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현 "나는 최고 아나운서가 아니었다"

신동립 2009. 4. 2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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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우가 오랜 꿈이었어요."신인배우 최송현(27)은 당당하다. 'KBS 아나운서'란 타이틀을 버리고 배우의 길로 전향했다. 후회 없이, 미련 없이 현 위치에 만족하고 있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 비중 작은 조연을 맡았지만 "연기를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하다"면서 의욕에 찬 모습이다.

최송현은 학업을 마치고 연기자의 꿈을 이루겠다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렇게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고, 신방과 여학생들의 로망인 아나운서가 됐다. 배우의 꿈은 가까우면서도 멀어졌다.

KBS 연예대상 MC부문 여자 신인상을 수상하고, KBS 2TV '상상 플러스'로 한창 인기몰이를 할 무렵 최송현은 회사를 떠났다. 일언반구 말도 없이 이유도 밝히지 않고 아나운서를 그만 뒀다. 얼마 뒤 최송현이 배우를 꿈꾸고 있다는 보도가 또 다시 충격을 줬다.

아나운서로 명성을 쌓고 자신의 꿈을 따라 떠나버린 최송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아나운서를 간절히 꿈꾸는 누군가가 최송현 때문에 떨어지지 않았겠냐는 논리도 그녀를 공격한다. 애초에 배우가 꿈이었다면 왜 아나운서가 됐느냐고 따져 묻는다.

최송현은 "그 순간에는 내 꿈이었고 열심히 노력해서 했던 것이다. 그 순간에는 진심이었다"고 호소한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생각, 면접장에서의 힘찬 다짐 모두 "그 순간은 진심이었다. 거짓말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아나운서로 인지도를 얻고 배우가 되려 했다는 대중의 시선에도 꼭 해명하고 싶다. 오히려 "아나운서로 더 많은 가능성을 열고, 대단히 많이 쌓아서 나오면 내 꿈에 떳떳할 수 없겠구나. 인지도나 실력을 더 쌓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는다. 일찍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다.

아나운서 명함을 찢은 것을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 "아나운서실에서 원하는 아나운서상과 제작진이 원하는 아나운서가 달랐다. 어른들은 장기적으로 보고 후배가 예능에서 쉽게 보여지는 것을 걱정하고, 제작진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는 것이 딜레마"였다는 최송현은 조직원으로서의 제약에서 벗어난 현재의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부모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이면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뭘 해도 너를 응원하겠다"면서 딸을 지원한 멋진 아버지, 어머니를 딸은 "책 속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였다"고 되새긴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던 사람들도 "너의 용기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용기를 북돋웠다.

최송현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는 것, 내 안에 있지만 아주 작아서 몰랐던 부분을 극대화시키는 작업이 배우인 것 같다. 내가 살아온 시간들이 작품으로 남는 배우란 직업은 참 보람 있는 일인 것 같다"면서 신인배우로서 포부를 밝힌다.

"아나운서로서 최고는 아니었다. 좋은 진행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최송현이다.

"나는 이슈를 낳고, 화제성으로 유명했던 아나운서였다."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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