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전대통령 서거> '유서조작설' 왜 나왔나

입력 2009. 5. 23. 22:29 수정 2009. 5. 23.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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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규득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일부 네티즌들이 노 전 대통령의 유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노 전 대통령이 실제로 작성한 유서 내용의 일부가 경찰의 발표에서는 빠졌다는 주장이 의혹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는 속보경쟁에 나선 일부 매체의 무책임한 보도와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퍼나르기가 빚어낸 해프닝으로 점차 드러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유서 일부가 처음 공개된 것은 이날 낮 12시 전후였다. '원망하지 마라', `화장해라', `비석 하나만 남겨라' 등 유서에 포함된 문장의 일부가 방송에서 한줄짜리 자막으로 처리되기 시작했다.

이어 낮 12시30분을 전후해 일부 매체가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 미안하다. 돈 문제에 대해서는 깨끗했다.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는 내용도 있다는 기사를 인터넷에 올렸는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조작설의 시발점이 됐다.

경찰이 이날 오후 공식 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PC 모니터에 남아있던 내용이라며 공개한 14줄짜리 유서에는 이런 내용이 빠져 있었던 것.

이에 다음의 아고라 회원들은 자유게시판을 통해 경찰이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유서의 뒷부분을 삭제한 채 일부분만 공개했다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아고라 게시판에는 "유서 후반부가 더 있는데 문제가 안될 앞부분만 알려지고 있다", "경찰이 전직 대통령의 유서까지 조작하느냐"는 댓글이 잇따랐고, 일부 네티즌들이 퍼나르기에 나서면서 조작설은 확대 재생산됐다.

그러나 이 같은 유서 조작 의혹은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 유서에 담긴 내용이라며 전한 이야기를 일부 매체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보도하면서 비롯된 혼선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삭제됐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경찰의 공식 발표 이전에 일부 매체들이 보도한 내용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유서의 원본 전문이라고 떠돌고 있는 글도 경찰이 밝힌 유서 전문에 일부 매체의 보도 내용을 덧붙여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 투신사건 수사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은 유서조작설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청장은 "경찰은 오늘 오후 1시30분께 조카 사위인 정재성 변호사로부터 유서를 건네 받았다"며 "유서 내용은 오늘 긴급 브리핑에서 전부 공개됐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 청장은 이어 "경황이 없는 이 같은 상황에서 (인터넷 유서 조작 의혹의) 그런 부분까지 수사할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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