고 지난해보다 나은 올해고요. 앞으로 30년 더 연기를 하고 싶지만 주연이 욕심나지 않아요. 조연이라도 내가 즐겁고, 연출자가 만족하고, 시청자가 즐거워하면 그걸로 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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