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Bak ·이씨→Yi·신씨→Sin ?

2009. 6. 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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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Park)지성과 박(Pak)세리는 같은 박씨인데 로마자 표기가 다르다. 여기에 국립국어원은 'Bak'를 표준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박씨 중 95.8%가 'Park'으로 표기하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또한 이씨도 'Lee' 대신 'Yi'를 표준으로 제시해 논란이 불가피하다.

국립국어원은 25일 3대 성씨 중 김, 이, 박 씨를 각각 'Kim' 'Yi' 'Bak'으로 표기하자는 시안을 내놓았다. 또한 정, 최, 조 씨는 'Jeong' 'Choe' 'Jo'로 강,유,윤씨는 'Kang' 'Yu' 'Yun'으로 쓸 것을 제안했다.

정희원 어문연구팀장은 "성씨 표기는 사람들 관행도 일부 예외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자음 'ㅂ'으로 시작하는 성씨 중 '백(Baek)' '반(Ban)' 등으로 'B'를 사용하는 상황이어서 '박'씨만 'P'를 표준으로 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시안은 실제 여권에 주로 쓰이고 있는 표기 방법(2007년 기준)과는 상당수가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씨 중 98.5%가 'Lee'라고 쓰고 있으며 'Yi'라고 적는 사례는 1%에 불과했다. 박씨도 'Park'(97.3%), 정씨는 'Jung'(48.6%), 최씨는 'Choi'(93.1%), 유씨는 'Yoo'(42.6%), 윤씨는 'Yoon'(48.9%)으로 표기하는 사례가 제일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씨도 '죄'라는 뜻인 'Sin'을 피하면서 91.7%가 'Shin'을 쓰고 있는 실정인데 시안은 'Sin'으로 표기할 것을 제시했다. 성에서 'ㄱ'은 'K', 이름에서 'ㄱ'은 'G'로 표기하는 등 기준도 모호하다.

이번 시안은 국립국어원이 200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것으로, 1차 시안보다 가급적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짜여졌다. 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성씨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성씨에 대한 로마자 표기가 서로 달라 여권 등 공문서, 작품 번역, 논문 인용 등에 있어 혼란이 계속돼 표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다.

정희원 팀장은 "이번 시안은 토론의 출발점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그 성격상 유일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여권에 기재된 성씨 표기 분석을 통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표기와 표기법에 따른 표기가 대다수 불일치하고 있다"며 "최선의 안은 여러 사람이 동의하는 것이고, 일단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정해지고 나면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만이 최선의 안에 도달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립국어원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삼청동 국립민속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성씨 로마자 표기방안 토론회'에서 이 시안을 설명하고 여론을 수렴했다. 토론에서 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는 "외국에서 출판된 한국 문학 작품을 보면 때로는 작가들 이름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며 본인 표기를 존중하되, 공식적인 로마자 표기를 괄호 안에 병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반면 이홍식 숙명여대 교수는 "단순히 기준 정도로 로마자 표기 규범을 제시했을 때 얼마나 많은 한국어 화자가 이 표준안을 참조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좀 더 강한 보급 의지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경일 건양대 교수는"사회 속에 정착시키기 위한 홍보, 교육, 계도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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